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회, 7일 ETRI 융합센터서 '출연연 과학기술 행정 선진화 컨퍼런스' 개최

7일 국가과학기술연구회는 7일 ETRI 융합기술연구지원센터에서 '출연연 과학기술 행정 선진화 컨퍼런스'를 개최했다.<사진=백승민 기자>
7일 국가과학기술연구회는 7일 ETRI 융합기술연구지원센터에서 '출연연 과학기술 행정 선진화 컨퍼런스'를 개최했다.<사진=백승민 기자>
"자동차가 망가지면 엔진과 변속기를 교체해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운전수만 교체하는 격이다. 한국 과학계는 다시 기초로 돌아가야 한다."

문길주 UST 총장은 7일 국가과학기술연구회(이사장 이상천, 이하 연구회)가 주관한 '출연연 과학기술 행정 선진화 컨퍼런스'에서 한국 과학기술계의 고질적 병폐를 일침했다.

이번 행사는 출연연 행정 우수사례를 공유하고 분야별 협의체 운영 활성화 등을 통해 출연연 간 소통 강화와 연구자들의 행정 선진화를 위한 지속 발전 생태계를 마련하기 위해 마련됐다.

행사에는 신용현 국민의당 국회의원, 각 출연연 기관장, 이진규 미래창조과학부 연구개발정책실장 등 약 250여 명이 모였다.

◆ "변화하는 과학계, 기초부터 다시 시작해야"

문길주 총장은 '과학기술, 다시 시작하자'라는 주제의 기조연설에서 "현재 출연연 간에는 이름만 다를 뿐 같은 연구 분야가 다수 존재한다"며 "이에 따라 정부의 연구비 상승에도 출연연의 성과는 한계를 갖고 같은 선상에 그친다"고 평가했다.

문 총장은 이어 "자동차의 엔진에서 발생하는 힘을 변속기가 동력으로 변환시켜 운전자가 이를 이끌어나가는 프로세스처럼 정부와 연구회, 산하 기관의 관계도 이와 같다"며 "자동차가 망가지면 엔진과 변속기부터 또한 교체해야 하지만 우리는 운전자만 교체하는 격이다. 국가적 차원의 출연연 연구환경 개선이 시급하다"고 피력했다.

문 총장에 따르면 그동안 정권 변동기마다 출연연

문길주 UST 총장.<사진=백승민 기자>
문길주 UST 총장.<사진=백승민 기자>
은 기관장 선임과 연구비 규정, PBS 제도 등 수시로 변하는 제도와 정책 앞에서 늘 침묵하며 묵묵히 변화에 수긍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출연연이 국가의 싱크탱크 역할을 하지 못한다고 판단, 이에 지난 IMF시대에 하락한 연구원 처우는 현재까지도 전혀 개선이 되지 않고 있다.

문 총장은 "출연연의 자율성과 인력양성 정책에 대한 경쟁력 확보 등에 대해 각 출연연의 기관장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가?"라고 반문하며 "자동차도 100만km를 보고 만든다. 허나 각 기관장들은 당장 3년이란 임기 안의 급급한 대안만 마련하고 있는게 아닌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은 경제 규모에서 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성장했지만, 기초과학 분야에서 한국만의 독창적인 성과는 많지 않다.

연구환경 또한 70년대는 합법성 중심에서 현재는 성과관리 중심으로 변해왔다. 하지만 이와 반대로 잦은 거버넌스 개편으로 인해 출연연 정책의 지속성이 결여되고 있다.

또한 문 총장은 "출연연이 혁신·발전하지 못하는 점에 과연 정부는 과연 개선할 의지가 있는가?"라고 꼬집어 말하며 "세계 각국이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해 특화된 전략 분야를 육성 중인 상황에서 우리도 차별화된 연구가 절실히 필요하다. 근본적인 문제를 다루는 연구부터 돌아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초부터 리셋(reset)해야 한다. 빅데이터를 가지고 소셜 캐피털 솔루션 즉, 국민이란 서포터 앞에서 정부는 출연연에 신뢰를 가지고, 연구회와 출연연은 서로 같은 평등한 선상에 있어야 한다"며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해 반드시 과학기술 분야와 인문사회 분야 연구는 함께 진행되어야만 한다"고 역설했다.

기조연설에 앞서 진행된 패러럴 세션의 출연연 행정효율화 성과, 출연연 우수사례, 정책공유 학술 등 각 분과별 발표에서 최우수 사례와 논문이 발표됐다.

최대우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사업관리팀장은 '연구비 집행증빙 전산화'란 주제 발표로 출연연 행정효율화 성과 분과에서 최우수 사례로 발표했다.

최대우 팀장은 "현재 연구비 카드 사용 후 영수증 스캔부터 붙임, 지출시스템 입력까지 평균 7단계의 과도한 행정절차가 진행되고 있다"며 "집행증빙의 전자화는 이를 2단계까지 줄일 수 있다. 종이없는 행정업무 환경 구축과 출연연의 모든 문서의 완벽한 전자화를 위해 공인전자문서센터 구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연구회 관계자에 따르면 연구회는 지난해부터 정부 R&D 과제를 수행하는 연구자들이 과도한 행정업무로 본연의 연구에 집중하기 어려운 점을 해소하기 위해 '출연연 행정효율화 작업'을 지원해오고 있다.

이에 따라 향후 출연연의 자발적 혁신을 지원하는 행정선진화 작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컨퍼런스도 매년 정기적으로 개최, 출연연 간 소통과 협력을 이끌어낸다는 계획이다. 

이상천 이사장은 이날 축사에서 "2016년은 출연연 설립 50주년을 맞는 해로 향후 새로운 50년을 맞기 위한 발판 마련을 위해 출연연혁신위원회 등 출연연 스스로 변화해야 한다는 의지가 모아졌다"며 "이에 연구회는 연구자들이 체감하는 선진화된 행정 구현에 필요한 생태계 조성으로 과학기술 패러다임 변화 속에서 선도형 R&D 체제로 전환하는 출연연의 혁신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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