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관 재협착증 방지약품 개발 기대···'사이언티픽 리포츠'에 게재

인다트라린과 기존의 오토파지 유도 약물로 알려져 있는 라파마이신을 세포에 처리하였을 때 증가하는 자가 소화 액포(autophagic vacuole)을 전자현미경을 통해 관찰한 모습. <자료=미래부 제공>
인다트라린과 기존의 오토파지 유도 약물로 알려져 있는 라파마이신을 세포에 처리하였을 때 증가하는 자가 소화 액포(autophagic vacuole)을 전자현미경을 통해 관찰한 모습. <자료=미래부 제공>
국내 연구진이 '오토파지(autophagy·자기포식)' 현상을 유도하는 새로운 약물을 발견했다. 

오토파지는 세포 내 오래된 단백질 혹은 제 기능을 못하는 소기관을 분해해 다시 세포의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현상이다. 

미래창조과학부(장관 최양희)는 권호정 연세대 교수 연구팀이 항우울제로 알려진 '인다트라린(indatraline)'을 새로운 오토파지 유도 약물로 발견했다고 20일 밝혔다. 

오토파지 현상은 세포가 쓸 수 있는 영양분이 부족하거나 외부 미생물에게 침입을 받는 등 생존에 위협적인 스트레스 상황에서 활성화된다. 그러나 오토파지 현상에 이상이 생기면 암, 당뇨병과 같은 신진대사성 질환과 면역, 혈관질환 등이 발생할 수 있다. 

도쿄공업대 오스미 요시나리 교수는 오토파지 현상 자체를 규명한 업적으로 올해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했다. 오토파지 발견으로 이를 활용해 암 등이 난치병을 치료하려는 연구와 오토파지를 부작용 없이 유도하는 약물을 발견하려는 연구가 활발하다. 

연구팀은 인다트라린을 새로운 오토파지 유도 약물로 발견하고 약물처리시 오토파지의 주요 작용기관인 세포 내 오토파고좀과 리소좀의 증가를 발견했다.  

연구팀은 세포 기반 고효율 스크리닝 시스템을 통해 유도 약물을 발견하고 형광면역염색과 전자현미경 및 작용인자 발현 분석을 통해 약물의 오토파지 유도 활성을 확인했다. 

또 인다트라린은 기존에 밝혀진 오토파지 유도 약물 라파마이신(RAPAMYCIN)과 같이 세포의 에너지원 생성을 억제해 효소(AMPK)의 인산화를 증가시킨 후 신호전달 체계의 인산화를 억제함으로써 오토파지를 유도함을 규명했다. 

인다트라린이 기존 약물과 다른 작용을 한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인다트라린은 AMPK 상위의 다른 신호전달 체계에 작용해 기존의 오토파지 억제제(3-MA)에 의한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새로운 작용기전으로 오토파지를 유도하며 기존 약물의 한계점을 보완하고 새로운 치료법을 개발할 수 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권 교수는 "이번 연구로 항우울제인 인다트라린이 오토파지 유도 활성을 통한 혈관 재협착증 방지 효과를 갖고 있음을 증명했다"며 "오토파지 조절 이상으로 유발되는 노화, 퇴행성 질환 치료제와 멜라닌 생성 조절 약물로 개발될 수 있을 것을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네이처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 10월 3일자에 실렸다. 

 인다트라린(INDA)은 기존의 오토파지 억제제들에 의해 오토파지 활성이 저해되지 않음을 검증함. <자료=미래부 제공>
인다트라린(INDA)은 기존의 오토파지 억제제들에 의해 오토파지 활성이 저해되지 않음을 검증함. <자료=미래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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