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과학동네 심장부 난개발 '우려'

대전시, 매봉산에 500세대 아파트 건립 추진
"사이언스 거리 등 인프라만 잘 살려도 대전 국제적인 과학도시 될 것"
대전시가 진행중인 매봉근린공원 사업 예상지도. 조감도는 열람이 가능하지만 사진 촬영 금지로 포탈의 지도를 이용해 구성해 봤다.<이미지=권오현 대덕넷 디자이너>대전시가 진행중인 매봉근린공원 사업 예상지도. 조감도는 열람이 가능하지만 사진 촬영 금지로 포탈의 지도를 이용해 구성해 봤다.<이미지=권오현 대덕넷 디자이너>

과학동네 난개발이 예상된다. 대덕연구단지 연구자들은 물론 시민들의 휴식처인 '매봉산'에 500여세대의 고급 아파트가 들어서는 대전시의 계획이 알려지면서 구성원들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해외 유치과학자들의 보금자리였던 공동관리아파트는 2012년부터 수년째 폐허로 방치된 가운데 바로 옆 고급 아파트가 들어설 것으로 예상돼 대전시가 수익사업에 치중하고 있다는 주민들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과학동네 관문에 위치한 매봉산은 전체 354,906㎡(10만평 규모)로 산책로가 아름답기로 잘 알려져 있다. 국유지와 공유지는 4722㎡(국유지4083㎡, 공유지 639㎡)로 90% 이상이 사유지(350,184㎡)다.

대전시 관계자에 따르면 매봉산 아파트 건립 계획은 장기 미조성 공원이었던 매봉산이 2020년이면 공원에서 해제될 예정이다. 이에 난개발을 막기 위해 '매봉근린공원' 사업 일환으로 개발이 추진중이다.

장기 미조성 공원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특정 부지를 공원, 도로 등 도시계획 시설로 지정해 놓고 장기간 집행하지 않는 부지를 말한다. 헌법재판소는 1999년 지자체가 특정 토지를 보상없이 장기간 사적 이용을 제한하는 것은 과도하다며 '헌법불합치' 판결을 내렸다.

이에 따라 지정된지 20년이 되는 오는 2020년 7월 1일이면 장기미조성 공원 일몰제로 부지 대부분이 공원 지정에서 해제된다. 사유지는 개인 개발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정부는 2009년 12월 장기미조성 공원 부지 해소를 위해 특례사업을 실시키로 했다. 공원부지 중 20%를 주거와 상업시설을 설치할 수 있도록 지자체가 민간에 인센티브를 주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20%로는 수익성이 없다는 이유로 민간공원 조성은 흐지부지한 상태였다. 정부는 2015년 1월 '도시공원 및 녹지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비공원시설을 30% 미만으로 확대했다. 확대 방침에 따라 매봉산 근린공원 조성도 개발의 활기를 찾게 됐다.

대전시 관계자는 "일몰제가 적용되면 사유지가 90%인 매봉산은 난개발이 예상된다. 때문에 난개발을 막기위해 민간근린공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498세대의 아파트와 체육시설, 조경, 휴양 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자료 열람이 가능한 상태로 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해 이후 계획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 사이언스 거리 조성한다던 대전시, 과학동네 난개발 주도?

공동관리아파트 뒤로 보이는 매봉산 자락에 498세대의 아파트가 들어서게 될 예정이다.<사진=대덕넷>공동관리아파트 뒤로 보이는 매봉산 자락에 498세대의 아파트가 들어서게 될 예정이다.<사진=대덕넷>

권선택 대전시장은 지난 2월 대덕특구 과학기술단체들과 라운드 테이블 모임을 갖고 국립중앙과학관부터 대덕과학문화센터까지 사이언스 거리를 조성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특히 고층오피스텔이 들어올 예정이었던 대덕과학문화센터의 민간매각이 무산되자 시 차원에서 정부와 협력해 부지를 매입하고 과학문화도시를 조성하겠다는 의지를 적극 표명했다.

하지만 본지 취재결과 현재 대전시는 과학문화도시 조성보다는 당장 수익사업인 '매봉근린공원'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업자 내정설 이야기도 나온다. 대전시가 과학도시를 위한 큰그림을 그리기보다 수익사업에 치중하고 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과학동네 구성원들은 성급하게 진행되는 '매봉근린공원' 조성사업에 반대 입장을 표하고 있다. 방치돼 있는 공동관리아파트와 한전원자력연료 아파트의 재개발 계획이 구체화 되지 않은 상태에서 매봉공원에 500여세대의 아파트를 건설하는 것은 자칫 대덕특구 난개발로 이어질 수 있다는 목소리가 거세다. 

매봉근린공원이 조성될 경우 현재 KAIST 교수 아파트 인근에서 대덕중학교에 이르는 산자락 30% 부지(약 3만평 규모)에 7층 규모의 아파트 498세대가 들어서게 된다. 또 도로와 광장, 조경, 휴양, 유희, 운동, 편익시설이 일부(5000평 규모) 지역에 설립된다. 매봉산의 35% 정도가 아파트와 시설로 채워지는 셈이다. 

또 도룡동 타운하우스 재개발로 현재 건설중인 SK뷰 아파트와 재개발 예정인 KAIST 교수아파트까지 인근 도로 상황 등을 고려하지 않고 있어 교통체증 유발과 매봉산 생태계와 환경파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매봉 아파트 건립 반대 비상대책위의 실무를 맡고 있는 김은희 씨는 "과학동네는 정부출연기관 등 대전만 갖고 있는 과학 인프라가 무척 많다. 이를 잘 활용한다면 대전시는 세계적인 과학도시의 면모를 갖출 수 있다"면서 "대전시장 역시 사이언스 거리를 조성하겠다는 의지를 보인만큼 장기적인 그림을 그려야 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지자체에서도 당장 수익사업이 아니라 과학도시의 면모를 갖출수 있는 큰 계획에 따라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곳곳에 걸린 매봉근린공원 사업 반대 현수막.<사진=대덕넷>곳곳에 걸린 매봉근린공원 사업 반대 현수막.<사진=대덕넷>

반대 현수막.<사진= 대덕넷>반대 현수막.<사진= 대덕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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