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경 KAIST 교수 연구팀, 체내 암 억제 유전자와 24시간 주기 연관성 밝혀
"교대 근무자 등 암 발병 원인 규명과 치료별 개발 기대"···'미국국립과학원회보'에 게재  

수학과 실험을 통해서 밝혀진 생체시계의 핵심 단백질 Period2와 암 억제 핵심 물질인 p53의 복잡한 상호작용. <자료=KAIST 제공>
수학과 실험을 통해서 밝혀진 생체시계의 핵심 단백질 Period2와 암 억제 핵심 물질인 p53의 복잡한 상호작용. <자료=KAIST 제공>
암 발병이 생체 시계(24시간 주기)와 밀접한 관계가 있음이 밝혀졌다. 

KAIST(총장 강성모)는 김재경 수리과학과 교수가 미분방정식을 이용한 수학적 모델링을 통해 생체 시계가 암 억제 핵심 물질인 'p53'을 24시간 주기로 변화시키는 원리를 규명했다고 10일 밝혔다. 

생체 시계는 24시간 주기에 맞춰 살 수 있도록 행동과 생리작용을 조절한다. 밤 9시가 되면 뇌 속의 멜라토린 호르몬이 분비를 유발해 일정 시간에 수면을 취하게 하는 등 세포분열부터 운동, 학습능력 등 다양한 생리 작용에 관여한다. 

만성 야근, 교대 근무 등으로 인해 생체 시계와 실제 시간이 충돌해 생체시계에 교란이 생기면 당뇨, 암, 심장병 등 다양한 질병을 유발할 수 있다. 

연구팀은 수학 모델링을 이용해 생체 시계가 어떤 경로로 암 억제 유전자인 'p53' 단백질의 24시간 주기 리듬을 만들어내는지 밝혔다. 

p53은 세포 조절 시스템 중에서도 매우 복잡해 실험만을 통해 원리를 밝히기가 어려웠다. 연구팀은 수리모델링을 이용한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수백만 경우의 가상 실험을 실시했다. 

시행착오에 기반한 전통적 실험 대시 수리모델을 이용함으로써 비용, 시간, 인력 등을 줄일 수 있었다. 

연구에서 사용된 수리모델의 일부. <자료=KAIST 제공>
연구에서 사용된 수리모델의 일부. <자료=KAIST 제공>
연구팀은 생체 시계의 핵심 역할을 하는 물질인 'Period2' 단백질이 p53의 생체리듬과 깊은 관련이 있음을 밝혔다. 세포는 크게 핵과 세포질 두 가진 성분으로 나뉘는데, p53은 핵과 세포질에 모두 존재할 수 있는데 이 중 핵 안으로 p53이 들어가면 안정화 돼 분화가 느리게 일어난다. 

이에 연구팀은 p53 단백질을 핵 안으로 끌고 들어가는 물질이 생체 시계의 핵심 역할을 하는 Period2 단백질임을 예측했다. 

이어 수리모델을 통한 예측들을 핀키엘스타인교수 연구팀을 통해 실험으로 검증, 생체시계와 암 사이의 핵심 연결 고리를 발견했다. 

생체 시계가 불안정한 교대 근무 직종 종사자들이 암 발병 확률이 높아지는 원인 규명과 치료법 개발에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김 교수는 "간호사, 경찰 등 교대 근무로 인해 고생하시는 분들이 좀 더 건강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수학을 통해 조그만 기여를 하게 돼 기쁘다"며 "이번 성과를 통해 우리나라에서 아직은 부족한 생물학과 수학의 교류가 활발해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 학술지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11월 9일자 온라인 판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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