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술혁신학회, 28일 '차기 정부 과학기술정책 토론회' 개최
"'과학기술=경제발전 도구' 생각 바꿔야 제대로 된 정책 나온다"

차기정부에서 추진돼야 할 과학기술 정책을 제안하는 토론이 마련됐다<사진=김지영 기자>
차기정부에서 추진돼야 할 과학기술 정책을 제안하는 토론이 마련됐다<사진=김지영 기자>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식 때 '미국우선주의'를 말했다. 과학기술계에서도 '연구우선주의'가 강조돼야하지 않나. 연구에 저해되는 요소를 과감하게 제거해야한다."(부하령 대한여성과학기술인회장)
 
"출연연이 공공복지나 사회적 문제해결에 앞장서는 등 국가적 미션을 해결하려면 연구비를 따러 가야만하는 PBS를 개선하고, 대형과제 중심 과제가 돼야한다."(양수석 출연연연구발전협의회총연합회장)
 
"과학기술을 경제발전의 도구라고 생각한 것이 제대로 된 과학기술 정책의 불가능을 가져온 것 같다. 19대 미래성장동력, 30대 국가중점과학기술 등 정부가 개발에 나선 것이 참 많지만 하나도 새로운게 없다. 콕 찝어주는게 아니라 연구자들에게 맡겨 자율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원호섭 매일경제 기자)
 
한국기술혁신학회(회장 이찬구)와 과학기술과 사회발전 연구회(회장 이상목)는 지난 28일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차기 정부 과학기술정책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은 차기정부에서 추진돼야 할 과학기술 정책을 제안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행사에 참석한 과학기술계 관계자들은 정부주도 연구개발에서 벗어나고 연구에 저해되는 요소를 과감하게 제거해야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토론에서 조민형 한남대학교 행정학과 교수는 "2008년 정부조직법 개정법률안 공청회에서도 비슷한 고민을 했었다. 당시 과학기술 전담부처의 중요성을 제안했으나 결국 이명박 정부 때 과학기술과 교육이 통합됐다"며 "이후 과학기술은 다시 미래창조과학부로 재편이 되었고 이는 정부조직개편의 실패사례 중 하나"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과학기술을 타 부처와 같이 두지 않을 것과 과학기술 전담부처가 기초원천에 투자함으로써 그 결과를 기업에서 활용할 수 있게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부하령 대한여성과학기술인회장은 "우리나라 과학계와 연구현장에서 연구를 우선시 하는 연구우선주의가 심어져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연구 외에 방해되는 일이 점점 과중되고 있다. 이를 과감하게 제거해 연구효율성을 높여야한다"며 "무조건 연구비를 많이 준다고 실적이 나오는 것이 아니다. 정말 적합한 사람에게 연구비를 배분할 수 있어야한다"고 설명했다.
 
양수석 출연연연구발전협의회총연합회장은 연구 자율성을 위해 출연연을 기타공공기관에서 제외할 것을 촉구했다. 또 그는 "출연연의 역할이 10년 전부터 불명확해지고 있다. 출연연은 고유영역에서 선도적 역할을 하며 공공복지나 사회적 문제해결에 앞장서는 등 국가적 미션해결을 해야한다"며 "이를 위해 연구비를 따러 나가야만하는 PBS를 개선하고 대형과제 중심의 운영체제로 바뀌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호섭 매일경제 기자는 "정부가 나서서 개발하겠다고 발표한 정책이 너무 많아 다 기억하지 못할 정도다. 그러나 사실 새로운 것은 없다. 이름만 바꿔 끼워 넣은 것"이라며 "알파고로 인해 인공지능이 화두가 됐을 때 우리 정부는 한국형 알파고를 만들겠다며 투자에 나섰다. 언제까지 선진국을 보며 투자를 할 것인가. 콕 찝어주는게 아니라 연구자들에게 맡겨 자율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언 정보통신정책연구원 ICT 전략연구실장은 우리 사회 문제점 중 하나인 청년실업 급증을 해결하기 위해 과학기술계도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경제성장 핵심이 기술혁신이며 연구개발을 통한 신사업 창출이 고용을 대체할 수 있을 것을 강조하며 "기술혁신을 늘리기 위해 R&D 재원을 확보해야한다. 기존의 인력들을 어떻게 활용할지, 또 확보를 위해 어떤 전략을 가질지 등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 GDP 대비 R&D투자규모가 1위라고는 하지만 미국이나 일본 독일 등에 비하면 총 수탁규모는 높은편은 아니다"라면서도 "그러나 투입에 반해 성과지표가 미흡하다는 것을 인지하고 R&D 투자 효율성 개선을 위한 환경마련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권혁동 교수.<사진=김지영 기자>
권혁동 교수.<사진=김지영 기자>
한편, 토론에 앞서 발제자로 권혁동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글로벌융합산업공학과 교수가 나서 '5천만을 위한 과학기술공감전략'이라는 제목으로 미래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할 '국가과학기술 혁신방안'을 발표했다.
 
권 교수는 '미래선도 성장잠재력 확충', '연구지원시스템의 고도화 및 효율화', '국가과학기술 혁신체제'라는 3대 기본 전략을 기반으로 20개 과제를 제시했다.
 
20개 과제는 ▲제4차 산업혁명을 위한 선제적 대응 ▲기초연구 투자확대 ▲삶의 질 제고를 위한 공공복지 기술 ▲국방기술 자립 ▲4차 산업혁명 대비 창의융합형 인재육성 ▲연구 산업 육성을 통한 일자리 창출 ▲과학기술 공적개발원조(ODA) 사업 확대 ▲연구지원시스템의 고도화 ▲국가과학기술연구회와 정부출연의 역할 및 위상 강화 ▲국가연구개발 회계 및 감사제도 선진화 ▲과학기술자의 자긍심 고취와 사회적 책무 강화 ▲여성과학기술인력 활용 확대 ▲고경력 퇴직과학기술자의 활용 확대 ▲효율적 산학연 협력체제 구축 ▲지적재산 보호강화를 위한 사법제도 선진화 ▲국가과학기술 종합조정체제 구축 ▲과학기술전담 부처의 설립 ▲지방과학기술혁신 ▲국가연구사업 관리기구 통합운영 ▲남북 과학기술협력 체제 강화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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