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이호철 튼튼마디한의원 부산서면점 원장

이호철 튼튼마디한의원 부산서면점 원장
이호철 튼튼마디한의원 부산서면점 원장
평상시 남들보다 얼굴색이 누런 편인 24세 김씨. 어딘가 아파 보인다는 주위 사람들의 걱정에 심한 콤플렉스를 느낄 정도다.

자주 체하고 속이 좋지 않아 치료를 위해 찾은 한의원에서 검진한 결과 비위의 기능이 떨어져 소화가 잘 되지 않고 얼굴이 누런색을 띠게 되었다는 진단을 받았다.

한의학에서 환자의 건강·질병 상태를 진료하는 방법 중 '망진(望診)'이라는 것이 있다. 겉으로 드러난 외형적 모습을 살펴서 우리 몸의 이상 유무를 파악하는 진단법이다. 혈색, 눈빛, 혀의 상태 등 부분적인 모습부터 전체적인 체형과 행동양상 등을 두루 살피는 것이다.

그 중 사람 얼굴은 오장육부의 건강 상태를 모두 반영하는 곳으로 얼굴만 자세히 들여다보아도 어느 부위가 약하고 강한지를 추측해 볼 수 있다.

얼굴로는 오장육부중 위(胃)의 경락이 지나가는데 위장은 인체 생명활동의 근본이며 오장육부를 모두 먹여 살리는 곳이다.

한의학의 바이블인 황제내경에서는 "위(胃)는 오장육부(五臟六腑)의 바다와 같다"라며 구절과 "비위는 후천(後天)의 근본이다"라는 구절이 있다. 여기에서 후천이란 말은 이 세상에 태어난 이후를 말한다.

비위는 우리가 세상에 태어난 후부터 살아가는 생명에너지의 근원이며 인체의 모든 장기는 위장으로부터 에너지를 공급받는다는 의미이다. 이를 근거로 얼굴에 나타나는 대표 색으로 오장육부의 건강상태를 대략 짐작할 수 있는 것이다.

간이 안 좋은 사람은 얼굴색이 푸른빛을 띤다. 이는 오행에서 간이 목(木)에 속하며, 색으로는 청색(靑色)이기 때문이다. 기의 순환의 잘 안 돼 어혈이 뭉치면 얼굴이 검푸른 빛을 띠며 화를 잘 내고 자주 피로감을 호소한다. 이런 사람은 피로 회복에 좋은 오가피차나 간 기능을 향상시켜 주는 음식인 조개종류 등을 먹으면 좋다.
 
심장이 안 좋은 사람은 얼굴이 붉은 빛을 띤다. 심장은 오행에서 화(火)에 속하며, 색으로는 적색(赤色)에 해당한다. 몸에 열이 있거나 심장 활동이 지나치면 얼굴이 붉은색을 띤다. 보통 혈압이 높은 경우가 많으므로 혈압을 낮춰주는 기능이 있는 다시마 가루와 감잎차를 마시는 것이 도움이 된다.

위장(소화기관)이 약한 경우 얼굴색이 노란 빛을 띠는데 이는 위장이 토(土)에 배속되며 색으로는 황색(黃色)이 이에 속한다. 이런 경우 배추속, 양배추, 감자 등 소화가 잘 되며 위장에 좋은 음식을 먹도록 한다. 평상시 식사 시간을 규칙적으로 지키고 음식을 먹을 때는 천천히 잘 씹어 먹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폐의 기능이 약한 경우에는 얼굴이 창백한 빛을 띠는데 폐는 오행에서 금(金)에 배속되며 색으로는 백색(白色)에 해당한다. 이때는 폐의 기운을 돕는 맥문동차를 마시거나 몸의 양기를 북돋아주는 더덕이나 도라지 등의 음식을 먹으면 좋다.
 
마지막으로 신장이 안 좋은 사람은 얼굴색이 검은빛을 띠는데, 신장은 오행중 수(水)에 속하며, 색으로는 검정(黑色)에 해당한다. 매사 의욕이 떨어지며 두려움이 많아지고 만성적인 피로에 시달리게 된다. 이뇨작용이 뛰어난 옥수수수염을 차로 달여 마시거나 산수유차 등도 신장 기능 증진에 도움이 된다.

전체적인 얼굴색 말고 양쪽 뺨, 코, 입 등의 세부적인 부위를 통해서도 그 건강 상태를 분석할 수 있다. 왼쪽 볼이 붉다면 간에 열이 있고, 좌측 볼이 붉다면 폐에 열이 있고, 이마가 붉으면 심장에 열이 있음을 의미하고, 턱이 붉은 색을 띄면 신장에 열이 있고, 코끝이 붉다면 비장에 열이 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얼굴 표면에 드러난 기운만을 가지고 섣불리 자신의 병증에 대해 결론을 짓는 것은 아주 성급한 판단이다. 망진(望診)은 환자의 질병 예후를 판단하는 방법 중 일부이기 때문에 그것만 갖고 자신의 건강상태와 병증을 판단해 자가 진단·치료를 시도하는 것은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특정 부위의 이상이 느껴질 때에는 항상 전문의의 종합적인 진료를 통해 문제 확인·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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