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걸 표준연 박사 "의약물 합성 전 나노입자 선별검사 활용"


연구팀이 개발한 나노입자의 세포 내 투과측정시스템 조감도. 정전용량 확인을 통한 나노입자 투과측정 시스템은 현미경과 결합해 전기적, 광학적 방식으로 동시측정이 가능하다.<사진=연구팀 제공>
연구팀이 개발한 나노입자의 세포 내 투과측정시스템 조감도. 정전용량 확인을 통한 나노입자 투과측정 시스템은 현미경과 결합해 전기적, 광학적 방식으로 동시측정이 가능하다.<사진=연구팀 제공>
국내 연구팀이 나노 의약품을 만들 때 어떤 나노입자를 쓰는 것이 질병 치료에 효과적인지 판별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원장대행 박상열)은 이태걸 나노바이오측정센터 박사팀과 김정훈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팀이 공동으로 나노물질 투과도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6일 밝혔다.

나노기술은 10억분의 1m 단위 수준의 정밀도를 요구하며 최근 순수과학 뿐만 아니라 화장품, 의약품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특히 암이나 뇌졸중 등 중증 질환을 대상으로 나노입자를 활용한 치료법이 계속해서 개발되고 있다.

효과적인 치료를 위해서는 나노입자가 세포를 투과해 치료제를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 나노입자의 투과성을 확인하기 위해 형광물질로 표시한 나노입자의 위치를 형광 현미경을 통해 관찰하는 방법이 사용됐다. 하지만 세포 내 위치 변화만 단순히 확인할 수 있을 뿐 실시간 변화에 대한 정량적 분석이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세포의 정전용량(전기를 저장할 수 있는 양)을 측정한 뒤 나노물질을 투입하면 나타나는 정전용량의 기울기 변화를 분석해 나노물질의 투과 여부를 실시간으로 관찰하는데 성공했다.

이후 자체 개발한 금 나노기판 안에 혈관 내피세포와 암세포 등을 성장시킨 뒤 전류를 흘려 세포가 가지는 정전용량을 측정했다. 기판 안에 세포 속으로 전달하고자 하는 나노물질을 넣고 다시 측정함으로써 시간대별로 변하는 정전용량을 확인했다.

실험 결과 높은 주파수 영역에서 정전용량 기울기가 0.6인 세포에 나노입자를 처리해주면 24시간 후에는 0.5까지 떨어지게 되는데, 나노입자가 투과하지 못하도록 약물을 처리하면 다시 이전 수치인 0.6으로 올라가는 것으로 확인됐다.

기판 16개에 각각 세포를 동시에 배양할 수 있으므로 특정 나노입자 투과도에 대한 정확성을 높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나노입자의 표면 전하 또는 합성에 따른 투과도 검사도 가능하다.

이태걸 박사는 "다양하게 합성된 나노입자 세포 내 투과 정도를 약물합성 등을 응용하기 전에 미리 확인할 수 있다"며 "의약물 합성 전 나노입자의 선별검사에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네이처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에 9월 19일 자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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