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굴절율과 반대방향으로 반사하는 메타물질을 쓰면 되요."(과학자)

"그렇지만 위장은 해도 열은 숨길 수 없겠네요."(초등학생 B)

"맞아요! 빛은 숨겨도 열은 숨기기 어렵죠. 여러분들이 어른보다 낫네요."(과학자)

어린이들의 열띤 질문 공세로 과학자는 모처럼 지적유희를 즐겼다.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이사장 김차동)은 17일 전국에서 찾아 온 학생 40명을 대상으로 '맛있는 과학, 과학 레시피' 주제로 '2016 대덕 사이언스투어 12회차'를 열었다.

사이언스투어는 대덕특구의 생생한 과학기술현장을 직접 체험할 수 있어, 이미 알만한 학부모 사이에선 평일에도 학교수업 대신 '체험수업'으로 찾아올 만큼 인기가 높다. 

서울과 경남 진주, 세종 등 먼길을 온 학생들도 부모님과 함께 참가했다.

투어단은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원장 이기우)과 ETRI(원장 이상훈), 한국생명공학연구원(원장 장규태) 등을 찾아 과학자들의 연구환경을 보여주며 직접 과학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실제 연구소 와보니 "와! 과학 실감나네~"

비교적 어려운 용어가 나오는 에너지퀴즈를 나오는대로 맞추는 어린이들에게서 평소 과학에 대한 관심을 엿볼 수 있었다.

특히 사람이 살아보며 연구하는 '에너지 제로 하우스'는 과학자들의 연구가 실생활에 어떻게 쓰이고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어 학생들에게 큰 자극을 줬다.

"에너지절약에 대해 많이 들었지만 별 생각은 없었는데, 오늘 와서 보니 진짜 실감이 들었어요. 에너지절약이 쉽지 않은 것 같아요."(김건우 대전샘머리초 4학년)

ETRI는 인공지능과 IOT, 사물인터넷 등 대부분의 미래기술들이 연구되는 곳. 학생들은 홍보관에서 '실감형 학습 시스템'과 '인터렉티브 진료가능 TV', '컴퓨터 그래픽' 등 최신의 전자통신 기술들을 살펴보며 감탄을 쏟아냈다.

"평소 현란한 영화 장면들을 보면서 어떻게 찍었나 궁금했었는데, 그것이 다 컴퓨터 그래픽이었다니 놀랐어요. 그리고 학교수업에도 오늘 본 기술들이 빨리 들어왔으면 좋겠어요."(류도훈 서울 개봉초 6학년)

생명연에서 학생들은 재미있게 만든 홍보 애니메이션을 감상하고 실험동물 지원센터로 향했다.인간을 대신해 각종 실험에 쓰이는 연구용 쥐들을 이리저리 살펴보는 어린이들의 눈매가 진지했다.
  
"앞으로는 사람의 임상실험을 늘리고, 동물실험은 최소화 했으면 좋겠어요. 갖혀있는 쥐들을 보니 마음이 안 좋아요."(방환서 서울 도봉초 6학년)

◆품어왔던 자연계 호기심, 과학자 만나 '봇물'

"인간게놈프로젝트가 성공할 수 있나요?"

"영화 인터스텔라처럼 동면 시스템이 가능한가요?"

"우주 끝으로 가면 뭐가 나와요?"

참가 학생들은 평소 접하기 어려운 과학자 앞에서 입이 급해졌다.

박용기 박사(표준연)와 김승호 박사(생명연)는 아이들의 다양한 질문에 일일이 답을 했다.

"모든 호기심의 끝에는 과학이 있어요. 아이가 아무리 이상한 질문이라도 많이 하도록 부모님께 그 점을 당부드립니다."(박용기 박사)

◆대덕에서 받은 영감, 적정기술 스피치로 '발산'

이날 서로 처음 만난 학생들은 조를 짜 저마다의 상상력을 쏟아냈고, 그럴듯하게 아이디어를 표현했다. 수십명의 청중들에게 자신들의 생각을 자신있게 발표하고, 여러 질문에도 당당하게 답했다.

아이의 투어를 위해 서울에서 온 학부모들은 대전의 과학자산을 부러워했다.

"대전은 서울보다 과학적인 기회가 참 많잖아요. 멀긴한데 이렇게 애가 좋아하는 걸 보면, 다음에도 이런 투어에 또 올거예요."(서울 거주 학부모)

"세종이라도 비교적 멀지 않게 올 수 있어요. 그래서 자주 오는데, 어느 날 아이들 생각이 쑥 자란 걸 느낍니다. 과학에 익숙해지는 것 같아요."(세종 거주 학부모) 

지난 8월부터 시작된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주최의 대덕특구 탐방 프로그램 '사이언스 투어' 는 매회 만석으로 12회에 걸쳐 성공적으로 치러졌다. 대덕특구의 역할과 위상을 전국은 물론 해외 인사들에게도 알려졌다.

투어의 사진과 기록은 사이언스투어 전용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