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과학마을 벽돌한장, 22일 '찾아가는 과학강연' 개최
채연석 前 항우연 원장 강연···참석자들 "원도심서 강연 정례화 희망"

"우~와". 수백개의 화살을 연속해서 발사하는 신기전의 발사 영상을 보자 탄성이 절로 나온다. 과학적인 설명이 이어지자 아이, 부모 등은 하나라도 놓칠까봐 주시하며 듣는 모습이다. 질의응답에서도 질문이 끊기지 않는다. 

대형서점에 맞서 원도심을 지키고 있는 계룡문고의 세미나실. 평소였다면 저자 강연, 음악 이벤트, 책 읽어주는 행사 등 문화행사를 중심으로 진행되는데 이와 달리 특별한 과학 강연이 진행됐다.

따뜻한 과학마을 벽돌한장(회장 정용환)이 주최한 '찾아가는 과학강연'의 모습. 대덕의 과학자들이 원도심에서 과학강연을 진행한 것은 이례적이다. 특히 이번 행사는 자발적인 강연 기부 형태로 진행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22일 열린 첫 강연에서 채연석 UST 교수(前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은 자신이 과학자로서 걸어 온 여정과 신기전, 한국형 발사체 등의 복원·개발 과정을 소개하며 미래 과학꿈나무들에게 애정어린 조언을 건넸다. 
 
"사실 저는 공부를 잘 못했어요. 특히 시험 보는 것을 싫어했죠. 대신 남들 보다 먼저 할 수 있는 일을 찾았던 것이 성공을 이끈 바탕이 되었습니다. 초등학교 때부터 그림을 그리면서 창의력과 상상력을 길렀고, 중학교 때부터 로켓 과학자가 되는 꿈을 가졌습니다. 이에 대한 책과 자료를 모으면서 누구보다 지식과 책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꿈을 현실로 이뤄냈습니다." 

이날 강연에서 채연석 교수는 초·중학교 때 상상력과 창의력을 기를 것, 남들보다 잘하고 먼저 할 수 있는 일을 찾을 것 등을 강조했다. 채 교수는 특히 불화살을 쏘는 화전에 대한 자료를 보며 조선시대에도 화약무기를 기반으로 한 로켓이 있었을 것이라는 남다른 호기심을 가졌다. 그는 교사, 교수 등을 찾아갔지만 자문을 구할 수 없었고 스스로 연구하며 신기전 복원까지 진행하게 됐다.  

채연석 교수는 "조선 세종 재임 당시 한국 과학기술의 수준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면서 "여러분에게도 우수한 과학분야 DNA가 있기 때문에 앞으로 상상력을 키우면서 훌륭한 과학자로 성장하기를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채 교수는 이어 "인공지능시대를 살아갈 여러분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방법은 상상력과 창의력을 기르는 것"이라며 "남들보다 잘하는 것이 무엇인지 찾고 이에 대한 꿈을 갖고 준비하다 보면 자신만의 길이 열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원도심 강연은 부모, 학생 모두에게 좋은 기회가 됐다는 평이다. 원도심 주민 이한미씨는 "원도심서 과학강연이 열린 것은 처음인 것 같다"면서 "앞으로 아이들에게는 꿈과 희망을 주고, 부모들에게는 아이들의 진로에 대한 고민을 해결하고 토론하는 장이 많이 마련됐으면 한다"고 희망했다. 

이주찬·이시찬 대전 문정초 학생은 "신기전을 처음 알게 되고 질문도 할 수 있어서 좋았다"면서 "꿈을 이룬 과학자들의 열정과 노력을 배워 훌륭한 과학자가 되고 싶다"고 입을 모았다. 

원도심 활성화 등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적지 않다.

지정석 대전광역시중구발전협의회장은 "대덕의 과학자가 원도심을 찾아 과학강연을 진행한 것은 처음"이라면서 "대전-대덕 간 교류의 첫 걸음을 시작한 만큼 이 강연이 교육청, 대전시, 5개 구청 등과 연계해 확대되고 더 많은 지역민에게 혜택이 돌아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동선 계룡문고 대표는 "지역서점 입장에서도 이러한 행사는 큰 도움이 된다"면서 "강연 프로그램이 정례화되어 과학에 소외된 원도심 지역민 뿐만 아니라 대전 시민의 과학 대중화를 이끌고 원도심과의 상생발전 방향을 찾는 초석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한편, 따뜻한 과학마을 벽돌한장 측은 이번 강연의 호응과 관심에 따라 내부 논의를 거쳐 프로그램 정례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정용환 따뜻한 과학마을 벽돌한장 회장은 "원도심을 찾아 처음 진행한 과학대중강연이기 때문에 호응이 적을까 걱정했다"면서 "과학에 소외된 지역민들의 열정과 관심을 확인하는 계기가 됐으며, 이들의 관심과 기대를 바탕으로 강연 정례화를 긍정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전 원도심서 열린 첫 과학강연.<사진=강민구 기자>
대전 원도심서 열린 첫 과학강연.<사진=강민구 기자>

찾아가는 과학강연 참석자들의 단체 사진.<사진=강민구 기자>
찾아가는 과학강연 참석자들의 단체 사진.<사진=강민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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