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 껍질'로 이차전지 음극재 만든다

조원철·서명원 에너지연 박사 "마그네슘 열환원법 대체 할 것"
국내 연구팀이 벼 껍질을 이용해 이차전지 음극재로 사용할 수 있는 실리콘 제조 공정을 개발했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곽병성 원장)은 조원철·서명원 박사 연구팀이 벼 껍질에서 나오는 비정질 실리카를 간단하게 실리콘으로 환원시키는 '마그네슘 밀링 공정' 기술을 개발했다고 12일 밝혔다.

국내에서 매년 70만 톤씩 농부산물로 발생되는 벼 껍질에는 실리콘 원료인 나노구조 실리카가 20% 함유돼 있다. 실리카를 실리콘으로 환원시키면 실리콘 부피 팽창을 효율적으로 제어할 수 있어 이차전지 음극재에 활용 시 우수한 용량 유지와 출력 성능을 갖는다.

그동안 벼 껍질의 실리카를 실리콘으로 환원하기 위해 마그네슘 열환원법이 이용돼 왔다. 이 공정은 600도에서 900도의 고온이 필요하고 환원을 위해 5시간 이상을 유지해야 하며 공정 설계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었다.

마그네슘 밀링 공정 개념도.<사진=연구팀 제공>마그네슘 밀링 공정 개념도.<사진=연구팀 제공>

연구팀은 마그네슘 열환원법을 단순화한 '마그네슘 밀링' 공정을 개발했고, 공정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해 벼 껍질 실리카를 3차원 다공성 구조를 갖는 나노 구조 실리콘으로 환원시키는데 성공했다.

마그네슘 밀링 공정은 마그네슘 분말을 환원제로 이용하며 볼밀 공정을 통해 실리카와 같은 물질을 환원시키는 공정이다. 단시간인 50분 이내에 상온·상압 조건에서 5L 규모의 실리콘 환원이 가능하다.

연구팀이 개발한 공정은 실리카 환원 수율은 91.72% 수준이다. 캐나다 토론토 대학 연구팀이 보유하고 있는 세계 최고치인 83.2%를 능가했다.

또 이번 공정으로 제조된 나노구조 실리콘을 이차전지 음극재로 사용했을 때 기존의 탄소 음극재보다 높은 용량을, 마그네슘 열환원법에 의해 제조된 실리콘 음극재와는 비슷한 성능을 나타냈다.

서명원 박사는 "현재 연구팀은 연간 3톤의 벼 껍질 실리콘 생산 통합 공정의 기본 설계를 완료했다"라며 "이차전지 음극재 등 에너지 소재 기업으로의 기술 이전·후속 연구를 통해 실증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조원철 박사는 "나노 실리콘 대량 생산화의 난제였던 마그네슘 열환원법을 대체할 수 있는 원천기술"이라며 "1%가 채 되지 않는 이차전지 음극재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 수 있는 기술을 국내에서 확보했다는데 의의가 크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나노화학 분야 권위지인 '나노 레터스'(Nano Letters)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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