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부터 은행, 학원, 어린이집까지...주민 편의 도모 '톡톡'
지난 10월 20일 철거 돌입, '사이언스 빌리지' 2018년 1월 준공 예정

대덕연구단지 도룡동 소방서 옆에 위치한 '대덕특구종합복지관'.
식당과 은행, 어린이집, 영유아 보육시설, 학원을 비롯해 언론사, 예비군 사무소, 소비자연맹 등 그간 여러 시설과 업체가 들어서 대덕연구단지의 주민 복지시설로 이용돼 온 종합복지관은 30년의 역사를 끝으로 마침표를 찍었다.

이곳은 정부가 과학기술인들을 위해 마련한 복지시설로, 1986년 완공돼 과학동네의 30년 역사를 지닌 건물이다. ​지난 10월 20일, 종합복지관 부지가 재건축 착공에 들어감에 따라 현재 복지관 건물은 철거 막바지에 이른 상태다.
 
종합복지관은 미래부(장관 최양희·미래창조과학부) 소유의 국유재산으로, 국유재산 유상 사용허가 입찰 공고를 통해 사용됐던 건물과 과학자의 자녀들을 위해 마련된 어린이집(이하 사이언스어린이집) 건물 2개동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1980년대 초반까지 허허벌판이었던 대덕연구단지에는 몇 개 연구소와 유치과학자 거주지 '타운하우스'를 제외하고는 복지시설과 편의시설이 제대로 없었다. 그 당시 연구단지 과학자들은 식당, 은행, 병원 등 복지시설과 편의시설을 이용하기 위해 불편을 감수하고 차를 타고 다른 동네까지 이동해야 했다. 
 
그런 가운데 80년대 중반에야 대덕연구단지에 들어선 종합복지관은 '고마운 존재'였다고 당시 대덕의 과학기술인들은 회상했다. 아쉽게도 병원은 들어서지 않아 치료를 받기 위해서는 여전히 다른 동네까지 나가야 했지만, 과학동네에 자리 잡은 복지관은 자식들의 교육터전이자 생활 편의를 제공했던 특별한 공간이었다. 
 
정부출연연구기관의 한 은퇴과학자는 "30년 전 종합복지관에 들어서 있던 식당은 가족들과 주말에 찾는 유일한 회식장소였다"며 "지금에 와서 보면 종합복지관이 구식 건물로 여겨질 수 있지만 그 당시 복지관은 가족들과 주말에 이용했던 전용 회식장소로, 애틋한 기억이 남아있다"고 추억했다.
 
지금도 종합복지관 내에 있던 사이언스어린이집을 거쳐 간 여러 원생들과 학부모들은 초창기 시절 과학동네의 유일한 어린이 보육시설이었던 종합복지관을 기억한다. 
 
자녀를 사이언스어린이집에 보냈던 대덕특구 한 학부모는 "아이를 데려다 주느라 매일 복지관을 들르곤 했다"며 "아이가 학교에 입학하면서부터는 복지관에 거의 갈 일이 없었지만, 아직도 주변을 지나칠 땐 그때의 정취와 아이의 어린시절이 새록새록 기억나기도 한다"며 그 시절에 대한 그리움을 전했다. 
 
최근 철거가 진행되기 전까지 넓직한 종합복지관 주차장은 인근을 방문하는 사람들을 위한 주차공간으로 이용되는 등 수명을 다하는 마지막 순간까지 과학동네에서 편의를 제공했다. 
 
이제 종합복지관 터에는 '사이언스빌리지'가 들어선다. 사이언스빌리지는 우리나라 경제를 견인한 1세대 과학자들과 은퇴과학자들을 위한 노인복지주택으로, 2018년 1월까지 준공될 예정이다. 

지상복합건물형태의 이 건물은 지상 10층 지하 2층 규모로 240세대를 수용하며 노인 복지시설 등도 갖춘다. 1층부터 10층까지는 노인복지주택, 지하 1층에는 지역과학인들과 교류할 수 있는 시설과 공동연구 시설, 노인복지시설이 들어서며 지하 2층은 주자창이다.
 
출연연 한 책임연구원은 "우리나라의 과학입국 시절을 함께한 이곳의 존재와 역사를 알릴만한 작은 표지판이나 알림말을 남겨둘 필요가 있다"며 "과학관이 바로 길 건너 가까이 있으니 앞으로 그곳에 거주하게 될 은퇴과학자들이 청소년들을 위한 과학 교육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의미 있는 노후를 보내도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 원로 과학자는 "초창기 시절부터 과학자들과 시민들에게 묵묵히 편의를 제공한 종합복지관은 나름 그 역사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본다"며 "후대들에게 이를 전승시켜줄 일부분의 흔적도 보존되지 않은 채, 연구단지와 30년을 함께한 역사가 한순간에 사라져버린다면 매우 안타까운 일이 될 것"이라고 피력했다.
 
한편, 지난 2013년 12월 최종적으로 건립이 결정된 사이언스빌리지는 과총(회장 이부섭·한국과학기술총연합회)이 조달청에 위탁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며, 정부예산 460억 원이 투입된다. 과총 관계자는 "현재 과학기술인의 공적 등을 토대로 입주 세부기준 등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철거 전 대덕특구종합복지관의 모습. 이제는 이 모습을 볼 수 없게 됐다. 복지관 부지에는 2018년 1월까지 우리나라 은퇴과학자들을 위한 노인복지주택 '사이언스빌리지'가 준공될 예정이다.<사진=허경륜 기자>
철거 전 대덕특구종합복지관의 모습. 이제는 이 모습을 볼 수 없게 됐다. 복지관 부지에는 2018년 1월까지 우리나라 은퇴과학자들을 위한 노인복지주택 '사이언스빌리지'가 준공될 예정이다.<사진=허경륜 기자>

현재 복지관 건물 철거 막바지 작업에 이른 상태로, 토목공사가 진행될 예정이다.<사진=허경륜 기자>
현재 복지관 건물 철거 막바지 작업에 이른 상태로, 토목공사가 진행될 예정이다.<사진=허경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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