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텍코리아, KIST와 3년 공동연구 '투명 치아 교정기 제작용 3D프린터' 개발
기존 투명 교정기 제작 8주 소요···"인상모형 없이 2일이면 OK"
박지종 대표 "9000억원 규모 의료 자동화 시장 선점 목표"

박지종 비즈텍코리아 대표가 인상모형 없이 투명 치아 교정기를 제작할 수 있는 3D프린터를 소개하고 있다.<사진=박성민 기자>
박지종 비즈텍코리아 대표가 인상모형 없이 투명 치아 교정기를 제작할 수 있는 3D프린터를 소개하고 있다.<사진=박성민 기자>
# 치아 교정환자 사례.
고르지 못한 치아 배열로 고민 많은 20대 여성 직장인 A 씨. 부쩍 외모에 신경 쓰여 치아 교정을 결심했다. 하지만 바쁜 업무 탓으로 치과에 방문할 시간조차 없는 상황. 퇴근 후 집에서 직접 자신의 치아 '본'을 뜨고 이를 치과로 배송시킨다. 이튿날 A 씨 치아에 꼭 맞는 맞춤형 투명 치아 교정기가 집으로 배송된다. 치과를 방문하지 않고 올곧은 치아 교정이 가능해졌다.

# 치과의사 사례.
대형 치과병원에서 근무하는 의사 B 씨. 최근 아름다움을 목적으로 치아 교정을 문의하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 기존에는 투명 교정기를 제작하려면 환자 치아 인상모형이 필요했다. 매달 변화하는 치아 배열에 맞춰 인상모형을 제작해야 했다. 교정 기간 1년이면 12개의 인상모형이 필요한 셈. 이제는 인상모형 없이 3D프린터로 치아 교정기를 뚝딱 만들 수 있다. B 씨는 교정기 제작 기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여 진료 효율을 높이고 있다.

'성형미인·성형미남'. 젊은층부터 고령층까지 아름다움을 추구하려는 경향이 또렷해지는 가운데 특히 아름다움의 기준에 '치아'를 빼놓을 수 없는 만큼 치아교정 의료기술 수요도 나날이 증가하고 있다. 

세계 치아교정 의료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비즈텍코리아(대표 박지종)는 치아 인상모형을 만들지 않고도 투명 치아 교정기를 제작할 수 있는 3D프린터와 소재를 개발해 의료계로부터 주목을 받고 있다.

일부 미국 의료기기 회사에서는 이미 탈착식 투명 치아 교정기 제조 장비를 개발해 판매하고 있지만 이들 장비는 치아 교정기 제작을 위해 인상모형이 필요하다. 매달 변화하는 치아 배열에 맞춰 인상모형을 만들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교정 기간이 1년이라면 12개의 인상모형을 만들어 교정기를 제작해야 한다. 교정기 제작 기간은 6~8주 소요되며, 환자는 교정기를 매달 갈아 끼워야 한다.

반면 비즈텍코리아가 개발한 투명 치아 교정기 제작 3D프린터를 이용하면 인상모형 없이 직접 교정기를 제작할 수 있다. 매달 갈아 끼우는 방식은 같다. 교정 환자의 최초 치아 스캔 파일만 확보한다면 12개 교정기를 3D프린터로 한 번에 찍어낸다. 기간은 2일이면 충분하다.
 
박지종 대표는 "인상모형을 만들지 않고 치아 교정기를 제작한다면 제작 기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다"라며 "9000억원 규모의 의료 자동화 시장을 선점하는 것이 목표"라고 포부를 밝혔다.

◆ 투명 치아 교정기 핵심은 '소재'···"출연연 소재 연구실 모두 노크했죠"

"3D프린터로 제작하는 투명 치아 교정기는 소재가 핵심입니다. 우리가 원하는 교정기에 적합한 소재를 개발하는 것이 난제였습니다. 3년 전 출연연의 소재 관련 연구실을 모두 찾아다니며 공동연구자를 물색했죠. 여러 고생 결과 기존과 차별화된 소재를 개발하게 됐습니다."

박지종 대표가 소재 개발 에피소드를 설명하고 있다. 비즈텍코리아는 기존 교정기에 사용된 패트합성수지 소재 약점을 보완한 '실리콘 아크릴레이트 배합물'을 개발했다.<사진=박성민 기자>
박지종 대표가 소재 개발 에피소드를 설명하고 있다. 비즈텍코리아는 기존 교정기에 사용된 패트합성수지 소재 약점을 보완한 '실리콘 아크릴레이트 배합물'을 개발했다.<사진=박성민 기자>
비즈텍코리아는 투명 치아 교정기를 제작할 수 있는 3D프린터 뿐만 아니라 소재까지 개발해 선보였다.

기존 교정기에 사용된 패트합성수지 소재 약점을 보완한 '실리콘 아크릴레이트 배합물'을 개발했다.

박 대표는 "투명 치아 교정기에 적합한 고탄성 소재를 찾는 것이 가장 큰 난제였다"라며 "자체적으로 개발한 소재는 기존 소재보다 탄성이 강해 장시간 교정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소재 연구는 지난 2015년 '3D프린터로 고탄성 교정기를 제작할 수 없을까?'라는 박 대표의 호기심에서부터 시작됐다.

그는 "출연연 소재 관련 연구실을 모두 찾으며 소재개발 가능성을 찾았다"라며 "KIST 고분자 연구팀과 가능성을 확인했고 공동 연구에 들어갈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이후 KIST와 3년간의 공동연구 끝에 고탄성 실리콘 소재가 탄생했다. 비즈텍코리아가 개발한 투명 치아 교정기는 치아 위치별로 탄성도를 달리 적용할 수 있다. 결손치 부분에 탄성을 높여 '포인트 교정'이 가능하도록 설계했다.  

박 대표는 "말 그대로 구강 구조에 최적화된 맞춤형 교정이 가능해졌다"라며 "투명 치아 교정기에 치아 미백 약품을 발라 미백 효과도 동시에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 "하드웨어+소프트웨어+소재 개발···세 마리 토끼 한번에"

인상모형 없이 제작된 투명 치아 교정기 샘플.<사진=박성민 기자>
인상모형 없이 제작된 투명 치아 교정기 샘플.<사진=박성민 기자>

"비즈텍코리아를 설립하기 전 회사에서 17년 동안 R&D만 해왔습니다. 당시 함께 연구했던 동료 6명과 6개월 동안 캠핑하면서 3D프린터 범용장비 개발 아이디어를 모아왔죠. 차별화가 있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자체 소프트웨어 프로그램까지 개발해 내재화했습니다."

비즈텍코리아는 투명 치아 교정기를 제작할 수 있는 3D프린터와 소재 개발을 비롯해 내재한 소프트웨어까지 자체적으로 개발했다. 그는 "바이오 소재를 프린팅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하는데 1년 이상 걸렸다"라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소재까지 세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아 차별화를 뒀다"고 소개했다.

올해 말부터 본격적인 양산을 앞둔 투명 치아 교정기 소재는 식약처 등록을 거칠 예정이다. 박 대표는 "앞서 자체 세포독성테스트 등을 거쳐온 결과, 안전 단계인 '0등급' 결과를 얻었다"라며 "식약처 등록과 3D프린터 디자인 작업이 마치면 본격 제품생산에 돌입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박 대표는 "비즈텍코리아는 '심장 프린팅'을 최종 목표로 두고 있다. 세포 조직을 만들어 3D프린터로 이식하는 기술까지 거듭날 것"이라며 "지금까지 개발한 바이오 3D프린터를 만드는 이유도 최종 목표에 도달하기 위한 중간 과정"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아울러 비즈텍코리아는 제품 생산에 앞서 크라우드 펀딩을 모집하고 있다. 오는 31일까지 크라우드 펀딩에 참여할 수 있으며 발행가액은 2500원이다. 자세한 사항은 키움증권과 키움크라우드에서 확인할 수 있다.

그는 "크라우드 펀딩으로 모집된 자금은 생산·마케팅·인증평가 관련에 사용될 예정"이라며 "매출액 대비 30~40% 이상의 순이익으로 지속적으로 안정적인 성장을 이륙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종 대표와 전형은 상무이사가 3D프린터로 제작한 모형·제품을 소개하고 있다.<사진=박성민 기자>
박지종 대표와 전형은 상무이사가 3D프린터로 제작한 모형·제품을 소개하고 있다.<사진=박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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