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개질처럼 원하는 모양으로···"형태·크기 확장 가능"
정희수 ADD 선임연구원 "화생방 제독 개발 가능성 열어"

국내 연구팀이 입을 수 있는 플라즈마 직물 제작기술을 개발했다.

ADD(국방과학연구소·소장 김인호)는 정희수 선임연구원이 유연전극(flexible electrode)을 활용한 입을 수 있는 대기압 공기 플라즈마 직물 제작 기술을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물질은 고체·액체·기체 등 세 가지 상태로 구분된다. 플라즈마는 '제4의 물질 상태'다. 기체 상태에 높은 에너지를 가하면 기체는 전자와 원자핵으로 분리되며 플라즈마 상태가 된다.

대표적인 플라즈마 상태는 번개·오로라 등이다. 인공적으로 플라즈마를 만들려면 초고주파·전자빔 등 전기적 방법을 가해 플라즈마를 생성한 다음 자기장 등을 사용해 상태를 유지한다.

기존 플라즈마 반응기는 단단하고 평평한 도체 전극을 사용하므로 3차원의 복잡한 전극 구조를 제작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뜨개질 방법을 통해 섬유형태로 제작된 웨어러블 대기압 플라즈마 반응기.<사진= 사이언티픽 리포트 네이처 제공>
뜨개질 방법을 통해 섬유형태로 제작된 웨어러블 대기압 플라즈마 반응기.<사진= 사이언티픽 리포트 네이처 제공>
연구팀은 원하는 대로 구부리고 묶을 수 있는 유연전극을 고안, 입을 수 있는 대기압 공기 플라즈마 직물 제작 기술을 개발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유연전극은 한 가닥의 전선 형태가 방전이 가능한 단위 구조로 이뤄져 있다. 뜨개질 방법(편조·직조)을 활용해 2·3차원 등 원하는 모양으로 전극 형태와 크기를 확장할 수 있다.

ADD는 대기압 공기 플라즈마를 덮어 제독이 가능한 '플라즈마 담요'를 연구 중이다. 학술지에 게재된 논문에도 플라즈마 담요의 핵심 부품인 유연전극을 활용한 독성 화학무기인 신경작용제(VX, GD)와 수포작용제(HD)를 수십 분 내에 제독 가능한 기술을 소개하고 있다.
  
이번 연구결과는 플라즈마를 활용하는 산업 분야에서 다양하게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플라즈마는 표면이나 공기 중에 포함된 오염물질을 분해하고 제거하는데 효과적이다. 살균과 상처 치료가 가능하므로 환경, 식품, 바이오, 의료, 미용 분야 등 폭넓은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다.

정희수 선임연구원은 "국방과학 분야의 독창적이고 선도적인 플라즈마 기술 개발을 통해 국가 안보를 굳건히 할 것"이라며 "이번 연구가 국방 플라즈마의 씨앗이 돼 다양한 플라즈마 연구가 진행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네이처 자매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18일 자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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