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준명 IBS 식물 노화·수명 연구단, PWR 단백질이 탈아세틸화 과정 유도해 개화 시기 조절
리버사이드 캘리포니아대 교수팀과 공동 연구···'미국국립과학원회보'에 게재 

히스톤 아세틸화/탈아세틸화 개념도. 염색체는 크로마틴(염색질)이 응축되고 엉킨 구조인데, 가장 기본 단위는 뉴클레오솜이다. 이 뉴클레오솜이 실처럼 길게 연결될 것이 크로마틴이고, 세포 분열기에 응축된 것을 염색체라 한다. 뉴클레오솜은 히스톤 단백질 8개가 DNA에 감긴 단위체인데, 아세틸화 효소에 의해 히스톤 단백질에 아세틸기가 붙으면, 히스톤의 연결이 느슨해지면서 DNA 전사가 가능해 유전자가 활성화된다. <자료=IBS 제공>
히스톤 아세틸화/탈아세틸화 개념도. 염색체는 크로마틴(염색질)이 응축되고 엉킨 구조인데, 가장 기본 단위는 뉴클레오솜이다. 이 뉴클레오솜이 실처럼 길게 연결될 것이 크로마틴이고, 세포 분열기에 응축된 것을 염색체라 한다. 뉴클레오솜은 히스톤 단백질 8개가 DNA에 감긴 단위체인데, 아세틸화 효소에 의해 히스톤 단백질에 아세틸기가 붙으면, 히스톤의 연결이 느슨해지면서 DNA 전사가 가능해 유전자가 활성화된다. <자료=IBS 제공>
국내 연구진이 식물의 꽃 피는 시기를 결정하는 단백질의 기능을 밝혀냈다.  

식물은 동물처럼 적극적으로 움직일 수 없기 때문에 생존을 위해 외부 환경의 변화에 민감하게 대응해야 하기에 후성유전학적 메커니즘을 통해 발달, 성장, 적응, 노화 등 생애 전반에 걸쳐 중요한 유전적 결정을 내린다. 

IBS(원장 김두철·기초과학연구원)는 식물 노화·수명 연구단 곽준명 그룹리더와 김윤주 연구위원이 리버사이드 캘리포니아대 쉐미이 첸(Xuemei Chen) 교수팀과 공동 연구를 통해 식물의 'PWR' 단백질이 '탈아세틸화'를 일으켜 식물의 성장과 개화시기를 조절한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19일 밝혔다.  

PWR 단백질은 개화 시기 조절과 꽃의 기관 형성 기능을 수행한다는 사실이 기존에 알려져 있었으나 구체적인 작용 메커니즘은 밝혀진 바가 없었다.

연구팀은 PWR 단백질이 히스톤 탈아세틸화 효소(Histone Deacetylase) 중의 하나인 HDA9와 복합체를 이뤄 식물의 성장 및 개화시기를 조절함을 알아냈다.

여러 후성유전학적 조절 메커니즘 중 하나로 알려진 히스톤 아세틸화/탈아세틸화 과정은 히스톤 아세틸화 효소와 탈아세틸화 효소에 의한 뉴클레오솜(Nucleosome)의 구조 변형을 통해 이루어진다. 

히스톤 아세틸화 효소가 뭉쳐져 있는 히스톤 단백질에 아세틸기를 붙여 뉴클레오솜의 연결을 느슨하게 하면 DNA 전사가 가능해 유전자 발현이 촉진된다. 반대로 탈아세틸화 효소가 느슨하게 연결된 히스톤 단백질의 아세틸기를 떼면 뉴클레오솜이 다시 뭉쳐 유전자 발현 정도가 감소하게 된다. 

탈아세틸화 과정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을 경우 잎이 작게 자라거나 꽃이 빨리 피는 등 식물의 성장과 발달에 문제가 발생하는 것.  

연구팀은 PWR 단백질과 HDA9의 해당 유전자를 각각 결여시킨 돌연변이체를 관찰한 결과, 정상 식물에 비해 히스톤 단백질의 아세틸화가 증가하며, 그에 따른 개화 유전자 발현 또한 증가됨을 확인했다.

두 돌연변이체에서 아세틸화되는 히스톤 단백질들의 유전체 상 위치와 발현이 증가하는 유전자들의 종류가 상당히 유사했는데 그 결과 두 개체 모두 정상 식물보다 개화시기가 빨랐고, 열매 끝이 뭉툭한 모양이었다. 

곽준명 박사는 "PWR-HDA9 복합체는 애기 장대의 개화 조절 유전자 중 하나인 AGL19의 탈아세틸화를 촉진함으로써 유전자의 발현 정도를 조절, 식물의 개화시기를 조절함이 증명됐다"며 "이번 연구는 식물에서 PWR-HDA9 복합체의 구성과 PWR 단백질의 탈아세틸화 기능을 처음으로 밝힌데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온라인판에 12월 5일자에 실렸다. 

PWR와 HDA9 돌연변이체의 표현형. (위)pwr 과 hda9 돌연변이체 표현형은 매우 흡사하다. 대조군인 Col 식물에 비해 pwr 과 hda9 돌연변이체의 애기장대 개화시기가 빠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아래) 암술이 수정 후 발달하여 씨앗을 가지는 긴 모양의 열매(장각과)를 보면, 역시 대조군인 Col식물에 비해 pwr 과 hda9 돌연변이체의 열매 끝이 뾰족하지 않고 뭉툭한 모양임을 알 수 있다. <자료=IBS 제공>
PWR와 HDA9 돌연변이체의 표현형. (위)pwr 과 hda9 돌연변이체 표현형은 매우 흡사하다. 대조군인 Col 식물에 비해 pwr 과 hda9 돌연변이체의 애기장대 개화시기가 빠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아래) 암술이 수정 후 발달하여 씨앗을 가지는 긴 모양의 열매(장각과)를 보면, 역시 대조군인 Col식물에 비해 pwr 과 hda9 돌연변이체의 열매 끝이 뾰족하지 않고 뭉툭한 모양임을 알 수 있다. <자료=I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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