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경 KAIST 교수, 김현탁 ETRI 박사, 박영우 와이바이오로직스 대표 참석
두번째 과학나무파티 참석자간 소통과 네트워크 자리로 진행

김재경 KAIST 교수, 김현탁 ETRI 박사, 박영우 와이바이오로직스 대표(왼쪽부터)가 참석한 가운데 10월 과학나무파티가 열렸다. 참석자들은 연구에 몰입하기 위해서는 심플한 환경이 좋은데 대덕이 적합하다고 말했다.<사진=강민구 기자>
김재경 KAIST 교수, 김현탁 ETRI 박사, 박영우 와이바이오로직스 대표(왼쪽부터)가 참석한 가운데 10월 과학나무파티가 열렸다. 참석자들은 연구에 몰입하기 위해서는 심플한 환경이 좋은데 대덕이 적합하다고 말했다.<사진=강민구 기자>
"연구에 몰입하려면 생활이 심플해야 하는데 대덕이 그런곳이었다. 미국에서 생활하던 패턴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서울에 가면 너무 빡빡하고 삶도 빡셀것 같다."(김재경 KAIST 교수)

"미국 시애틀에서 생활하다 대전으로 왔는데 대덕연구단지 환경이 미국같기도하고 편안했다. 지금은 가족들도 사업체도 대전에 있다. 회사 규모가 커지면서 다른 지역에서 오라는 제안을 받았지만 대전에 머물기로 했다. 대전이 인력확보, 연구협력 등 여러가지 장점이 많다."(박영우 와이바이오로직스 대표)

"ETRI에 온 것 자체가 행운이었다. 연구장비 예산 등 연구하기에 가장 좋은 환경이었다. 정책이 바뀌면서 어려움이 있었지만 그래도 하고 싶은 연구를 할 수 있는 곳이다."(김현탁 ETRI 박사)

두번째 과학나무파티가 20일 오후 6시부터 대덕넷 회의실에서 진행됐다.

이번 파티의 주인공은 9월과 10월 본지에 보도됐던 김재경 KAIST 교수, 김현탁 ETRI 박사, 박영우 와이바이오로직스 대표(이름 가나다 순). 참석자들은 서로 처음 보는 사이지만 연구개발이라는 공통분모 속에 시종일관 격의없는 대화가 이어졌다.

김재경 교수는 미분방정식을 이용한 수학적 모델링으로 생체시계 속도를 유지하는 원리를 밝히며 글로벌 제약사 화이자 등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한 참석자가 수학을 잘할 수 있는 비결을 묻자 그는 "어린시절 부모님이 직장생활을 해서 혼자 노는 일이 많아 사실 구구단도 못외워 야단을 많이 맞았다. 받아쓰기도 정말 못했다"고 답변해 좌중에 웃음을 선사했다.

그는 이어 "화이자와는 밤과 낮이 바뀐 업무에 종사할 경우 암, 당뇨, 우울증 등의 질병이 올수 있어 이를 막을수 있는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소개하며 "수학이론을 통해 생물이론을 푸는 연구는 좋은 수학문제를 많이 주기 때문에 재미있게 공부하고 있다.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유망분야로 잘 정착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5월 KAIST에 부임한 김 교수는 대덕의 연구환경과 생활에 만족도가 높다고 밝혔다. 그는 "연구는 삶이 심플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대전이 그런 곳"이라면서 "미국에서의 생활처럼 여유있고 좋다. 아내도 대전으로 직장을 옮겼다. 하지만 주변에 서울로 가려는 지인들이 많다"라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박영우 대표도 김 교수의 이야기에 공감을 표했다. 그는 "지역의 대표 민간연구소였던 LG생명과학도 서울로 이전하고 있다. 하지만 LG에서 나온 핵심 연구인력 대부분은 대전에서 창업하고 있다"면서 "그 벤처들을 합치면 LG생명과학보다 크다. 그들을 육성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이어 "오송 등 다른 지역에서 러브콜을 보내지만 대전은 연구인력 확보와 협력 연구 환경이 가장 좋아 이전 계획이 없다"면서 "바이오벤처 규모가 커지고 있다. 때문에 회사들을 품을 수 있는 바이오컴플렉스 완공시기를 앞당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영우 대표는 국내 대기업과 한국생명공학연구원에서 항체 개발분야 연구를 하며 항체 플랫폼의 중요성을 인식했다. 지난해 7월 연구원에 사직서를 내고 1000억개의 항체 라이브러리를 구축하며 와이바이오로직스를 창업했다. 국내 대형 제약사인 안국약품, 녹십자 등이 러브콜을 보내며 협력 연구를 진행 중이다. 지난해 20명이었던 인력은 올해 40명으로 크게 늘었다. 이중 30명이 석박사 출신의 연구인력이다.

박 대표는 최근 바이오계 핫이슈인 면역항암제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지금까지의 항암제는 면역력까지 떨어뜨리며 재발할 경우 사망에 이르게 했지만 면역항암제는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는 것. 다만 복합치료가 필요해 가격이 비싸다는 게 단점이다.

그는 "글로벌 제약사의 치료약은 억단위다. 우리나라에 맞는 좀 더 저렴한 약을 개발할 것"이라면서 "이는 긴시간이 걸린다. 대기업보다 기술력을 가진 우리가 적합하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김현탁 박사는 연구 시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연구에 가장 몰입할 수 있는 시기는 박사 후 5~10년께가 황금기더라. 이때 중요한 문제에 파고 들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면서 "기업 지원도 중요하지만 우수한 연구인력들이 해야할 연구에 몰입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젊은 연구자에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연구비 지원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고 불평하기보다 그속에서 가장 중요한 연구를 지속해야 한다"면서 "정부과제 속에서도 보물같은 내 연구를 지속하는 연구환경을 스스로 만들어 가는 양손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현탁 박사는 노벨물리학상 수상자 모트(Mott) 교수(영국 캠브리지)가 이론적으로 제시한 금속-부도체 전이현상(MIT)을 실험으로 증명하고 MIT 소자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MIT 소자는 과전압을 보호회로로 빠져나가게 유도할 수 있어 최근 발생한 배터리 폭발 등 전자기기의 손상을 막을 수 있다.

이날 참석한 '조선을 탐한 사무라이'의 이광훈 저자는 책소개와 일본 과학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일본이 노벨상을 받기까지 막부시기 몰래 영국 유학을 갔던 젊은 연구자가 귀국 후 일본 공학의 아버지 역할을 하며 150년의 저력이 가능했다"면서 "우리나라가 TDX를 독자개발키로 한 것은 기계를 갖고오는 대신에 천문학적인 예산을 투입해 독자개발을 시도한 것으로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이성국 UST 교수는 연구개발 활성화를 위해 연구인력 증가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그는 "연구비는 느는데 출연연 인력에는 큰 변화가 없다"면서 "연구인력을 늘리고 출연연 연구자 간 협력도 활발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과학나무 파티는 공동체와 인류에 기여하며 미래를 여는 사람들의 모임. 대덕넷이 취재한 과학, 산업계 화제의 인물들과 격없이 소통하며 네트워크 활성화를 위한 자리로 만들어가자는 취지에서 올해 9월부터 시작됐다. 파티는 매월 세번째 목요일 대덕넷 회의실에서 열린다.

저작권자 © 헬로디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