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민섭 UNIST 교수 "빛 생성 패러다임 바꿨다"

허민섭 UNIST 자연과학부 교수(왼), 야로진스키 영국 스트라스클라이드 대학 교수(오른).<사진=UNIST 제공>
허민섭 UNIST 자연과학부 교수(왼), 야로진스키 영국 스트라스클라이드 대학 교수(오른).<사진=UNIST 제공>
국내외 공동 연구팀이 고전물리학적 통념을 깬 새로운 '빛 생성' 메커니즘을 규명했다.

UNIST(울산과학기술원·총장 정무영)는 허민섭 자연과학부 교수와 야로진스키 영국 스트라스클라이드 대학 교수 등 공동 연구팀이 빛의 진행을 방해하는 컷오프 현상이 '결맞은 빛'을 만들어낼 수 있음을 입증했다고 12일 밝혔다.

다양한 종류의 빛은 각기 다른 파장을 가진다. 빛은 공기나 물 같은 매질을 통해 전달되지만, 진동수가 낮은 빛은 매질을 통과하지 못한다. 이처럼 진동수가 낮은 빛이 매질에서 튕겨 나오는 현상을 '컷오프'라고 부른다. 깊은 터널까지 라디오 전파가 들어오지 못하는 이유도 컷오프 현상 때문이다.

'결맞은 빛'은 진동수가 하나로 정해져 에너지가 강력하거나 쓰임새가 정해져 있는 빛을 말한다.

대표적인 결맞은 빛으로 레이저 포인터의 '레이저', 전자레인지의 '마이크로파', 휴대폰 방출 '전자기파', 연구 목적으로 사용되는 '방사광 엑스레이'나 '군사용 레이더' 등이 있다.

결맞은 빛을 만들어 내는 원리는 단순하다. 하나의 진동수로 결맞게 진동하는 전류를 만들면 결맞은 전자기파가 방출된다. 휴대폰 내부 안테나에서 2GHz로 전류가 진동하고 있다면, 휴대폰에서는 2GHz의 결맞은 전자기파가 방출되는 것이다.

공동 연구팀은 '결맞은 빛을 생성하려면 결맞은 전류가 필요하다'는 통념을 깨고 새로운 방식으로 결맞은 빛을 만들 수 있다는 메커니즘을 규명했다.

연구팀은 일반적인 전류를 컷오프가 나타나는 곳에 두면 결맞은 빛이 생성된다는 것을 밝혔다. 진동수가 다양한 전류 안테나를 구리로 된 구조물 속에 둔다면 특정 진동수만 뽑혀 결맞음 특성을 가진 빛이 만들어짐을 발견했다.

허민섭 교수는 "결맞은 전류를 만들기 위한 복잡한 장치를 없앨 수 있으므로 차세대 결맞은 빛 생성 장치를 만드는 데 효과적으로 사용될 수 있다"며 "지속적으로 공동 연구를 통해 실험적으로도 아이디어를 입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빛 생성과 멀게 여겨졌던 현상이 유용한 빛을 만드는 데 쓰인다는 걸 밝혀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라며 "더 발견할 게 없을 것이라 여겨진 고전물리학적 현상으로 빛 생성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원리를 찾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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