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후 2시 광화문에서 '과학자 대규모 과학행진' 열려
한국뿐 아니라 세계과학자들 각지 480여곳에서 대규모 행진

"4월은 과학의 달입니다. 과학을 시민과 즐겁게 나누면서 시민에게 가깝게 다가가려 합니다."(김승환 '함께하는 과학행진' 조직위원장·포항공대 물리학과 교수)

"일반 대중에게도 과학은 즐겁고 중요한 것이라는 것을 알리고자 합니다. 지구의 날 광화문으로 오세요."(노석균 과실연 대표·영남대 화학공학부 교수)

"과학은 문화이자, 생각하는 방식 그 자체입니다. 과학을 이렇게 보는 사람들이 많아지길 바랍니다."(윤태웅 ESC 대표·고려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
 
지구의 날 4월 22일 서울 광화문에서 과학기술자들의 대규모 과학행진이 펼쳐진다.
 
세계 최대 민간 과학단체인 AAAS(미국과학진흥협회)를 비롯한 지구촌 각지 480여 곳 과학자들이 동시에 진행하는 '과학을 위한 행진(March for Science)'에 우리나라 과학기술인들이 동참한다.
 
미국은 지난 2월 19일 보스턴 코플리 광장에서 '스탠드업 포 사이언스'를 외치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기후변화 등과 관련해 과학적 사고의 기반을 지켜내고 과학적 가치를 적극적으로 보호해야 한다는 사전 시위를 열고 목소리를 높인 바 있다.

AAAS는 오는 4월 22일 '과학을 위한 행진'을 개최한다. 우리나라도 같은 날 광화문에서 과학기술인들 및 시민들이 참여하는 '과학을 위한 행진'이 열릴 예정이다.<사진=대덕넷 DB)
AAAS는 오는 4월 22일 '과학을 위한 행진'을 개최한다. 우리나라도 같은 날 광화문에서 과학기술인들 및 시민들이 참여하는 '과학을 위한 행진'이 열릴 예정이다.<사진=대덕넷 DB)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과학행진은 바른 과학기술사회 실현을 위한 국민연합(상임대표 노석균)과 변화를 꿈꾸는 과학기술인 네트워크(ESC·대표 윤태웅)가 공동 주최한다. BRIC(생물학정보센터)과 동아사이언스, 대덕넷 등 과학계 여러 기관이 후원으로 참여한다.
 
22일 오후 2시 서울 세종문화회관 중앙계단에서 약 2시간동안 '과학을 위한 행진'이 열리며, 행진에 앞서 부대행사도 함께 진행된다.(참가신청 홈페이지)

행사 구성표.<사진=행사 홈페이지>
행사 구성표.<사진=행사 홈페이지>
'함께하는 과학행진'은 ▲과학을 나누다 ▲과학을 말하다 ▲과학을 외치다 3가지 주제로 운영된다.

'과학을 나누다'는 부스를 운영해 대중을 상대로 다양한 과학체험을 제공한다. '과학을 말하다'는 약 1시간동안 과학자, 교수, 일반인 등이 과학과 관련된 스토리텔링을 하는 시간을 갖는다. 스토리텔링 신청자는 현재 홈페이지를 통해 사전공모를 받고 있다. '과학을 외치다'는 세종문화회관 인근을 걸으며 과학의 다양한 공감이슈를 외치는 시간을 갖는다.
 
◆ '함께하는 과학행진' 왜 하나?···"과학의 가치를 즐기고 나누기 위해"

김승환 교수는 과실연을 비롯한 과학계 시민단체가 앞으로 10년을 어떻게 활동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컸다. 민간중심으로 움직이면서 과학 대중화를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하는 미국 AAAS의 활동을 보기위해 미국을 찾았고, 과학자들과 시민이 AAAS 행사 일환으로 '스탠드업 포 사이언스(Stand up for science)'를 외치며 행진하는 모습을 직접 목격했다. 김 교수는 과학기술에 대한 도전과 위기 속에서 결집한 과학기술인들의 뜨거운 참여 열기와 저력을 느꼈다.
 
이같은 현장분위기를 전해들은 과실연과 ESC 회원들은 과학대중화를 위한 과학기술자들의 행동과 AAAS의 다양한 활동에 공감했다. 과학대중화는 과학계가 추구하는 일이기 때문에 행진을 해보자는데 뜻을 함께했고, 많은 시민이 참여할 수 있는 서울에서 행사개최를 본격 추진하게 됐다. 이번 행사를 통해 과학이 국민에게 더 다가가길 희망하는 에너지가 발현된 것이다.

노석균 대표는 "지금까지 우리나라는 과학기술을 기반으로 발전해왔으나 한계에 봉착했다. 새로운 길을 모색하기 위해 중요한 것이 창의적이고 독특한 아이디어"라며 "창의는 결국 자율에서 나온다. 과학을 외치다에서 과학의 창의성 문화를 위한 자율의 중요성을 공감하고자 한다"고 행사 취지를 설명했다.

또 노 대표는 "연구자들은 본연의 업무인 연구를 위해 실험실에 있는 경우가 많다. 이번 기회를 통해 여러 과학기술 관계자가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것도 중요한 일 중  하나"라며 "과학커뮤니티가 만들어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과학을 위한 행진(March for Science)'에 우리나라 과학기술인들이 동참한다.(왼쪽부터)윤태웅 ESC 대표, 노석균 과실연 대표, 김승환 '함께하는 과학행진' 조직위원장.<사진=대덕넷>
'과학을 위한 행진(March for Science)'에 우리나라 과학기술인들이 동참한다.(왼쪽부터)윤태웅 ESC 대표, 노석균 과실연 대표, 김승환 '함께하는 과학행진' 조직위원장.<사진=대덕넷>
윤태웅 대표는 "미국 트럼프 정부가 들어서면서 과학의 가치가 훼손되는 것을 걱정한 과학자와 시민들이 이를 복원하기 위해 들고 일어선 것이 미국에서 열린 지난 2월의 행사"라며 "우리는 여기에 한국적인 고민을 더해 이야기를 풀어나갈 계획이다. 특히 청년과학자, 여성과학자, 외국인 과학자, 장애인 등 다양한 목소리를 담고자 한다"고 밝혔다. 
 
윤 대표는 "지금까지 과학기술을 경제발전을 위한 도구로 많이 생각해온 것이 사실"이라며 "과학을 문화나 생각하는 방식으로 보는 사람들이 많아지길 바란다. 이공계가 아니어도, 전문과학자가 아니어도 과학의 가치를 즐기고 나눌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김승환 교수는 "4월은 과학의 달이기도 하지만 과학을 시민과 즐겁게 나누면서 시민에게 가깝게 다가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과학기술계가 연구실을 넘어 더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며 국민들에게 다가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교수는 "이번 행사가 과학기술계에, 또 시민들에게 좋은 화두를 던지길 바란다. 다양한 목소리를 내는 그룹들이 과학을 함께 이야기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성공적 개최를 통해 한 번의 이벤트가 아닌 지속적으로 이어질 수 있는 행사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여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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