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재산, 과학의 힘㉖]성미옥 디자인존 대표 "'꿈'과 '이익'은 같은 저울에 올려놓고 재지 않는 것"

성미옥 디자인존 대표.<사진=백승민 기자>
성미옥 디자인존 대표.<사진=백승민 기자>
"어린시절부터 그림을 그렸고 디자이너를 꿈궜어요. 결국 디자이너가 되었죠. 지금껏 다른 꿈을 꾸어본 적없어요. 그리고 꿈과 이익을 같은 저울에 놓고 달지 않고 좋아하는 일을 했죠."
 
'뼛속까지 디자이너'라고 자신을 소개한 성미옥 디자인존 대표의 고백이다.

대전 서구 가장동 주택가 골목, 평범한 주택사이로 세련된 외관의 건물이 시선을 끈다. 성미옥 대표가 설계부터 건축까지 참여하며 7년여 동안 공들여 지은 공인 산업디자인 전문회사 '디자인존'의 보금자리다.

성 대표는 대학원 재학 중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2000년 3월 겁없이 창업에 나선다.  그는 "회사를 차리겠다고 생각한 적은 없었다. 대학원 재학 중 강의 아르바이트를 했는데 수입이 좋았다. 당시 아르바이트 비용으로는 거금이었다"면서 "그렇게 전전하다가 친구들과 모여 작업실을 겸해 아지트를 마련했는데 덜컥 사업을 시작하는 계기가 됐다"라고 설명했다.

16년이란 세월동안 이 일을 유지해 올수 있었던 비결로 성 대표는 '일이 좋아서'라고 말했다.

그는 "순전히 일이 좋아서였다. 창업 초기 작업실 임대 비용이 모자라 강의를 돌면서 충당하기 일쑤였다"며 "사업자등록증을 냈지만 처음에는 기업이 아닌 그저 작업실 개념이었다. 돈을 벌긴했지만 여기서의 수입으로 모든것을 충당할순 없었다. 생각해 보면 일에 대한 열정으로 지금까지 유지할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초기 디자인존은 기업 CI(브랜드) 제작이 주 업무였다. 당시에는 디자인 전문회사가 많지않아 창업 1년만인 2001년 KDIP(한국디자인진흥원) 공인 산업디자인 전문회사가 됐다.

성 대표는 "2001년 당시 디자인 비용이라는 개념이 없고 인쇄비에 전부 포함돼 있었다. 돈을 주면 더받고 덜주면 덜받는 식이었다"며 "이후 인쇄사 신고와 출판사 신고를 마치고 사업의 범위를 확장시켜나가면서 우리만의 브랜드를 만들고 변화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회사 운영 과정을 설명했다.

'디앤팩토리'라는 새로운 회사를 부설하고 디자인을 기반으로 새로운 캐릭터를 개발사업을 시작했다.<사진=백승민 기자>
'디앤팩토리'라는 새로운 회사를 부설하고 디자인을 기반으로 새로운 캐릭터를 개발사업을 시작했다.<사진=백승민 기자>
2011년 디자인존은 '디앤팩토리'라는 디자인 전문 부설 회사를 설립했다. 디자인을 기반으로 새로운 캐릭터 개발사업을 시작했다. 성 대표는 개발한 캐릭터를 문구류 등에 접목한 제품을 가지고 '2012서울국제판촉물, 선물 및 홈웨어전, 2012 서울캐릭터·라이선싱페어'에 참가했다. 반응이 좋아 캐릭터 사업 기반을 다질 수 있었다.

성 대표는 "e-Book 등을 제작해 움직이는 캐릭터 옆에는 동화책처럼 글을 넣어 글을 읽을수 있는 아이들은 읽고 유아들은 버튼을 눌러 대화를 할 수 있도록 했다"며 "음식·지식·예절·문화부터 나아가 한국문화를 담아보고 싶다"고 말했다.

◆ 직원과 같은 생각, 같은 소통···가치있는 디자인 만든다


성미옥 대표는 여전히 진행 중인 꿈이 있다. 디자인에 대한 열정으로 연구하고 소통하며, 인재를 키우고 싶다는 것이다.

산업디자인은 산업 현장에 어울리며 대중이 공감하고 사랑해줄때 그 진가가 발휘된다. 고객이 만족하지 않으면 아무리 훌륭한 디자인이라도 좋은 산업디자인으로 인정받기 어렵다. 대중과의 소통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의미다.

성미옥 대표는 "사업이란 내가 하고 싶었던일, 남 밑에서 내가 펼치치 못했던 일을 하는것이다. 무조건 잘되겠지란 기대를 버리고 장기적으로 고객과 소통하며 임해야 한다"고 정의하며 "항상 10명을 넘지 않는 규모로 질적으로 높은 일을 하고 싶다. 외형에만 신경쓰는 것보다는 구성원의 살아있는 감각을 키워 내실있는 회사를 생각해 왔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도 있다고 생각한다. 어느정도 벌면 그에 맞게 쓰고, 기업이 기업으로서 모범을 보이고 페어플레이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미옥 대표는 사업에는 대박이 없다고 단언했다. 투자가 이뤄져야 사업 결과가 나오는 것처럼 일을 할때 그 일이 정말 좋아야하는 것이고 긴 안목의 비전, 생각이 요구된다는 것이 그의 경영 철학이다.

그는 "비슷한 일을 하는 지인들과 만나 고민을 나누다보면 여전히 도전해 보고 싶은 디자인이 있다. 고객의 요구를 만족시키는 디자인이 우리가 꿈꾸는 디자인과 다를수 있지만 늘 새로운 꿈을 꾸고 '하고 싶은 대로' 디자인을 할수있는 장을 마련하고 싶다"고 밝혔다.

끝으로 성 대표는 디자인을 바라보는 고객에게도 부탁했다. 그는 "우리가 옷을 입을 때 날씨와 자리 분위기 등을 고려해 셔츠나 타이 색상을 고르는 것처럼 디자인에도 섬세한 일상이 들어가 있다"며 "디자이너는 디자인에 맞는 정신과 비주얼을 담아 내기 위해 혼신을 다한다. 그만큼 디자인은 창의적인 일로 쉽게 나온다는 선입견을 갖지 않았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지식재산-과학의 힘' 기획연재는 산업통상자원부와 대전시의 예산을 지원받은 '지식재산서비스 서비스 혁신역량 강화사업'과 함께 합니다.

성미옥 대표 작업실 전경.<사진=백승민 기자>
성미옥 대표 작업실 전경.<사진=백승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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