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과학기술지주-GIST-에너지홀딩스그룹 합작투자 '에코에너지솔루션즈'
셰일가스 채취 혼합액 실시간 수질 측정 장비 개발
박희원 대표 "디지털 융합환경산업 글로벌 선점 사례 보여주겠다"

미래과기지주와 에너지홀딩스그룹, GIST가 합작투자해 설립한 '에코에너지솔루션즈'를 이끄는 박희원 대표. 셰일가스 채취 원리와 에코에너지솔루션즈가 개발한 실시간 오염물 통합 분석·관리 시스템·장비를 설명하고 있다.<사진=박성민 기자>
미래과기지주와 에너지홀딩스그룹, GIST가 합작투자해 설립한 '에코에너지솔루션즈'를 이끄는 박희원 대표. 셰일가스 채취 원리와 에코에너지솔루션즈가 개발한 실시간 오염물 통합 분석·관리 시스템·장비를 설명하고 있다.<사진=박성민 기자>
"제4차 산업혁명 시대는 기업인·정치인·문화인의 구분이 통합된 '변화가'가 등장할 것입니다. 한국의 먹거리를 주도하는 사람은 바로 변화가입니다. 기업인이 아닌 변화가로 무장해 글로벌 유전(油田)관리 시장에 솔루션을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지하자원이라곤 석탄밖에 없는 한국에서 유전관리 회사를 설립한 이유는 무엇일까? 외국계 회사들이 독식하고 있는 유전 개발 서비스 시장에 순수한 국내 기술로 글로벌 유전시장 틈새를 노리는 벤처기업이 있다. 

유전관리 솔루션 제공 전문기업 에코에너지솔루션즈(대표 박희원)가 그 주인공이다. 에코에너지솔루션즈는 미래과학기술지주와 에너지홀딩스그룹이 합작으로 투자해 만든 조인트벤처 회사다.

지난 2004년 설립된 에너지홀딩스그룹은 당초 석유나 광물자원의 매장량을 평가하고 유망에너지사업을 발굴해 국내 기업에 소개해 온 국내 유일 에너지 자원 투자 기술 컨설팅 기업이다.

박희원 대표에 따르면 국내에서 유전 관련 펀드는 2006년 처음 등장했다. 당시 한국투자신탁이 출시한 '베트남 유전펀드 제1호'도 에너지홀딩스그룹의 기술자문에서 시작됐다. 한국 주요 투자기관·대기업 등에서 해외 자원개발 사업을 물색할 때 에너지홀딩스그룹이 투자 전 과정에 전문 기술 자문과 투자 후 유전관리 자문을 해온 바 있다.

에너지홀딩스그룹을 이끌던 박 대표는 당시 미국·캐나다 등 유전개발 현장 전문가와 밀접한 관계를 맺어왔다. 자연스럽게 유전관리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기술 수요를 생생하게 마주해 왔다.

그런 가운데 박 대표는 10년간의 밀착현장 경험·정보를 바탕으로 지난 2014년 유전현장 관리 솔루션을 제공하는 에코에너지솔루션즈를 탄생시켰다.

박 대표는 "에너지홀딩스그룹을 이끌어오면서 글로벌 유전관리 시장에 필요한 기술을 생생하게 지켜봐 왔다"라며 "특히 현장의 전문가와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며 유전관리 솔루션을 면밀히 파악·분석하는 과정을 지속했다. 순수한 국내 기술을 바탕으로 글로벌 유전관리 시장을 선점하겠다"고 피력했다.

◆ 셰일가스 채취에 화학원소 성분 측정만 일주일···"1분으로 줄였다"

"단단한 셰일지층의 가스나 원유를 산출하기 위해 화학약품을 섞은 물을 대량으로 주입하게 되는데, 이 후 환원되는 회수수의 오염 측정은 필수죠. 이 회수수를 다시 사용할 수 있을지, 자연으로 방출해도 되는지 여부를 알아야 하기 때문이죠. 현장에서 시료를 채취해 실험실에서 복잡한 처리를 거쳐 성분 측정 결과를 얻는데 거의 일주일 이상 걸리던 것을 현장에서 단 1분 만에 가능하게 됐습니다."

박희원 대표가 셰일가스 시장을 설명하며 L-LIBS 장비를 소개하고 있다.<사진=박성민 기자>
박희원 대표가 셰일가스 시장을 설명하며 L-LIBS 장비를 소개하고 있다.<사진=박성민 기자>
셰일가스는 오랜 세월 동안 모래와 진흙이 쌓여 단단하게 굳은 탄화수소가 셰일층에 매장돼 있는 가스다.

미국·중국·중동·러시아 등 세계 31개국에 약 187조4000억m3가 매장돼 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전 세계가 향후 60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기술적 제약으로 채취가 어려웠던 셰일가스는 2000년대 들어서면서 미국을 중심으로 신에너지원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화학약품을 섞은 주입수를 고압으로 분사하는 '수압파쇄법'으로 셰일가스 채취 기술적 제약을 극복한 것이다.

수압파쇄법은 고압의 주입수를 저층에 주입해 셰일층의 암석을 파쇄한다. 파쇄된 암석 틈 사이에서 셰일가스를 채취하는 방법이다.

암석 파쇄에 사용된 주입수는 다시 지상으로 올라온다. 이 회수수는 주입시 섞은 화학약품과 지층내 존재하는 각종 방사성·오염 물질이 혼합될 수 있으므로 화학원소 성분 측정은 필수다.

박 대표에 따르면 그동안 유전개발 현장에서 회수수를 추출해 실험실로 직접 들고가 성분을 분석해 왔다. 실험실에서 회수수를 측정하는데 일주일 이상 소요된다. 다음 단계 의사결정을 위한 작업 대기 시간에 따른 비용이 추가로 발생하는 것. 비용만 1억원이 넘는다.

그는 "실험실에서는 오염물의 고농도 측정을 위해 대형 정밀측정 장비가 필요하다"라며 "또 오염물을 건조해 액체를 증발시키고 분말 성분을 처리한 뒤 측정해야 하는 장기간 전처리 작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박기홍 GIST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제작한 L-LIBS 장비의 모습.<사진=박성민 기자>
박기홍 GIST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제작한 L-LIBS 장비의 모습.<사진=박성민 기자>
유전관리 시장에 에코에너지솔루션즈가 내놓은 핵심 장비는 L-LIBS다. 강력한 레이져 빔을 사용해 혼합액에 플라즈마를 발생시킨다. 이후 발생한 빛을 측정해 화학적 원소 성분을 알 수 있다. 현장에서 1분 이내에 혼합액 화학원소 측정이 가능하다.

박 대표는 "불꽃놀이를 할 때 화학적 원소에 따라 색이 다르게 나타나는 개념을 반대로 이용해 성분을 측정할 수 있는 것"이라며 "오염된 혼합물은 물론이고 원유의 질과 양을 1분 이내에 파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

L-LIBS는 지난 2013년 박기홍 GIST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제작된 장비다. 실시간으로 다양한 오염물을 통합 분석·관리할 수 있는 장비의 프로토타입을 개발했고 올해 시제품을 만들어 본격적 사업화에 나선다.

장비 크기를 대폭 소형화해 작업자가 손쉽게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다. 또 정보통신 기술을 융합해  원격데이터 전송 기능을 장착했다. 현장의 오염원 이상 징후를 관리자가 실시간으로 휴대폰을 통해 모니터링 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박 대표는 "L-LIBS는 유전관리 현장 성분 측정 뿐만 아니라 드론을 활용해 실생활 잠재 오염지역의 모니터링·관리도 가능하다"라며 "또 장비에 정보통신 기술을 결합해 현장에 가지 않고 스마트폰을 통해 실시간 모니터링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에코에너지솔루션즈를 '글로벌 창의 기업'으로 정의했다. 그는 "한국 투자 시장은 벤처기업의 가치를 재무제표나 해외 유사사례에서 찾으려고 한다"라며 "하지만 현장 경험에서 비롯된 독창적 아이템이 중요하다. 진취적·적극적 마인드로 글로벌 기업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셰일가스 개발에 가장 중요한 이슈로 주목받고 있는 수질오염 문제와 관련한 환경오염문제를 국내 기술로 해결해 나가겠다"라며 "국내 기술이 융합환경산업의 글로벌 강자로 거듭날 수 있다는 사례를 만들어 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박 대표는 "기업인이 아닌 변화가로 무장해 글로벌 환경 관리 시장에 최고의 솔루션을 제공해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사진=박성민 기자>
박 대표는 "기업인이 아닌 변화가로 무장해 글로벌 환경 관리 시장에 최고의 솔루션을 제공해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사진=박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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