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입증 하나로' 출연연 통한다

연구회 효율화 실행단 가동···행정 절차 개선 주력
이상천 이사장 "출연연간 벽 허물자"
하연식 단장 "출연연마다 공감대 커 시간 걸리겠지만 지속 진행될 것"
# A 연구원은 점심시간이면 이웃 연구기관에서 연구동료와 식사를 같이하고 차 한 잔 하는 습관이 생겼다. 이전과 달리 자신의 출입증으로 다른 연구기관 출입이 자유로워지면서 새롭게 생긴 일상이다. 덕분에 소통도 더욱 활발해지며 연구도 속도를 내고 있다.

연구자들의 다른 정부출연연구기관 출입이 자유로워질 전망이다.

몇해 전부터 융합이 화두로 떠오르며 소통의 중요성이 강조되었지만 정부출연기관의 두터운 장벽은 그대로였다. 출연연마다 다른 출입시스템과 절차로 업무상 친분이 있는 연구자라도 만나기위해서는 신분증을 맡기고 출입절차를 밟아야 하는 등 불편함이 많았다. 

출연연간 융합연구단이 발족되며 미래 성장 동력 발굴을 위해 활발한 소통이 절실했지만 연구 현장의 시스템은 40년 전, 30년 전 그대로였다. 소통을 위한 준비가 전혀 안된 셈이다.

국가과학기술연구회(이사장 이상천)는 정부출연기관의 행정전문가를 중심으로 '출연연 행정효율화 실행지원단(단장 하연식·이하 효율화 실행단)'을 구성하고 출연연의 업무효율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효율화 실행단이 올해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과제는 출연연 출입증을 하나로 만들기 위한 시스템 통합이다. 그동안 필요성이 여러번 제기돼 왔지만 현실에서 실제 진행된 적은 없다. 

길게는 40년, 짧게는 10년 이상된 출연연의 출입 시스템은 그동안 각 출연연마다 제각각 운영돼 왔기 때문이다. 연구회 관계자에 의하면 현재 12개 기업체가 출연연의 출입시스템을 맡고 있다. 통합을 위해 이들과의 조율도 만만치 않은 작업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관리업체도 다르고 시스템도 다른 상태에서 한꺼번에 변경하기는 비용과 시간면에서 막대한 비용이 요구된다. 2만여명 인력의 출입증을 새로 제작하는 일도 문제지만 각 출입문마다 부착된 센서 가격도 부담스러운게 사실이다.

올해부터 시작해도 10년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하연식 단장은 "각 출연연마다 다른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는데 계약기간이 모두 다르다"면서 "중간에 바꾸려면 비용이 많이 들어간다. 계약기간이 끝나는 기관 순서대로 통합 시스템을 도입해 나갈 것이다. 그러려면 시간이 필요하다"고 진행과정을 설명했다.

그는 "각 출연연마다 출입증 통합의 필요성에 공감대가 높다. 출연연간 소통과 변화를 위해 통합출입증과 시스템은 꼭 필요하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공감의견이 많아 출입증 통합은 지속적으로 진행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앞서 효율화 실행단은 영수증 없는 연구비 전자증빙시스템은 구축해 각 출연연의 영수증 증빙 절차를 대폭 줄이기도 했다.

그동안 영수증 마다 비치를 위해 영수증 수령부터 스캔, 영수증 부착. 입력 등 여러 단계가 요구된다. 또 영수증 부착을 위해 별도의 종이는 물론 표지까지 필요해 영수증마다 최소한 몇장의 여분 종이가 사용됐다.

실제 연구회에 따르면 현장 연구자들의 행정업무 등 연구이외의 활동이 2010년 23%에서 2016년 32%로 증가했다.

하지만 전자증빙시스템 도입으로 별도의 종이없이 전산으로 영수증이 보관돼 사용부터 보관까지 절차도 간소화됐다. 또 종이없는 업무환경도 구축되고 있어 환경보호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하 단장은 "처음 표준연과 ETRI를 시작으로 2016년 10개 기관, 2017년 10개 기관이 참여하면서 업무 효율화가 이뤄지고 이에 따른 비용 절감액이 향후 10년간 113억원 규모에 이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이어 "출연연의 모든 문서의 완벽한 전자화, 법적 효력을 위해 공인전자문서센터 구축도 필요하다. 이 부분도 지속 건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상천 이사장은 행정업무 효율화 진행에 대해 "연구회 출범의 가장 큰 목표와 취지가 출연연간 벽을 허물자는 것이다. 융합연구단이 발족하고 장비공동활용 사업 등이 그 일환"이라면서 "연구뿐만 아니라 행정에서도 벽을 허물어 선진화를 이루면 출연연의 인력이 연구지원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그는 "그동안 기관 중심 행정을 연구 편의를 위한 행정으로 만들어 가는 것이다. 하나씩 실행하면서 연구현장에서는 자율성을 바탕으로 좀더 신명나게 연구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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