임미희 교수 "치매 진단과 정확도 높은 치료제 개발 기여"

치매를 치료하고 정확한 원인도 파악하는 기술이 개발돼 알츠하이머 등의 치료제 개발 및 연구에 기여할 전망이다.

UNIST(울산과학기술원·총장 정무영)는 임미희·김광수 자연과학부 교수와 이주영 서울아산병원 교수 공동 연구팀이 알츠하이머성 치매의 원인을 골라서 제거할 수 있는 '화학도구 설계 기술'을 개발했다고 16일 밝혔다.

최근 10년 사이 알츠하이머 환자는 1000만명 이상 늘어났지만 이렇다 할 치료법도, 발병 원인도 명확히 파악되지 못했다. 현재까지 연구를 통해 가설로 제시된 원인은 '금속 이온', '아밀로이드-베타 단백질', '금속과 결합된 아밀로이드-베타 단백질', '활성산소종' 등으로 여러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알츠하이머병을 일으킨다고 정리된 수준이다.
 
연구팀은 금속 이온과 잘 결합하는지, 아밀로이드-베타 단백질과 어떤 작용을 하는지, 저분자 화합물의 이온화 에너지는 어느 정도인지 등을 고려해 알츠하이머병의 각 요소를 억제하는 최적의 4개 분자를 설계하고, 각 분자가 어떤 메커니즘으로 알츠하이머병 발병 요소의 독성을 억제하는지 규명했다.

저분자 화합물로 구성된 화학도구의 구조와 그들이 조절할 수 있는 치매 발병기작들. 연구팀은 생화학과 생물리학(예: 질량분석), 계산 연구를 조합해 저분자 화합물과 치매 발병 기전 사이의 작용 메커니즘 규명했다.<사진=UNIST 제공>
저분자 화합물로 구성된 화학도구의 구조와 그들이 조절할 수 있는 치매 발병기작들. 연구팀은 생화학과 생물리학(예: 질량분석), 계산 연구를 조합해 저분자 화합물과 치매 발병 기전 사이의 작용 메커니즘 규명했다.<사진=UNIST 제공>
설계된 4개 분자는 각 분자별로 아밀로이드-베타 단백질을 산화하거나 분해하는 방식으로 독성을 억제했다. 또 아밀로이드-베타 단백질과 금속 이온, 분자로 이뤄진 복합체를 이뤄 독성을 누그러트렸다.

연구팀은 이어 사람의 치매 유전자를 가진 '알츠하이머 마우스 모델(5XFAD)'에 분자들을 주사해 뇌 안에 축적된 아밀로이드-베타 종들이 확연히 줄어들어 실험쥐들의 인지능력과 기억력이 개선되는 효과도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환자들의 혈액이나 뇌 조직에서 각 요소가 동일하게 나타나지 않은 점을 토대로 환자마다 알츠하이머병 유발 요소의 분포가 다르다는 점에 주목했다. 

임미희 교수는 "기존 화학도구 설계에서는 화합물 구조만 이용했지만, 이번에는 메커니즘까지 고려해 정확도를 높였다"며 "저분자 화합물을 이용해 합리적인 화학도구를 만드는 새로운 원리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의 지난 13일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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