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엄보영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산업진흥본부장
글로벌 첨단바이오의약품 기술개발사업 지원···내달 바이오 코리아 개최 

"바이오 기술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습니다. 지자체별로 중복되는 기술도 많죠. 기술과 능력이 연결되지 못하니 시너지도 못 냅니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이 있는데요. 산재된 바이오 기술과 연구자를 모으고 연결해야 국내 바이오 산업이 밝아질 수 있습니다."

엄보영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산업진흥본부장의 국내 바이오 산업 생태계에 대한 평가는 냉철했다. 하지만 대안도 분명했다. 현장을 누비는 바쁜 일정에 오송 사무실엔 일주일에 한 번 머물기도 힘들다는 그를 어렵사리 만나 바이오 산업 육성을 위한 보건산업진흥원의 역할을 물었다. 

보건복지부와 미래창조과학부는 '바이오 미래전략'을 목표 2020년까지 바이오 산업을 이끌 유전자치료제 및 줄기세포치료제의 글로벌 진출을 위한 글로벌 첨단바이오의약품 기술개발사업을 공동 지원한다.

글로벌 첨단바이오의약품 기술개발사업 연구지원과제에 참여 중인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보건복지부 산하 위탁집행형 준정부기관으로 글로벌 첨단바이오의약품 관련 기술의 확산 및 후속연구 촉진을 위한 생태계 조성을 맡고 있다. 성과교류 활성화 지원을 비롯해 유관기관 네트워크 구축, 시장분석 및 컨설팅 지원, 애로사항 해결 등이 주된 업무다. 

엄 본부장은 "보건산업진흥원은 국내 바이오 산업이 국가의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도록 전폭적인 지원을 하는 곳"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메디포스트, 신라젠, 제넥신, 코오롱생명과학은 바이오 벤처 선두주자로 글로벌 진출에 성공한 사례다. 이들을 이을 수 있는 후발 기업들이 절실하다"며 "연구자들의 창업지원, 벤처 지원금 확보 등을 통해 후발 기업들이 커 나갈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엄 본부장은 오는 12일부터 14일까지 서울 코엑스(COEX)에서 열리는 '바이오 코리아(BIO KOREA)' 준비로 눈코 뜰 새 없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지난 2006년부터 시작된 바이오 코리아는 국내는 물론 전 세계 45개국 바이오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행사로 비즈니스포럼, 컨퍼런스, 전시, 잡페어, 인베스트페어, 메드텍페어, PICE KOREA 등이 진행된다.  

그는 "바이오 코리아에는 매년 2만 명이 넘는 바이오 관계자들이 온다. 투자를 위한 전 세계 투자자들이 매년 우리 기술을 보기 위해 온다"며 "연구자들은 자신의 연구 기술이 어떤 가치를 갖는 지 객관적으로 평가받을 수 있고 투자도 받을 수 있다. 바이오 산업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는 자리니 연구자들이 이 기회를 십분 활용해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 "연구성과 확산부터 생태계 조성까지"···네트워크 구축 및 컨설팅 지원 등 

엄 본부장은 "연구자들을 자극하고 동기부여해 창업 등 새로운 길을 열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사진=박은희 기자>
엄 본부장은 "연구자들을 자극하고 동기부여해 창업 등 새로운 길을 열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사진=박은희 기자>
"자체적으로 바이오 기술을 발굴해 홍보하고 있습니다. 매년 25여건 이상 기술이전도 진행합니다. 그만큼 노하우가 많이 쌓여 있다는 이야기 입니다. 국내는 물론 해외 투자자에 대한 정보도 국내 어느 기관보다 많이 갖고 있습니다. 이들을 연계시켜 매년 200억원 이상 벤처기업에 투자금이 갑니다."

엄 본부장은 국내 바이오 연구자들이 보건산업진흥원을 적극 활용해 줄 것을 당부했다. 연구자들이 좋은 기술을 갖고도 정보 부족 등으로 이유로 시장에 나오지 못하는데 대한 아쉬움 때문이다. 

그는 "연구자들의 약점을 대신 수행해 준다고 생각하면 된다. 좋은 연구가 없어지지 않고 기술이전, 창업 등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우리의 역할"이라며 "투자자는 넘쳐나는데 바이오 벤처 선두주자를 잇는 후발주자가 나오지 못하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이어 그는 "기술만 좋다면 시장에 나와서 연구자가 아닌 창업가로 활동할 수 있다. 국내 연구자들은 자신의 기술에 대해 정확히 알지 못한다. 세계 시장에 나가 기술 대화를 나누다보면 가능성이 보이는 경우도 있다"며 "연구자들을 자극하고 동기부여 하면 새로운 길이 열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바이오허브'도 네트워크 형성에 좋은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 추천했다. 오는 7월 개관하는 서울바이오허브는 바이오 의료분야 관련한 국내외 벤처 창업가들이 연구에만 몰두할 수 있도록 병원-기업-연구소 등이 한 곳에 모여 창업 생태계를 구축하도록 기획됐다. 

바이오허브가 들어서는 홍릉은 1966년 KIST 기공을 시작으로 국책 R&D 기관이 집적한 대한민국 경제성장의 거점에 해당한다. KIST(한국과학기술연구원)를 중심으로 고려대병원, 경희대병원 등 병원뿐 아니라 140여개 벤처 기업이 밀집해 있다. 

그는 "홍릉은 KIST 기공 이후부터 지금까지 주변 인프라가 매우 좋은 입지요건을 구성하고 있다. 서울바이오허브의 가장 큰 목표는 창업 지원과 네트워크 조성"이라며 "바이오 벤처들이 이곳에서 초기 인큐베이팅을 하고 여기서 성과가 나면 다른 클러스터와 연계해 나가는 방향으로 특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엄 본부장은 바이오 기술이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하려면 특허 관리, 기술 평가 등도 신경 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특허는 자기 기술을 지키는 수단이다. 전 세계 특허를 검색해 유사 기술이 있는지 파악해야 한다"며 "특허를 보면 보유한 기술 수준도 판단할 수 있다. 갖고 있는 기술이 사업성을 갖고 있는지 객관적으로 평가해야 창업을 해서도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기술 평가를 정확히 하고 있지 않으면 투자금을 받을 때도 저평가 돼 투자금이 달라질 수 있다. 정확한 기술 평가가 수반돼야 제대로 된 투자금도 받을 수 있다"며 "특히 바이오 분야는 임상 단계에 따라 기술의 가치가 달라질 수 있다"며 "임상 단계를 올라갈 때마다 정확한 기술 평가를 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엄 본부장은 인터뷰 말미 바이오 산업의 미래를 다시금 강조했다. 
"10년 뒤에는 대한민국이 바이오 산업으로 먹고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입니다. 이렇게 되기 위해 연구자들의 약점을 지원해 줄 것입니다. 연구만 해도 좋은 기술은 시장에 나올 수 있도록 말이죠. 모든 정보는 공개하고 협업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 갈 것입니다. 연구자들도 적극적인 자세로 연구를 펼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입니다." 

 엄 본부장이 지난해 바이오 코리아에서 찍은 사진을 보며 올해 열릴 바이오 코리아에 대해 설명했다. 내달 12일부터 열리는 바이오 코리아는 전 세계 45개국 바이오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국내 최대 바이오 관련 행사다. <사진=박은희 기자>
엄 본부장이 지난해 바이오 코리아에서 찍은 사진을 보며 올해 열릴 바이오 코리아에 대해 설명했다. 내달 12일부터 열리는 바이오 코리아는 전 세계 45개국 바이오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국내 최대 바이오 관련 행사다. <사진=박은희 기자>

바이오 산업이 국가의 미래가 될 수 있다는 엄 본부장은 "좋은 바이오 기술이 시장에서 글로벌 기업으로 커 나갈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진=박은희 기자>
바이오 산업이 국가의 미래가 될 수 있다는 엄 본부장은 "좋은 바이오 기술이 시장에서 글로벌 기업으로 커 나갈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진=박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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