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성원들 "이사장 후보 3배수 전면 재검토 필요"
"특구인들이 적합 인물 직접 추천하고, 뽑는게 차라리 낫다"

"특구진흥재단 이사장 후보 소식을 보자마자 장탄식이 났다. 그동안 자리보전용 이사장이 10년간 오면서 대덕특구 생태계가 망가질대로 망가졌는데 이번 3배수를 보니 너무 어이없어 말이 나오지 않는다."

"특구의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특구 출범 목적과 환경을 잘 아는 사람이 와야 하는 자리인데 이번 후보에서는 그런 인물이 없어보인다. 지금 그대로 진행된다면 특구는 물론 대한민국의 미래도 너무 어둡다. 이사장 공모를 원점에서 다시해야 한다."

"특구진흥재단 이사장후보추천위원회 위원으로서도 이번 후보 선정은 적임자가 없어 보인다."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이하 특구진흥재단) 제5대 이사장 후보 3배수가 공개되면서 특구 구성원들의 우려 목소리는 물론 반대 움직임까지 일고 있다.

제5대 특구진흥재단 이사장 후보 3배수. 오태식 교수, 이경호 단장, 이영수 원장.<사진=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제공>
제5대 특구진흥재단 이사장 후보 3배수. 오태식 교수, 이경호 단장, 이영수 원장.<사진=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제공>
특구진흥재단 이사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이사장추천위원회)는 오태식 한국항공대학교 교수, 이경호 대전지역사업평가단 단장, 이영수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원장을 이사장 후보 3배수로 확정했다.

지난달 9일부터 24일까지 진행된 이사장 공모에는 9명이 서류를 냈으며 이사장추천위원회는 서류와 면접을 거쳐 3배수를 확정했다. 3배수 확정까지 모든 공모 과정은 철저히 비공개로 진행됐다. 연임설이 나돌았던 김차동 현 이사장은 공모에 응하지 않았다는 게 특구진흥재단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사장 후보 평가는 공공기술사업화와 기관경영 계획이 주요 평가요소였으며, 점수가 높은 순으로 선정됐다.

그런 가운데 후보자 명단이 공개되자마자 특구 구성원들의 걱정스런 의견들이 곳곳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재단 출범 취지나 역할, 비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새로운 변화와 혁신을 가져올 수 있는 리더십을 갖춘 인물이 없다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일부 후보는 대덕특구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는데 상위부처의 지지를 받는다는 이유로 3배수에 올랐다는 설도 공공연하다. 일각에서는 이번 특구진흥재단 기관장 선임 반대 운동도 불사하겠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 이사장 선임 어떻게?···"자리 쫓는 인물 안돼"

특구진흥재단 이사장 선임은 모집 공고 후 이사장추천위원회의 서류심사와 면접으로 시작된다.

이사장추천위원회 5명은 이사회에서 선임한다. 이사회는 당연직과 선임직으로 구성된다. 당연직은 현 특구진흥재단 이사장과 미래창조과학부, 기획재정부 국장이며 이들 당연직이 선임직을 추천한다.

특구진흥재단 관계자에 따르면 이사회에서 이사장추천위원회 구성원을 추천하지만 현 이사장은 추천에서 배제된다. 그러나 현 이사장부터 미래부, 기재부 관계자가 당연직 이사로 선임직 이사를 추천하고 이사회가 이사장추천위원회를 구성하는 상태에서는 인사 투명성과 신뢰성을 담보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특구의 한 기업인은 "이사장후보추천위원회 구성원들이 특구에 대해 고민하며 후보를 선정했는지 의심스럽다"고 일갈했다.

또 현장에서는 A 인사와 관련 대덕특구와 연관성이 전혀 없는 인사라고 지적했다. 그는 "대덕특구 이사장 자리는 출연연과 기업 등 대덕특구 전반과의 소통와 네트워크가 중요하다"면서 "A 인사는 최근 기관장 공모에도 서류를 냈다가 6배수에서도 탈락한 것으로 안다. 특구 이사장으로 자리를 쫓는 인물이 와서는 안된다"고 꼬집었다.

한 출연연 관계자는 "세 후보 중 특구진흥재단 상위부처인 미래부장관의 지지를 받는 인물이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시국 문제로 나라 전체가 어수선 하지만 이럴때 일수록 인사는 투명해야 한다. 더 이상 그런 오류를 범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 필요에 따라 반대운동도 전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덕특구의 한 원로는 "후보 3배수를 듣고 마음이 심란하고 착잡했다"면서 "변화해도 모자를 판에 변화가능성이 없어 보이는 인사행태가 반복되고 있다. 차라리 특구 구성원들이 원하는 사람을 스스로 뽑는게 나을듯 하다"고 제안했다.

이사장추천위원회 한 관계자는 "사실 세 후보중 적임자가 없다고 생각한다"라고 평하며 "인사가 그대로 진행된다면 문제가 예상된다"고 솔직한 심정을 토로했다.

한편 특구진흥재단 이사장 임명 향후 일정은 후보자 3명에 대한 인사검증을 거쳐 이사회에서 1명을 이사장으로 선임하고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의 승인을 통해 임명될 예정이다.  현 이사장 임기는 5일까지지만 차기 이사장 선임이 확정될때까지 이사장직을 수행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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