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회, 미래유망 신진 연구자 공동 연수교육 성황 종료
23일부터 3일간 문경 STX서 진행···오픈토크부터 문제해결 교육까지
박사 후 연구원 50여명 참가 "국내 과학 생태계 근본 읽었다"
"그동안 주변 출연연 박사 후 연구원들과 교류가 없었습니다. 그들과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나누며 연구과제 방향성도 잡을 수 있었습니다. 2년 뒤 선임연구원 연수교육에서 만나기로 약속했습니다. 연구현장에 돌아가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자생력까지 얻을 수 있었습니다."(손승배 KBSI 전주센터 박사 후 연구원)
국가과학기술연구회(이사장 이상천)는 지난 23일부터 3일간 문경 STX 리조트에서 출연연 박사 후 연구원 50여명을 초대해 '젊은 과학자! 과학의 기본을 묻다_과학문답 本' 주제로 출연연 맞춤형 인력양성사업 핵심연구분야 YS(Young Scientists) 공동 연수교육을 개최했다.
이번 교육은 출연연 미래 신진 연구자 간 네트워크를 형성해 융합연구역량을 강화하려는 목적으로, 연구기본을 파악하며 변화하는 패러다임을 통찰할 수 있는 교육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연수교육 첫날은 선배 과학자들과 허심탄회하게 대화할 수 있는 과학문답 오픈토크가 마련됐다. 오픈토크는 ▲사명, 젊은 과학자의 기본 ▲윤리, 연구자의 기본 ▲진로, 자긍심의 기본 등의 주제로 과학문답이 이뤄졌다.
융합연구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멜팅 팟' 프로그램도 개최됐다. 멜팅 팟은 교육생들이 팀 단위로 융합혁신 과제를 도출하며 융합형 인재로 갖춰야 할 역량을 제고하는 과정이다. 교육생들은 각 연구 분야를 공유하고 융합 아이템을 모색했다. 이후 환경분석, 아이디어 도출, 전략 과제 도출 순서로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또 다양한 특별강연도 진행됐다. 연수교육에서 ▲'사명을 담은 젊은 과학자' 주제 이계형 화학연 박사 ▲'소통하는 젊은 과학자' 주제 김은성 KBS 아나운서 ▲'주도하는 젊은 과학자' 주제 황농문 서울대 교수 ▲'혁신하는 젊은 과학자' 주제 하원규 ETRI 책임연구원 ▲'과학기술정책에서 본 출연연' 주제 김복철 연구회 본부장 등이 강연자로 나섰다.
이계형 박사는 "아는 연구와 할 수 있는 연구는 다르다. 젊은 과학자들이 아는 연구를 모두 하고 싶어 하지만, 할 수 있는 연구를 잘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특히 돈에 매몰되는 연구는 피하는 것이 좋다.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만 돌아온다"고 조언했다.
◆ 선배 포닥과 토크 한 판···'좌절 극복'부터 '정규직 전환' 꿀팁까지
"연구를 포기하고 싶을 정도로 인생의 좌절을 겪을 때가 있을 것입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체력과 정신력입니다. 둘 중 한 가지만 만족한다고 해서 결코 좌절을 극복할 수 없습니다. 무엇보다도 꾸준한 운동이 중요합니다."
"정규직 전환을 위해 자신의 전공을 자세히 설명할 수 있는 소책자를 만들어보세요. 자신의 전공과 타전공을 융합해 어떠한 성과를 만들고자 하는지 또렷한 목표와 미션을 설정해야 합니다."
각계각층 과학계 일선에서 활동하고 있는 선배 과학자들의 조언이다. 연수교육 진행된 '과학문답 오픈토크'에서 각 출연연 선배 박사 후 연구원들이 교육생들과 솔직담백한 토크 한마당을 벌였다.
교육생의 사명·윤리·진로 등 다양한 고민을 듣고, 선배 과학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조언·충고를 통해 정체성에 대한 이해를 돕는 방향으로 이어졌다. 오픈토크에서 ▲최용경 생명연 책임연구원 ▲김숙경 표준연 책임연구원 ▲박재현 KIST 선임연구원 ▲손동익 KIST 선임연구원 등이 교육생들의 다양한 질문에 답변했다.
그는 "단지 외국과 교류를 활발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해외 학회에서 포스터를 붙여놓고 외국 과학자와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도움된다. 인적 네트워크를 꾸준히 쌓아갈 것"이라고 주문했다.
또 한 교육생은 "선임 연구자가 일방적으로 시키는 업무와 자신의 실적을 위한 업무 중 어느 것을 선택해야 하는가?"라고 질문했다. 김숙경 책임연구원은 "자신의 실적을 채우지 못하면 결국 자신과 선임 연구자가 손해를 본다"며 "무엇보다도 자신의 연구 진행 상황을 끊임없이 알릴 수 있는 소통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손동익 선임연구원은 정규직 전환 관련 다양한 팁을 소개했다. 그는 "정규직 전환에서 면접심사는 15분이고 발표심사는 6분 남짓"이라며 "자신의 논문·특허·기술이전 건수를 시각화해 자질검증 단계를 준비해 나갈 것"이라고 정규직 면접 경험을 공유했다.
최용경 책임연구원은 연구윤리 중요성도 설명했다. "연구자와 윤리는 필수불가결 상관관계가 있다"며 "연구자는 거짓말하지 않고 객관적이어야 한다. 젊은 과학자는 올바른 연구윤리 인식이 기본 돼야 한다"고 피력했다.
◆ "1초도 쉬지 않고 생각하라···'몰입'으로 주도적 과학자 되길"
"몰입하면 사람의 가치관이 바뀝니다. 가치관이 바뀌면 완전히 다른 삶을 살 수 있죠. 몰입의 방법은 1초도 쉬지 않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몰입으로 세계적 연구를 주도할 수 있는 과학자가 되길 기대합니다."
연수교육에서 도서 '몰입'의 저자 황농문 서울대 교수가 특별강사로 초청됐다. 황농문 교수는 '주도하는 젊은 과학자'의 주제로 몰입의 방법과 효과를 설명하기 위해 강단에 올랐다.
황 교수는 몰입의 방법으로 '1초도 쉬지 않고 생각하는 것'을 꼽았다. 이공계 출신인 황 교수는 박사 후 연구원 시절 겪었던 몰입의 경험을 언급했다.
그는 "실험하다가 모르는 것이 생기면 1초도 쉬지 않고 생각했다. 걸어가면서, 밥 먹으면서, 식사하면서까지도 두뇌를 풀가동했다"며 "며칠이 지나니 머릿속에 온통 그 생각뿐이었다. 생각이 연결되고 결국 기적과 같은 아이디어가 쏟아져 나왔다"고 말했다.
또 그는 "몰입을 위한 길은 고통스러운 가시밭길이라고 생각되겠지만, 인생에서 후회할 일은 아니었다. 기분이 명백히 좋았고, 머리는 슈퍼맨 상태가 됐다"며 "인위적인 노력으로 머리를 슈퍼맨으로 만들 수 있다면 남들과 분명히 구별된다. 수십 년간 해결하지 못한 과학적 난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황 교수는 "위대한 창의적 결과물은 끊임없이 생각하며 몰입한 결과"라며 "뉴튼과 아인슈타인은 난제에 도전했고, 풀리지 않을 문제에 자나 깨나 그 생각을 할 수 있는 열정이 있었다.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사람들은 도전정신과 열정이 공존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뇌의 자동 목표추구 메커니즘'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는 인간이 목표를 가지고 열정을 쏟다 보면 뇌(신체)는 결국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변화가 생긴다는 것이다. 그는 "몰입의 상태가 되면 '난제를 풀어가는 것이 내 삶의 이유'가 된다"며 "문제 해결에 대한 자신감과 확신이 생긴다"고 강조했다.
황 교수는 "결과에 집착하면 몰입이 안 되며 과정에 비중을 둬야 한다"며 "내 삶을 불태운다는 생각을 하며 두뇌를 풀가동해야 한다. 완벽한 몰입 상태를 만들어 세계를 주도하는 과학자가 되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연수교육에 참여한 교육생들은 "다양한 분야의 동료 박사 후 연구원들을 만나면서 연구회 산하 출연연 이해도를 제고할 수 있었다"며 "지속성장 가능한 한국 과학계를 만들겠다는 사명감과 자긍심을 고취할 수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이상천 이사장은 "과학기술계는 변화하는 패러다임의 흐름을 리드하며 미래를 통찰하는 젊은 과학자들이 요구되고 있다"며 "각 출연연 박사 후 연구자들이 과학계 기본과 근본을 다지며 미래 성장을 위한 근원을 구축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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