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김국진 자연의힘 연구소장, 도움말: 남봉수 튼튼마디한의원 안양점 원장(한의학 박사)

봄은 기척도 없이 순식간에 우리 앞에 나타났다. 불과 며칠 전만 해도 영하의 매서운 추위가 떠나기 싫어하는 여인마냥 앙탈을 부리더니만 어느새 들판에는 봄의 전령들이 얼굴을 내밀고 있다. 

그들 중 대표선수로 냉이가 눈에 들어온다. 필자가 거주하는 거창의 앞마당 텃밭에도 녹색 이파리 위로 흰 꽃이 얼굴을 내밀고 있다. 너무 작아 앙증맞은 냉이를 캐 된장국에라도 넣으려면 한 웅큼은 모아야 한다.
 

남봉수 튼튼마디한의원 안양점 원장.
남봉수 튼튼마디한의원 안양점 원장.
"냉이는 막힌 간의 기운을 소통하면서 오장을 편안하게 한다. 냉이로 죽을 쑤어 먹거나 국에 넣어 먹으면 한의학적으로 간에 해당하는 눈이 밝아지게 된다. 그래서 예부터 냉이의 씨와 뿌리를 눈병 치료하는 데 썼다."(남봉수 튼튼마디한의원 안양점 원장)

한의학의 백과사전격인 '동의보감' 채부(菜部)에서는 약으로 쓰는 푸성귀와 나물을 다루고 있는데 여기에도 냉이의 효능이 자세히 기록돼 있다.

이웃 일본에서는 '나즈나(薺)'란 정식 명칭 외에도 그 모양이 전통악기인 샤미센(三味線)과 닮아있어 '샤미센쿠사(三味線草)'라는 멋진 별명도 붙어있다.

냉이는 달래, 취나물, 더덕, 우엉, 쑥, 씀바귀 등과 함께 봄의 건강을 유지해주는 제철음식으로 꼽힌다.

농부의 장화나 경운기 바퀴에 묻은 진흙에 열매가 붙어 산포되며 겨울이 막 지난 요즘 같은 초봄부터 자라기 시작한다.

냉이는 겨울 뿌리식물이다. 비타민과 섬유질이 풍부해 이를 섭취하면 우리 몸에 활력을 불어넣어주고 춘곤증을 몰아내는 데 효과가 있다. 특히 주당파들에겐 알코올로 손상된 간의 기능을 도와주는 든든한 우군이다.

요즘에는 중국에서 불어오는 황사와 미세먼지가 대단히 골치 아픈 불청객이다. 냉이에는 비타민A와 비타민C가 많이 함유되어 기관지 건강을 지켜주는 역할도 한다.

남봉수 원장은 "냉이는 칼슘도 풍부해 성장기 아이들의 뼈를 튼튼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라며 "중장년층에게는 골다공증이나 퇴행성관절염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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