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ETRI 융합기술연구생산센터서 '혁신방안 확정 최종회의' 개최
출연연 혁신위, '조직인재·연구·시스템' 경쟁력 혁신 3대 전략 발표

출연연 혁신위원회는 7일 ETRI 융합기술연구생산센터에서 '제3회 전체회의'를 개최했다.<사진=박성민 기자>
출연연 혁신위원회는 7일 ETRI 융합기술연구생산센터에서 '제3회 전체회의'를 개최했다.<사진=박성민 기자>
'출연연 공동연구센터 설치·운영'
'솔루션 연구개발(R&SD) 기획위원회 운영'
'프론티어 연구기획 책임자 제도 도입'
'산·학·연 공동연구협의회 운영'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소관 25개 정부출연연구기관이 자발적으로 마련한 과학계 혁신방안이다.

과학계에서 자발적으로 구성한 '출연연 혁신위원회'(위원장 정순용 화학연 부원장·이하 혁신위)는 7일 ETRI 융합기술연구생산센터에서 '제3차 전체회의'를 열고 지난 5개월 동안 논의한 혁신방안을 최종 확정했다.

지난해 8월 발족한 혁신위는 제1차 전체회의에서 출연연 내외부 의견수렴과 혁신방안을 수립했다. 제2차 전체회의에서 논의·보완을 통해 최종 혁신방안(안)을 마련했고 제3차 전체회의에서 혁신방안을 공개했다.

혁신위는 25개 출연연 각 부원장과 대표부서장 등 총 50명으로 구성됐으며, 위원장·분과장·총괄간사·실무간사·혁신위원 등으로 구분됐다.

혁신위에서 확정된 혁신방안은 '3대 전략 6대 의제'로 구성됐다. 혁신방안 3대 전략은 ▲조직·인재 경쟁력 혁신 ▲연구 경쟁력 혁신 ▲시스템 경쟁력 혁신 등이다.

혁신위에서 확정된 3대 전략과 6대 의제.<그림=혁신위 제공>
혁신위에서 확정된 3대 전략과 6대 의제.<그림=혁신위 제공>
세부 6개 의제로는 ▲그룹 중심의 조직문화 구축 및 엄격한 연구윤리 정립 ▲우수인재 유치 및 육성을 통한 개방형 혁신 가속화 ▲미래 프론티어 원천연구 집중 ▲국가사회문제 해결형 연구 집중 ▲출연연 융합 및 협업체계 고도화 ▲산업혁신을 위한 산학연 플랫폼 구축 등으로 나뉜다.

이날 전체회의에서 고영주 총괄간사(화학연 본부장)가 혁신방안 세부내용을 발표하고 혁신위원이 혁신방안에 대한 최종 논의를 진행했다.

고영주 총괄간사는 "출연연 성과·운영과 관련된 내·외부 다양한 이슈에 대해 출연연 자기 성찰이 필요하다"라며 "연구 수행·평가·조직·윤리·문화 등 R&D 수행체계 전반에 대한 반성과 혁신을 위해 혁신위가 출범했다"고 소개했다.

정순용 위원장은 "정부의 재정적 지원이나 제도개선 요구를 전제로 하지 않는다. 출연연 스스로 할 수 있는 자기주도형 혁신을 추진한다"며 "공감할 수 있는 혁신, 미래지향적 혁신, 상생을 위한 혁신을 만들어가겠다"고 강조했다.

◆ 조직·인재 경쟁력 혁신···"그룹연구 중심 조직운영"

이날 출연연 혁신위원 약 50여명이 한자리에 모여 혁신방안을 최종 검토하고 확정했다.<사진=박성민 제공>
이날 출연연 혁신위원 약 50여명이 한자리에 모여 혁신방안을 최종 검토하고 확정했다.<사진=박성민 제공>

혁신방안 첫 번째 전략은 '조직·인재 경쟁력 혁신'이다. 출연연 연구문화를 정립하기 위해 그룹연구 중심 조직문화를 구축하겠다는 방안이다. 개인 실적보다 그룹의 연구과제 성과와 기여도에 초점을 둔 그룹평가를 강화한다.

또 평가 결과에 따른 예산·인력 등 그룹별 차등 지원폭도 확대한다. 저평가 그룹에는 그룹 해체·조정, 우수평가 그룹에는 예산·인력·장비 등을 대폭 지원한다. 연구성과에 따른 보상체계인 '풀링제'도 확대·정착시킨다. 참여율이 아닌 기여도에 따라 보상 차등폭을 확대할 방침이다.

원천연구·고유임무에 대한 연구몰입 환경도 적극적으로 조성한다. 연구과제 수의 대폭 축소로 대형 과제, 원천연구 과제, 사회문제 해결 연구 과제 등에 대한 연구집중도를 제고한다는 계획이다.

2015년 기준 1인당 평균 연구과제인 3.7건에서 2.5건으로 축소하고 개인보다 임무형·그룹형 연구과제 중심으로 전환한다. 또 일정 금액 이하의 소규모 PBS 과제 수탁 경쟁을 지양키로 했다.

우수인재를 유치·육성하기 위한 개방형 혁신도 가속화된다. 출연연 연구그룹 리더의 개방형 채용과 Top-down 방식의 신진연구자 채용을 확대한다. 대학·기업·해외 리더급 연구자를 '개방형임용제' 방식으로 영입해 대형 사업의 최상급 연구 책임자로 대우할 예정이다.

무정년 석좌제도도 운영한다. 노벨상 후보나 유수 저널 편집자 등 객관적 기준으로 선정해 국가대표급 우수 연구그룹 리더에 대한 차별화된 지원체계를 구축할 방침이다.

과학 대중화를 위한 대국민 과학문화 소통 공간도 확대된다. ▲SNS 콘텐츠 개발 ▲연구현장 방문 프로그램 ▲시민참여 과학문화 공간 프로그램·활동 등 온·오프라인 대국민 과학문화 확산 채널을 확대한다.

◆ 연구 경쟁력 혁신···'R&SD 기획위원회 운영"

두 번째 혁신방안 전략은 '연구 경쟁력 혁신'이다. 국가·사회적 현안이슈 해결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증대되는 가운데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R&SD 기획위원회'를 가동한다.

혁신위를 중심으로 기획위원회를 운영하고, 실질적 연구기획을 위해 출연연별 코디네이터를 선정할 방침이다. 신속한 성과도출과 확산을 위해 단·중기적 2~5년의 문제해결형 프로젝트 중심으로 운영된다.

'R&SD 기획위원회' 체계도.<그림=혁신위 제공>
'R&SD 기획위원회' 체계도.<그림=혁신위 제공>
출연연별 대표 솔루션 연구를 선정하고 협업·융합이 필요한 분야는 코디네이터 중심의 공동연구 체제를 구축한다. 공동연구 사업일 경우 참여 출연연의 주요사업비 분담을 통해 재원을 마련할 예정이다.

평가 지표는 파급력·활용도다. 논문·특허에 대한 성과 요구를 지양하고 성과의 대중성·시급성 등을 고려해 후속 과제를 기획·추진한다.

프론티어 연구기획 체계도.<그림=혁신위 제공>
프론티어 연구기획 체계도.<그림=혁신위 제공>
'프론티어 연구기획 책임자 제도'도 도입된다. 출연연 별 고유임무와 미션에 맞는 프론티어 연구주제 선정을 위한 기획 책임자를 구성한다. 책임자는 임기제 방식으로 선발·운영되며 프론티어 연구기획 단계부터 전면 위임될 예정이다.

연구기획 책임자에게 인력과 연구비 집행의 자율성을 보장하기 위해 장기(5~10년) 프로젝트로 운영된다. 과제구성·연구비배분·인력확보 등 운영 전반에 대한 자율권을 보장할 계획이다.  

◆ 시스템 경쟁력 혁신···"출연연 공동연구센터 설치·운영"

혁신방안 세 번째 전략은 '시스템 경쟁력 혁신'이다. 출연연 간 융합·협력 연구 활성화를 위한 협력 플랫폼인 '출연연 공동연구센터'를 구축한다.
 
기존 연구회 융합연구단 사업은 연구회 중심 'Top-down' 방식이었다면, 공동연구센터는 출연연 중심의 Bottom-up 방식이다. 참여 기관들은 최소 5년 이상 주요사업 예산을 투입해 중장기적으로 대표 융합 R&D 사업으로 육성할 수 있다.

출연연 공동연구센터 특징.<그림=혁신위 제공>
출연연 공동연구센터 특징.<그림=혁신위 제공>
또 연구회 융합연구단 사업종료 이후 추가연구가 필요할 경우 출연연 공동연구센터로 연계 추진 가능토록 설계할 계획이다. 연구 테마 선정·기획·방식·기간 등은 기간 여건에 따라 유연하게 운영된다.

기존 소속 기관의 연구체제를 유지하면서 겸직·이중소속 등으로 교류기관과 연구수행이 가능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할 방침이다.

산업혁신을 선도하기 위해 '산·학·연 공동연구협의회'도 운영된다. 기술 분야별 최고 수준을 보유한 산학연 네트워크 조직을 만들어 산업혁신 전략별 로드맵을 수립하고 개방형 혁신 과제 기획과 제언 등의 역할을 수행한다.

산학연 이어달리기식 연구체계로 초기 연구개발부터 상용화까지 연속성을 강화하고 기술완성도를 제고할 방침이다. 공동연구협의회 차원의 정례적 수요조사를 시행하고 상용화를 위한 혁신위 별도분과를 구성·운영할 계획이다.

혁신위가 마련한 혁신방안은 오는 15일 과학기술전략회의에서 안건 상정·보고된다. 이후 이번달 내로 출연연별 실행계획을 포함한 최종 보고서가 발간된다. 다음달에는 출연연별 혁신전략 실행과 주기적 점검에 돌입한다.

이날 전체회의에서 혁신위원들은 혁신방안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제시하며 최종 논의했다. 김정한 혁신위원(생기원 부원장)은 조직에 대한 공감대 형성을 우려했다. 그는 "25개 출연연 조직원 모두가 얼마나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을지가 가장 큰 관건"이라며 "각 기관별 특성에 맞게 혁신 전략을 펼쳐 나가겠지만, 혁신위원 차원에서 조직원 공감대를 좀 더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문영호 혁신위 분과장(KISTI 부원장)은 "융합·협력은 고정된 틀에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또 연구는 정해진 틀과 제도에서 성과를 낼 수 없다. 필요하다면 틀을 변형하면 된다"라며 "그동안 정부가 돈과 법으로 관리했기 때문에 우리도 돈과 법에 익숙해졌다. 혁신위가 과학계를 자율적으로 만들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복철 연구회 본부장은 "우리가 가보지 않은 길을 가려니 걸리는 것이 많아 보이겠지만, 경직되게 받아들이지 말자"라며 "출연연 스스로 각 고유임무와 특성에 맞는 혁신전략을 수립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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