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바이오매스연구단, 미세조류 배양장 '구축'
'미세조류' 안정적 공급, 연구 편의성·효율성↑

10 ton 용랑의 수조에 담긴 담수의 물살이 거세다. 연구단은 현재 배양하고 있는 담수용 클로렐라 뿐만 아니라 다른 미세조류 종도 배양해 나가며 미세조류 바이오매스를 이용한 바이오연료 생산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사진=차세대바이오매스연구단 제공>
10 ton 용랑의 수조에 담긴 담수의 물살이 거세다. 연구단은 현재 배양하고 있는 담수용 클로렐라 뿐만 아니라 다른 미세조류 종도 배양해 나가며 미세조류 바이오매스를 이용한 바이오연료 생산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사진=차세대바이오매스연구단 제공>
10톤(ton) 용량의 거대한 수조에 시퍼런 물살이 거침없이 돌고 있다. 녹즙 같기도 한 이 액체 속에는 무엇이 들어있을까.

녹색의 정체는 미세조류(藻類). 미세조류는 광합성 색소를 가지고 광합성을 하는 단세포생물로, 흔히 말하는 식물성 플랑크톤이다. 태양광과 물만 있으면 바다(소금물)나 사막 등 열악한 환경에서도 잘 자란다. 수 십만 종의 미세조류 가운데 현재 클로렐라를 포함해 5종이 바이오연료 생산용으로 발굴돼 쓰이고 있다.
 
민물에 사는 단세포 미세조류로는 클로렐라 등이 있다. 광합성 능력이 크고 번식력이 왕성한 클로렐라는 온도에 민감하게 구애받지 않고 가장 잘 번식하며 지질(기름)이 풍부해 바이오연료인 바이오디젤로 가장 각광을 받고 있다.

미세조류 바이오매스를 연구하는 차세대바이오매스연구단(단장 장용근)은 2010년부터 시작된 1단계 사업부터 현재 3단계까지 거쳐 왔다. 연구단에도 실험실에서 개발하고 연구했던 기술을 실증해 볼 수 있는 미세조류 배양장이 필요했다.

현재 국내에는 경북 칠곡(경북대), 안산(해양연) 등 영남권과 수도권을 포함해 전국 몇몇 곳에 미세조류 배양장이 있지만, 연구단이 위치한 중부권에는 배양장이 없었다.

이러한 가운데 차세대바이오매스연구단의 숙원이었던 '미세조류 배양장'이 KAIST가 제공한 KAIST 문지캠퍼스 일원 1600㎠(500평) 부지에 마련돼, 지난 24일 미세조류 배양장 현판식이 진행됐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1) 100 liter 배양수조 (2) 1 ton 배양수조 (3) 10 ton 배양수조 (4) 배양장 내에는 총 18기의 배양수조가 설치돼있다. <사진=윤병철 기자·차세대바이오매스연구단 DB>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1) 100 liter 배양수조 (2) 1 ton 배양수조 (3) 10 ton 배양수조 (4) 배양장 내에는 총 18기의 배양수조가 설치돼있다. <사진=윤병철 기자·차세대바이오매스연구단 DB>
배양장은 가로 8m, 세로 34m 규모의 비닐하우스 4개가 연동된 형태로, 배양장비로는 100 liter급 배양수조 12기, 1 ton급 3기, 10 ton급 3기가 있으며 여과기수확조, 원심분리수확조 등 자동화 수확시스템으로 이뤄져있다.

이번에 구축된 배양장은 미세조류 관련 연구개발에서 실제 바이오연료 생산으로 넘어가는 테스트베드로, 배양의 다양성을 위한 여러 배양 시스템과 크기를 갖춘 종합 배양장이다.

실험실에서 개발된 균주를 배양장에서 실험하며 균주들의 개량 가능성을 미리 검증하고, 배양 공정을 최적화해 나갈 수 있다.
 
구축 총괄을 맡았던 이봉수 KAIST 생명화학공학과 연구교수는 "배양장은 추후 바이오에너지가 상용화가 됐을 때, 산업 현장에서 쓰게 될 배양시스템과 동일한 구조로 설계됐다"며 "이러한 점은 산업현장의 관점에서 개량 가능성을 판단할 수 있고, 사업단 종료 후에도 활용이 가능하다는 장점으로 작용 한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100 liter, 1 ton, 10 ton 세 가지 스케일로 이뤄진 배양 시스템은 미세조류 바이오매스의 안정적인 공급을 도모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며 "특히 1 ton 배양수조는 스케일업(Scale-up), 다양한 종의 미세조류 관찰과 배양을 위한 연구에 쓰이게 될 것"이라 덧붙였다.
 
배양장에서는 바이오매스 수확과 추출 공정 연구에 필요한 미세조류 배양이 이뤄지며, 특히 10 ton 배양수조에서는 상업화를 위한 미세조류 배양 공정 최적화 연구도 수행될 예정이다.

또한, 배양장은 NLP와 클로랜드 등 민간기업체부터 생명연, 에너지연 등 관련 연구소와의 공동연구를 하는데도 활용된다.

배양시설 구축에 참여한 이한솔 차세대바이오매스연구단 박사는 "이 배양장은 배양, 수확을 포함한 기술적인 측면에서 스케일업 연구를 진행하는 데 최대한의 편의성을 제공하는 것에 목적을 두고 구축됐다"며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구축한 자동화 배양·수확 시스템을 통해 향후 스케일업 연구를 효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박사는 "또한 연구실에서 개발한 기술을 실제 산업현장과 동등한 환경에 바로바로 접목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이러한 접목은 상업화까지의 과정을 단축시키며 바이오연료와 건강식품, 화장품 등 부산물 생산을 통한 상업화를 앞당길 수 있도록 해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배양수조에는 두 가지 특색이 있다. 첫 번째는 각 수조의 반원 모양을 하고 있는 양쪽 끝 부분에는 곡선모양의 플로우 디플렉터(flow deflector)를 설치해 미세조류가 소멸하는 '데드존(dead zone)'을 최소화 했다는 것이다.

또 다른 특징은 수차의 내구성이다. 수차의 경우, 내구성이 가장 중요하다. 내구성이 좋아야만 미세조류를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다. 이번에 제작된 수차는 기존 수차 보다 단단하고 내구성이 큰 재질을 가진 물질로 만들어져 기존 수차 대비 비교적 높은 내구성을 자랑한다.

<디자인=남선>
<디자인=남선>

한편, 미세조류 배양장 현판식에서는 사업단의 지원을 받아 연구하는 여러 연구자들, 사업단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배양장 시찰, 단장 인사말, 감사패 수여 등이 이어졌다.

장용근 차세대바이오매스연구단 단장은 "미세조류연구 특성상, 실험재료인 미세조류를 자체적으로 조달할 수 있어야 연구가 안정적으로 진행될 수 있다"며 배양장 조성의 의의를 밝혔다.

장 단장은 덧붙여 "민간기업의 참여 하에 10 ton 배양조의 시범운전을 행하는 등 기업과의 공동 활용을 통해 배양장을 앞으로 알차게 이용할 계획"이라며 "배양장을 활용하는데 많은 조언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배양장을 둘러본 윤지현 NLP 기업부설연구소장은 "연구실에서 조류의 샘플을 연구해도 막상 실제 현장에 풀어 놓으면 기대대로 적용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이러한 배양장에서 실제 환경과 같은 조건으로 다양한 실험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현판식 행사 이모저모(위). 배양시설을 소개하고 있는 장용근 차세대바이오매스연구단 단장의 모습. <사진=윤병철 기자·차세대바이오매스연구단 DB>
현판식 행사 이모저모(위). 배양시설을 소개하고 있는 장용근 차세대바이오매스연구단 단장의 모습. <사진=윤병철 기자·차세대바이오매스연구단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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