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연연, 연구목적기관 분류 '탄력'···무엇이 좋아지나?

23일 국회 기재위 소위서 정부-국회, 공감대…기재부 내년1월부터 시행
"구체적 실행안 마련되지 않은 상태, 현장의 적극적인 가이드라인 제시 필요"
기타공공기관으로 분류해 자율성을 침해받고 있는 정부출연연구기관의 연구목적기관 분류가 속도를 내고 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23일 경제재정소위를 열고 출연연을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상 연구목적기관으로 지정하는 법 개정안을 4월중 마련하고, 국회 논의를 거쳐 내년 1월부터 시행하자는데 의견을 모았다.

이날 소위에 참석한 대부분 국회의원과 정부관계자는 출연연의 연구목적기관 지정에 동의를 표했다. 소위는 정부가 마련하는 법 개정안에 신용현 의원 법안의 입법취지를 반영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송언석 기재부 차관은 "현재 정부생각은 연구기관이 대부분 포함되어 있는 공운법상 '기타공공기관'을 기관 성격이나 기능을 고려해, 기타공공기관 내에서 세분화해 기능조정이나 공공기관 혁신 등의 업무 추진시 기관의 특성이 고려될 있도록 법 개정 작업을 할 생각"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어 "정부가 공공기관 지정 전반에 걸쳐 전문가 의견수렴을 통해 4월 중에 정부 개정안을 마련하게 된다"면서 "그 때 종합적으로 논의해 주시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정기준 기재부 공공정책국장도 "공공기관 지정은 1년에 1회, 매년 1월에 하기 때문에 정기국회 안에 법안이 처리되면 시행은 내년 1월 1일부터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출연연의 연구목적기관 지정법을 대표발의한 신용현 의원(국민의당)은 "출연연의 자율성 확보문제는 과학기술계의 오랜 숙원인 만큼, 형식적인 연구목적기관 지정이 아닌 실질적으로 안정적 연구환경을 조성할 수 있는 내용으로 법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출연연 연구목적기관 분류로 달라지는 것은?

출연연의 연구목적기관 지정법이 통과되면 평가와 예산, 인력 확보 등 출연연과 관련해 다양한 분야에서 변화가 기대된다. 하지만 아직 구체적인 실행안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로 연구현장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는 게 신 의원의 당부다.

현재 정부출연기관은 정부가 지난 2008년 도입한 공운법상 공기업, 준정부기관을 제외한 나머지 공공기관인 기타공공기관으로 분류돼 있다. 즉 연구기관인 출연연이 수익을 창출하며 서비스 등 국민친절도 조사 평가를 받는 금융기관, 강원랜드, 예술의전당, 국립대학병원 등과 같이 분류돼 왔던 셈이다.

기타공공기관으로 분류되면서 출연연도 인력운용, 예산집행, 고객만족도 조사 등 수익창출 기관들과 동일한 잣대로 평가를 받아야 했다. 감사때마다 출연연도 매출액, 당기순손실 등 기재를 요구받으며 연구 방향 설정에도 어려움을 겪어왔다. 연구현장의 자율성이 박탈되고 연구환경이 피폐해지면서 우수인재 확보에 난항을 겪었던것도 사실이다.

그럼 출연연이 연구목적기관으로 분류되면 달라질 수 있는게 무엇일까.

신 의원에 의하면 우선 연구 자율성 확보다. 국민의 세금을 받아 운영되는 정부출연기관이므로 정부의 관리지침을 받는것은 필요하지만 기존 일률적으로 내려지는 규제 지침에서 출연연은 예외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른 연구 자율성 확보가 지금보다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평가법에 대한 변화도 기대할 수 있다. 인력TO, 고객 만족도 조사,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 등 출연연과 맞지 않은 성과 중심의 평가에서 출연연의 특성이 반영돼 일정부분 달라질 수 있다.

보고 체계도 출연연에 맞게 가능해진다. 현재 출연연은 연구 계획도 공공기관의 형식에 맞춰 내는 구조다. 연구목적기관으로 분류되면 보고 형식 자체가 달라지고 기관장의 경영 툴도 달라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출연연의 우수인재 확보의 걸림돌이 돼 왔던 임금피크제, 성과중심의 연봉제 등이 기관중심으로 바뀌면서 연구 환경과 자율성이 회복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다.

신 의원은 "연구목적기관으로 분류 돼야 한다는데 연구현장, 국회, 정부 모두가 공감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구체적인 실행안은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 발의시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변화 필요성을 제안했다. 현장의 의견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이어 "기재부에서 실행지침을 만들어 현장에 내려보낸다면 현장의 불만은 또 생길 수 있다. 현장에서 필요한 부분에 대해 적극 의견을 개진하고 목소리를 모아야 한다"면서 "국회에서도 현장의 의견이 적극 나올때 정부에 제시할 수 있다. 빠르면 오는 4월, 늦으면 가을께인데 연구자들이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낼수 있어야 한다"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연구현장의 한 원로 과학자는 "정부가 연구목적기관 분류법을 만들어만 놓고 실제 실행에 미진하거나 일부만 반영한다면 연구현장은 달라지는 게 없을 것"이라면서 "연구자들도 변화를 위해 적극 목소리와 의견을 낼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정부출연연구기관은 공운법상 '기타공공기관'으로 분류돼 있어 정부의 각종 공공기관 정상화 정책이나 기관평가 시 일반 공공기관과 동일한 잣대로 규제를 받고 있다. 이에 따라 연구 자율성과 연구기관의 독립성이 침해되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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