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사진: 박용기/한국표준과학연구원 전문연구원

제주의 12월 아침_12월 초의 제주도는 아직도 꽃을 볼 수 있고 가을 열매가 아름다운 늦가을의 모습이었다. 이른 아침 동쪽 하늘에는 아름답게 노을이 물들고 태양은 수평선 아래에서 아직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었다. 아직도 새벽 꿈 속에 머물러 있는 하늘과 맞닿은 아침 바다를 보는 일은 보통 때 느낄 수 없는 특별한 감동이 아닐 수 없었다. Pentax K-1, HD PENTAX-D FA 24-70mm F2.8ED SDM WR, f/11, 1/100 s, ISO200
제주의 12월 아침_12월 초의 제주도는 아직도 꽃을 볼 수 있고 가을 열매가 아름다운 늦가을의 모습이었다. 이른 아침 동쪽 하늘에는 아름답게 노을이 물들고 태양은 수평선 아래에서 아직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었다. 아직도 새벽 꿈 속에 머물러 있는 하늘과 맞닿은 아침 바다를 보는 일은 보통 때 느낄 수 없는 특별한 감동이 아닐 수 없었다. Pentax K-1, HD PENTAX-D FA 24-70mm F2.8ED SDM WR, f/11, 1/100 s, ISO200
한 해의 마지막 달도 이제 중간을 지나고 있어 여기 저기에서 송년회 모임을 알리는 문자나 이메일 등이 많아지고 있다. 날씨도 추워져 계절은 본격적인 겨울의 한 복판으로 들어가고 있다.

꽃 사진을 주로 찍는 나에게 겨울은 마땅한 피사체를 만나기 어려운 계절이 된다. 하지만 조금 특별한 눈으로 바라본다면 보통 때는 평범해 보이던 나뭇잎과 마른 가지 그리고 겨울 나무가 어느 순간 새로운 아름다움으로 깜짝 변신할 때가 있다.

또 겨울철에는 해가 늦게 뜨고 일찍 지기 때문에 특별한 해돋이나 석양을 바라 볼 기회가 많으며 이 또한 때로는 특별한 아름다움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겨울이 시작되던 12월 초에 나는 가족과 함께 제주도에 짧은 여행을 다녀온 적이 있다. 12월 초의 제주도는 아직도 꽃을 볼 수 있고 가을 열매가 아름다운 늦가을의 모습이었다. 둘째 날 이른 아침 혼자서 살며시 숙소를 빠져나와 가까운 바닷가로 나갔다.

다행히 동쪽 하늘에는 아름답게 아침 노을이 물들고 태양은 수평선 아래에서 아직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었다. 아직도 새벽 꿈 속에 머물러 있는 하늘과 맞닿은 아침 바다를 보는 일은 보통 때 느낄 수 없는 특별한 감동이 아닐 수 없었다.

검은 화산암 틈에서 아직도 제법 싱싱한 모습으로 꽃을 피우고 있는 노란 감국과 아침 노을빛에 붉게 물든 억새를 카메라에 담는 사이 드디어 수평선 위로 붉은 아침 해가 고개를 내밀기 시작했다. 사실 처음부터 일출 사진을 찍으려 의도했던 것은 아니었다.

아침 빛과 바다가 어우러진 꽃과 억새를 카메라에 담고 싶어 광각 렌즈를 사용하고 있었기 때문에 갑자기 모습을 드러낸 일출 광경에 사실 조금 당황하게 되었다. 물론 망원 렌즈로 바꾸어 떠오르는 아침 해를 크게 찍을 수도 있었지만 이번에는 억새 사이로 떠오르는 태양을 아침 하늘과 바다와 함께 광각으로 카메라에 담기로 하였다.

어쩌다 만나게 되는 해돋이를 보면 떠 오르는 해가 어찌나 빠른지 정말 지구가 현기증 날 정도로 빠르게 자전하고 있다는 것을 실감하게 되며 조용히 들어보면 지구가 회전하고 있는 소리가 들릴 것만 같다.

신비로운 해돋이-오메가_이날은 아주 특별한 해돋이를 보게 되었다. 소위 말하는 '오메가' 모양이 뚜렷이 나타나는 신비로운 해돋이 모습을 카메라에 담을 수 있었다. Pentax K-1, HD PENTAX-D FA 24-70mm F2.8ED SDM WR, f/16, 1/200 s, ISO200
신비로운 해돋이-오메가_이날은 아주 특별한 해돋이를 보게 되었다. 소위 말하는 '오메가' 모양이 뚜렷이 나타나는 신비로운 해돋이 모습을 카메라에 담을 수 있었다. Pentax K-1, HD PENTAX-D FA 24-70mm F2.8ED SDM WR, f/16, 1/200 s, ISO200
그런데 이날은 아주 특별한 해돋이를 보게 되었다. 소위 말하는 '오메가' 모양이 뚜렷이 나타나는 신비로운 해돋이 모습을 카메라에 담을 수 있었다. "어떤 때 이러한 특별한 일출을 만날 수 있을까?" 사진 찍는 사람들에게 이런 질문을 던진다면 아마 "운이 좋은 날" 이라고 답할 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보통 때에는 이런 모습을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과학적으로 정확한 답은 아닐 것이다.

일출이나 일몰 때 가끔 나타나는 그리스 문자 오메가(Ω) 모양의 태양은 에투루리아 꽃병(Etruscan vase) 모양이라고도 부르는데, 한마디로 말해 태양의 '신기루'를 보는 것이다. 우리가 사물을 볼 수 있는 것은 그 사물로부터 반사된 빛이 우리 눈에 들어옴으로써 가능하다.

빛은 밀도가 다른 매질로 들어갈 때 굴절하게 되는데, 만일 수평선 바로 위쪽에 뜨거운 공기 층이 얇게 형성되어 있을 경우 태양으로부터 오는 빛은 직진하여 우리 눈에 들어 오기도 하지만 일부는 밀도가 낮은 뜨거운 공기 층을 통과하게 되고 이 때 이 빛이 윗부분으로 휘게 되어 우리 눈에 들어오게 된다.

즉 뜨거운 공기 층이 없었다면 우리 눈에 들어 오지 못할 태양 빛이 휘어져 우리 눈에 도달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이 빛도 직진하여 왔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그 연장선 상인 실제의 태양보다 아래쪽에 뒤집힌 태양의 허상이 보이게 되는 것이다.

신비로운 해돋이–두 개의 태양_일출이나 일몰 때 가끔 나타나는 그리스 문자 오메가(Ω) 모양의 태양은 한마디로 말해 태양의 '신기루'를 보는 것이다. 태양이 수평선 바로 위까지 올라오게 되면 실상과 허상이 합쳐져 오메가 모양의 태양을 보게 되며, 조금 더 올라오게 되면 실상과 허상이 분리되어 마치 두개의 태양이 뜨고 있는 것 같은 신기루를 보게 되는 것이다. Pentax K-1, Tamron SP AF 70-200mm F2.8 Di LD [IF] Macro, f/16, 1/640 s, ISO200
신비로운 해돋이–두 개의 태양_일출이나 일몰 때 가끔 나타나는 그리스 문자 오메가(Ω) 모양의 태양은 한마디로 말해 태양의 '신기루'를 보는 것이다. 태양이 수평선 바로 위까지 올라오게 되면 실상과 허상이 합쳐져 오메가 모양의 태양을 보게 되며, 조금 더 올라오게 되면 실상과 허상이 분리되어 마치 두개의 태양이 뜨고 있는 것 같은 신기루를 보게 되는 것이다. Pentax K-1, Tamron SP AF 70-200mm F2.8 Di LD [IF] Macro, f/16, 1/640 s, ISO200
태양이 수평선 바로 위까지 올라오게 되면 실상과 허상이 합쳐져 오메가 모양의 태양을 보게 되며, 조금 더 올라오게 되면 실상과 허상이 분리되어 마치 두개의 태양이 뜨고 있는 것 같은 신기루를 보게 되는 것이다. 아름답고 신비롭기는 하지만 자연 현상에 대한 인간의 부족한 지각능력이 만들어낸 신기루라는 생각을 하니 거대한 자연 앞에 선 인간의 한계를 실감하게도 하였다.

12월의 열정–애기동백꽃_제주의 겨울 아침은 애기동백꽃이 아름답게 피고, 아직도 가을 꿈을 꾸듯 꽃을 피우는 팔손이나무의 독특한 꽃들도 아름다웠다. Pentax K-1, smc PENTAX-D FA MACRO 100mm F2.8 WR, f/3.5, 1/60 s, ISO200
12월의 열정–애기동백꽃_제주의 겨울 아침은 애기동백꽃이 아름답게 피고, 아직도 가을 꿈을 꾸듯 꽃을 피우는 팔손이나무의 독특한 꽃들도 아름다웠다. Pentax K-1, smc PENTAX-D FA MACRO 100mm F2.8 WR, f/3.5, 1/60 s, ISO200
제주의 겨울 아침은 애기동백꽃이 아름답게 피고, 아직도 가을 꿈을 꾸듯 꽃을 피우는 팔손이나무의 독특한 꽃들도 아름다웠다. 군데군데 붉은 보석으로 장식한 듯 열매를 달고 서 있는 먼나무는 자연이 만든 크리스마스 트리처럼 아름다운 자태로 겨울 아침 햇살을 즐기고 있었다.

풍성한 나무–먼나무_군데군데 붉은 보석으로 장식한 듯 열매를 달고 서 있는 먼나무는 자연이 만든 크리스마스 트리처럼 아름다운 자태로 겨울 아침 햇살을 즐기고 있었다. Pentax K-1, smc PENTAX-D FA MACRO 100mm F2.8 WR, f/3.5, 1/160 s, ISO200
풍성한 나무–먼나무_군데군데 붉은 보석으로 장식한 듯 열매를 달고 서 있는 먼나무는 자연이 만든 크리스마스 트리처럼 아름다운 자태로 겨울 아침 햇살을 즐기고 있었다. Pentax K-1, smc PENTAX-D FA MACRO 100mm F2.8 WR, f/3.5, 1/160 s, ISO200
제주도처럼 아름다운 자연 모습은 없지만 우리 동네에서도 여전히 특별한 아름다움들을 찾을 수 있다. 이른 아침 서리가 뽀얗게 덮인 영산홍의 겨울 잎이나, 막 떠오른 부드러운 금빛 겨울 아침 햇살에 모습을 드러낸 꽃댕강나무의 겨울 잎과 줄기는 봄이나 여름철 그들의 전성기 때와는 또 다른 아름다움과 매력을 보여준다.

아름다운 겨울 아침-영산홍_우리 동네에서도 여전히 특별한 아름다움들을 찾을 수 있다. 이른 아침 서리가 뽀얗게 덮인 영산홍의 겨울 잎이나, 막 떠오른 부드러운 금빛 겨울 아침 햇살에 모습을 드러낸 꽃댕강나무의 겨울 잎과 줄기는 봄이나 여름철 그들의 전성기 때와는 또 다른 아름다움과 매력을 보여준다. Pentax K-1, smc PENTAX-D FA MACRO 100mm F2.8 WR, f/3.5, 1/125 s, ISO100
아름다운 겨울 아침-영산홍_우리 동네에서도 여전히 특별한 아름다움들을 찾을 수 있다. 이른 아침 서리가 뽀얗게 덮인 영산홍의 겨울 잎이나, 막 떠오른 부드러운 금빛 겨울 아침 햇살에 모습을 드러낸 꽃댕강나무의 겨울 잎과 줄기는 봄이나 여름철 그들의 전성기 때와는 또 다른 아름다움과 매력을 보여준다. Pentax K-1, smc PENTAX-D FA MACRO 100mm F2.8 WR, f/3.5, 1/125 s, ISO100
잎을 모두 떨군 텅 빈 가지에 그래도 까치집 하나는 단단히 품고 있는 겨울 나무가 막 떠오르는 아침 햇살을 바라보며 실루엣처럼 서 있는 모습은 겨울 아침에만 만날 수 있는 아주 특별한 아름다움이다.

겨울 나무의 아침_잎을 모두 떨군 텅 빈 가지에 그래도 까치집 하나는 단단히 품고 있는 겨울 나무가 막 떠오르는 아침 햇살을 바라보며 실루엣처럼 서 있는 모습은 겨울 아침에만 만날 수 있는 아주 특별한 아름다움이다. Pentax K-1, HD PENTAX-D FA 24-70mm F2.8ED SDM WR, f/22, 1/125 s, ISO100
겨울 나무의 아침_잎을 모두 떨군 텅 빈 가지에 그래도 까치집 하나는 단단히 품고 있는 겨울 나무가 막 떠오르는 아침 햇살을 바라보며 실루엣처럼 서 있는 모습은 겨울 아침에만 만날 수 있는 아주 특별한 아름다움이다. Pentax K-1, HD PENTAX-D FA 24-70mm F2.8ED SDM WR, f/22, 1/125 s, ISO100
이러한 아름다움을 찾을 수 있고 볼 수 있는 눈과 마음이 있다면 겨울 아침도 다른 계절 못지 않게 아름다운 계절임을 깨닫게 될 것이다. 또 혹 이런 아름다움을 찾지 못한다 하더라도 따뜻한 커피 한 잔과 아름다운 음악 그리고 재미있는 책 한 권을 읽을 여유로움이 있다면 이 또한 아름다운 겨울 아침이 되지 않겠는가?

겨울 노래/ 이해인

끝없는 생각은
산 기슭에 설목(雪木)으로 서고
슬픔은 바다로 치달려
섬으로 엎드린다

고해소에 앉아
나의 참회를 기다리는
은총의 겨울

더운 눈물은 소리없이
눈밭에 떨어지고

미완성의 노래를 개켜들고
훌훌히 떠난 자들의 마을을 향해
나도 멀리 갈길을 예비한다

밤마다 깃발 드는
예언자의 목쉰 소리

오늘도
나를 기다리며
다듬이질하는 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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