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백수 생명연 박사, 후속 파이프라인 발굴과 기술성 분석 지원

한백수 생명연 박사. 그는 줄기세포 치료제 후발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생태계 조성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사진=길애경 기자>
한백수 생명연 박사. 그는 줄기세포 치료제 후발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생태계 조성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사진=길애경 기자>
"줄기세포는 신체 대부분에서 분화 가능합니다. 때문에 거의 모든 육체적 질환, 희귀 질환, 퇴행성 질환, 신경계 질환 등 적응증이 많아요. 후속 파이프라인 발굴과 후발기업이 참고할 수 있도록 기술성 분석을 통해 공개할 것입니다. 지속적인 신약개발 생태계를 만들어 갈 예정이고요."

바이오 신약이 미래 먹거리로 주목되며 각국이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정부, 기업, 연구원, 대학 등이 함께 참여해 생태계 구축과 기업지원에 힘쓰고 있다.

줄기세포 연구의 리더로 꼽히는 한백수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선임연구원. 그는 마우스 배아줄기세포 배양과 신경세포로의 분화 관련 베테랑이다. 한 박사 역시 신약개발지원센터의 바이오 신약개발 지원과제에 참여하며 첨단 바이오의약품 후발 바이오 기업 지원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과제 1차년도를 마치고 2차년도에 들어서며 후속 파이프라인 발굴과 기업의 기술 컨설팅 등 신약개발 생태계 조성을 위해 본연의 업무인 연구와 기업 지원으로 더욱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는 그를 만나 보았다.

◆"직접 기업 발굴하며 네트워크 형성, 설문하며 지원 방향 잡아"

"1차년도에는 해당기업의 기술성을 분석했습니다. 전문가로 구성된 팀이 기술성을 평가하고 각 기업의 파이프라인 기술성도 분석했죠.  비슷한 질환 치료제 개발을 앞둔 기업이 참고할 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할 것입니다. 또 질의 응답으로 문제해결에 도움을 줄 예정이고요."

한백수 박사는 지난 시간을 잠시 돌아보며 진행 중인 과제에 대해 설명했다.

줄기세포 분야 연구에만 몰입했던 그가 기업을 지원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그동안 연구에만 집중하다 기업 지원 과제에 참여한다는 것부터 낯설었던게 사실이다. 또 기업지원과제에 참여하면서 연구에 집중하기 어려운 문제도 있었다.

그는 기업과 네트워크도 전혀 없어 처음에는 막막했다고 고백했다. 그렇다고 바이오신약 개발의 중요성을 아는 그로서 생태계 조성을 포기할수는 없는 일이었다. 우선 첨단 바이오의약품 기업 발굴부터 시작했다. 관련 기업과 커뮤니티도 없었던 그는 한국연구재단 과제에 참여한 데이터와 생물학연구정보센터를 기반으로 기업을 발굴하고 네트워킹을 형성하는데 주력했다. 발굴한 첨단 바이오의약품 기업에 직접 설문에 다니며 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니즈를 찾고 지원 방향을 잡아갔다.

또 신약개발지원센터에서 보유한 데이터베이스 350개 기업을 바탕으로 생태계 조성을 위한 기틀을 다져 나갔다.

커뮤니티 활동에도 적극 참여했다. 코디네이팅센터를 통해 기업과 대학의 줄기세포 유전자 치료제 전문가와 기술소위원회를 구성, 지난해에는 월 1회, 올해는 분기마다 모임을 가지며 선정기업 마일스톤 점검과 후발 기업 지원을 위해 머리를 맞댔다. 한해에 2번 기술동향 세미나도 마련, 50~60여개의 기업이 참여하며 큰 호응을 얻었다. 그렇게 사업 1차년도가 지나갔다.

한 박사는 "1차년도에는 적응하고 네트워크를 형성하느라 무척 바쁜 시간을 보냈다"면서 " 개인적으로 연구집중도도 떨어지며 심리적 부담도 있었다. 첨단 바이오의약품 후발 기업을 발굴하고 설문조사를 하는 상황에서 기본적인 데이터가 없어 어려움도 많았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어려웠던만큼 수확도 크다. 그는 "그동안 지적 호기심을 위한 베이직 연구가 대부분이었는데 과제 참여후 기업인들과 만나면서 기업 마인드의 치료제개발, 산업 응용 등 그런면에서 연구 시야가 넓어졌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바이오 산업은 미래 먹거리로 선도적인 기초 연구도 중요하다. 현재의 먹거리를 위한 기술지원과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연구를 병행하기 위해 시간을 쪼개가며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줄기세포치료제 개발 후발 기업 본격 지원 나선다

한 박사는 올해 하반기부터 과제 2차년도에 들어서며 좀더 구체적으로 기업 지원에 나서고 있다. 그는 줄기세포를 배양하고 유전자에 따라 어떤 매개체(바이럴벡터)사용하고 전달할지 컨설팅하는 역할을 맡았다.

줄기세포는 원시단계의 세포로 근육, 뼈, 내장, 피부 등 어떤 기관으로도 전환할 수 있는 분화능력을 갖고 있다. 이는 배아를 이용한 배아줄기세포와 골수세포를 이용한 성체줄기세포로 나뉘는데 줄기세포를 특정환경에서 분화하거나 증식해 환자에게 주입, 손상된 세포와 조직의 기능을 대체하는 유전자치료제로 활용된다.

한 박사에 의하면 우리나라에서 주로 연구되는 분야는 성체줄기세포 치료제다. 성체줄기세포는 배아줄기세포치료제보다 안전하지만 분화에 한계가 있어 치료제로도 일부분에서만 가능한게 단점이다. 배아줄기세포는 모든 세포로 분화되는 장점이 있지만 증식력이 좋아 지나치면 암으로 이어질 수 있어 안전성 문제가 남아 있다.

현재 국내외에서 줄기세포치료제로 허가된 제품은 7개, 그중 4개가 국산이다. 한 박사는 "우리나라는 성체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제 개발에 경쟁력이 있다. 황우석 박사 사태 이후 배아줄기세포 연구는 사실상 중단됐다"면서 "줄기세포 관련 기술 중 배양과 역분화줄기세포 제작 기술, 신경세포 관련 분화기술 등을 후발 기업에 기술적 지원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글로벌 첨단바이오의약품 기술 개발사업에 선정된 메디포스트, 신라젠, 제넥신, 코오롱 생명과학 등 4개 기업은 오랫동안 꾸준한 투자와 개발을 통해 결과를 내고 이미 제품 임상을 진행하고 있어 그들을 직접 지원하기는 어렵다"면서 "그들 기업의 연구과정에서 나오는 후속 파이프라인과 후발 기업을 위한 구체적인 기술 보급과 분석 지원으로 첨단 바이오의약품 개발 생태계를 만들어 가는 것"이라고 역할을 강조했다.

한 박사는 글로벌 동향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에 의하면 우리나라는 성체줄기세포 연구에 앞서있고 일본은 성체줄기세포가 뿐만 아니라 배아줄기세포치료제 개발에 집중하며 이분야를 선도하고 있다. 특히 일본은 신약의 경우 개발에서 임상 1, 2, 3상까지 10년 이상이 소요되는데 재생의료법을 제정해 안전성이 확보된 줄기세포 치료제의 경우 임상기간을 단축할 수 있도록 했다. 중국은 줄기세포 연구에 집중투자하며 우리나라와의 기술 격차가 거의 없는 실정이다.

그는 "미국과 유럽도 줄기세포 연구가 활발하며 치료제의 임상기간을 줄이자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우리는 지난해 6월 법안이 발의됐지만 국회 통과는 실패했다. 올해 11월 다시 발의된 상태"라고 설명하면서 "해외 사례도 중요하지만 치료제와 법안 등 사람의 생명과 직결되는 경우 환자의 안전과 인권이 가장 중요하다. 그런 것들이 보장되는 상태에서 법안이 통과되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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