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우수의원 릴레이 인터뷰④]오세정 의원 "출연연 제2도약, 돈보다 자율"
"출연연 기타공공기관 제외, 기재부 법안소위로부터 긍정적 회신"
"수많은 규제·감사, 연구에 집중하지 못하는 시스템 개선 최선 다할 것"

오세정 국민의당 의원이 제20대 국회의원으로 국회에 입성한지 반 년이 지났다. 그는 과학기술계가 다시 한 번 도약하기 위해 필요한 것으로 돈이 아닌 자율성과 창의성 등 시스템 개선이라고 강조했다.<사진=김지영 기자>
오세정 국민의당 의원이 제20대 국회의원으로 국회에 입성한지 반 년이 지났다. 그는 과학기술계가 다시 한 번 도약하기 위해 필요한 것으로 돈이 아닌 자율성과 창의성 등 시스템 개선이라고 강조했다.<사진=김지영 기자>
"일 하는 사람의 능력을 120%로 끌어줄 수 있느냐 없느냐는 일하는 환경에 달렸습니다. 돈보다 과학자들이 제대로 일할 수 있는 환경, 연구에 집중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신명나는 연구환경을 만들기 위해 국회에서 활발히 소통하며 노력하겠습니다."
 
오세정 국민의당 의원이 제20대 국회의원으로 국회에 입성한지 반 년이 지났다.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에서 한국연구재단 이사장과 IBS(기초과학연구원) 초대 원장 등 과학기술계에 오랫동안 몸담은 그는 최근 신용현 국회의원과 국회 미래일자리 교육포럼을 출범시키고 다양한 정책토론과 공부모임을 가동하고 있다. 현재 과학기술계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제도개선을 위해 과학기술인들의 목소리를 끌어 내고 확산하고 있다.
 
한국 과학기술계가 수년간 위기론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에 돈먹는 하마로 질타받고 있는 가운데 오세정 의원은 과학기술계가 다시 한 번 도약하는데 필요한 것은 돈이 아니라 자율성과 창의성, 시스템 개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연구를 위해 예산도 중요하지만, 예산을 늘리는 것 보다 일할 맛 나는 연구환경을 만드는 것이 우수한 성과로 이어지는 길"이라고 정의했다.
 
자율과 창의적 연구환경 조성을 위해 그가 국회에서 시작한 것은 출연연을 '기타 공공기관'에서 제외하고 '연구목적기관'으로 따로 분류하는 것이다. 과학기술계는 인력 운영과 예산 집행 등 측면에서 다른 일반 공공기관과 출연연을 동일하게 관리하는 것은 연구환경 안정화 조성에 걸림돌이 된다는 입장을 표명해왔다.
 
오 의원은 지난 11월 초 이상민·신용현 의원 등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이하 미방위) 위원들과 함께 이를 골자로 한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 법률안'을 상정한 바 있다.
 
19대 국회에서도 여러 번 논의된 바 있으나 여전히 출연연은 기타공공기관에 묶여있는 상태로 오 의원은 칼자루를 쥐고 있는 기획재정위원회와 기획재정부를 설득하기 위해 직접 발로 뛰며 나서고 있다.
 
그런 가운데 기재위 법안 소위가 최근 출연연 기타공공기관 제외에 긍정적인 의사를 밝힌 것으로 나타났다. 오 의원에 따르면 신용현 의원이 발의한 '출연연만 따로 연구목적기관으로 지정'하는 내용의 안에 대해 기재부가 고민해보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현재 기재위 위원인 김성식 국민의당 의원이 출연연 기타공공기관 제외 현안에 대해 강하게 푸쉬하며 일을 추진하는 상황이다. 

오 의원은 "신 의원이 발의한 안에 대해 기재부도 고민 해보겠다는 입장으로 희망이 보인다"며 "올해는 어렵더라도 꾸준한 논의를 통해 진전이 있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과거에는 정부가 이끌고 가는 패턴의 패스트 팔로우(fast follower)가 필요했지만 이제는 신명 나는 연구 환경이 중요하다"며 "그 큰 연결고리 중 하나가 기타공공기관에서 출연연을 제외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국회에 있는 동안 법안 통과를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타공공기관에서 출연연을 제외하기 위해 직접 뛸 것을 강조했다. 그는 "(이것이) 신명나는 연구환경을 만드는 큰 연결고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김지영 기자>
그는 기타공공기관에서 출연연을 제외하기 위해 직접 뛸 것을 강조했다. 그는 "(이것이) 신명나는 연구환경을 만드는 큰 연결고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김지영 기자>
◆ "ICT와 과학, 분리해야"

그가 과학기술계에 자율과 창의성을 강조하는 이유는 높아진 국력만큼이나 유능한 인재들이 많이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오 의원은 "어느 조직의 우수성을 결정하는 것은 그 사람들의 능력을 120% 끌어내느냐 마느냐에 달려있다. 우리의 제도나 지원방식이 연구자들의 능력을 끌어낸다고 생각되지 않는다"며 "우리나라에 실력 있는 인재들이 많다. 연구에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만 만들어 준다면 선진국 수준의 성과를 충분히 낼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현 과학기술계 컨트롤타워에 대해 회의적 입장을 밝혔다. 과학기술 정부 부처를 여기저기 통합했다 분리했다를 반복하는 과정에서 사실 큰 변화가 느껴지지 않았다는 것이 오 의원의 관찰이다. 오 의원은 "컨트롤타워를 어디에 두느냐는 핵심이 아니다. 어떻게 일을 하느냐가 중요하다"며 다시금 과학기술계의 창의성과 자율성을 강조했다.
 
특히 오 의원은 과학을 담당하는 부처에서는 단기 성과를 추구하지 않아야 한다고 피력했다. 과학계에서는 현 정권 이후 중장기 연구와 상향식 연구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

그는 "어느 조직이든 단기성과를 추구하게 된다. 과학은 10년 이상 봐야하고 ICT는 빠르게 움직여야하는데 이 둘을 붙여놓으니 과학의 특수성을 이해하지 못하고 단기성과만 추구하게 됐다"며 "ICT와 과학을 분리하는 것이 맞는다고 본다"고 말했다.
 
1대 원장으로 몸담았던 IBS에 대해 오 의원은 "IBS야말로 정말 열심히 연구할 사람들은 연구단장으로 자율적으로 연구할 수 있게 믿고 맡기는 시스템으로 시작했다"면서 "그러나 해를 거듭할수록 지원도 간섭도 점점 심해지는 것을 느낀다. 연구비 지원이 줄더라도 처음 시작했을 때의 철학만은 건드리지 말아야 한다. 그 철학을 지켜내야지만 기관에 대한 신뢰도가 쌓이고 우리나라가 부족한 국제공동연구도 활성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과학기술의 능력은 과거보다 굉장히 많이 늘었음에도 열매가 잘 맺어지지 않는 것은 연구자들의 사기진작과도 관련이 있다"며 "수많은 규제와 감사, 연구에 집중하지 못하는 시스템들을 개선해야한다. 대학에서는 상향식 연구 기회를 늘리고, 출연연에서는 자율과 창의적인 연구 환경을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오세정 의원은 대덕넷이 선정한 미방위 국감 우수의원으로 선정됐다.<사진=김지영 기자>
오세정 의원은 대덕넷이 선정한 미방위 국감 우수의원으로 선정됐다.<사진=김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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