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연 측정클럽 '4차 산업혁명과 측정기술' 워크숍 가져
신뢰성 도모해야 4차 산업혁명 '온전'

요즘 '4'라는 숫자를 피할 수 없다.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사물인터넷을 대동한 '4차 산업혁명'은 이번 대선을 분수령으로 과학기술계의 필수 단어가 됐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측정클럽은 '4차 산업혁명과 측정과학기술'을 주제로 5월 11~12일 동안 표준연 기술지원동에서 종합워크숍을 개최했다. 200여 곳에서 온 산학연 참가자들은 각 소속클럽 활동 전 종합세션으로, 4차 산업혁명에 대한 '특별 과외'를 받았다.

왼쪽부터 조완섭 충북대 교수, 한석희 박사, 이혁교 표준연 우주광학센터장 <사진=윤병철 기자>
왼쪽부터 조완섭 충북대 교수, 한석희 박사, 이혁교 표준연 우주광학센터장 <사진=윤병철 기자>
◆ 빅데이터, 표준화와 규제 철폐부터

"빅데이터 분석 기술은 완성 수준입니다. 그 본격화를 규제와 조직이기주의, 관행이 막고 있어요."    

다양한 지자체와 기관의 빅데이터 사업을 수행해 본 조완섭 충북대 교수의 말이다. 조 교수는 모 도시의 의뢰로 교통데이터를 분석해 배차 간격과 환승 보조금 추이, 노선 최적화 등 쓸모 있는 분석 결과를 얻었지만, 실제 적용으로 이어지진 못하고 단기사업으로 그쳤다. 그 도시는 이 사업결과는 별개로 여전히 사람을 풀어 수기로 교통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

최근 빅데이터가 급부상하면서 관련 예산이 한해 수천억 원으로 증가했지만, 여기저기서 비슷한 사업을 경쟁적으로 하다 보니 대부분 빅데이터로 축적이 되지 못하고 일회성으로 그치고 말았다. 

특히 가장 큰 수요시장으로 보는 '보건의료' 분야의 빅데이터 활용은 안타까운 수준. 각 기관별로 가지고 있는 환자들의 데이터는 상당한데, 서로 '호환'이 막혔다. A기관의 '가' 항목은 B기관의 '라' 항목 식으로, 정부기관 데이터 사이도 '표준화'가 진행되지 못한 실정이다.     

게다가 '개인정보보호법'이라는 규제로 공유도 안되고, 데이터는 내부에서 연구논문 내고, 사업유치 용도로 쓴다고 조 교수는 지적했다.  

"의료와 금융 분야는 실생활에 쓸 데이터가 많은데 비표준과 규제로 쓸 만한 데이터가 없어요. 연구와 의료 등 공익 데이터는 수요층 입장에서 규제를 풀어줘야 합니다."

◆ 측정할 수 있다면 개선할 수 있다 
 
'4차 산업혁명, 어떻게 시작할 것인가'의 저자 한석희 박사는 4차 산업혁명을 '기존의 제조업들이 스마트한 것을 서비스하는 것'으로 설명했다. 이어 스마트를 '자동화를 넘어서 자율적으로 반응하는 것'으로 정의했다.

인더스트리 4.0으로 산업육성 스타트를 끊은 독일, 왕성한 민간 기업을 가진 미국, 고도의 전문성에 협동을 더한 일본, 이미 4차 산업혁명에 뛰어든 중국의 대기업들. 한 박사는 4차 산업혁명 대로에 선진국이 맹주를 시작됐지만, 우리나라도 생각보다 늦지 않다고 말했다. 

스마트워치, 스마트침대 같은 지능을 갖춘 상품에서 스마트정비, 스마트파킹 등 '알아서 다 해주는' 서비스가 나왔다. 스마트솔루션을 총체적으로 제공하는 GE나 IBM, SIEMENS에 비견할 울랄라랩(한국) 등도 있다.

이런 '스마트'한 것의 모든 것에는 진화된 '센서'가 있다. 센서는 본래의 '측정' 외에 다른 것과의 '연결'로 기능을 확장하며 4차 산업혁명의 필수재가 됐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세계 5대 센서 기술 보유국으로 경쟁력이 있다고 한 박사는 평가했다.

"측정하지 못하면 개선할 수 없다고 피터 드러커는 말했습니다. 스마트기술로서 측정 센서의 중요성은 지속됩니다. 여기 계신 여러분들의 몫입니다."

◆ 잘못된 빅데이터를 인공지능이 받아들인다면?

"측정 신뢰성이 담보되지 않으면 4차 산업혁명은 재앙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혁교 표준연 우주광학센터장은 4차 산업혁명은 다양한 빅데이터를 인공지능이 판단하는 것으로, 이것을 측정 활동으로 풀이했다. 

그동안 측정에 대해 상대적으로 중요성이 저평가됐는데, 4차 산업혁명을 맞이하면서 기존 단면적인 측정기술을 네트워크화 해야 한다고 이 센터장은 진단했다.

표준연은 측정기술로 산업계에서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현재 측정클럽을 비롯한 다양한 산학연과 연구 중이다.

빅데이터 클럽 창립, '수요에 맞는 고민을 하자'

새로운 측정분야 '빅데이터 클럽' 창립 위원들 <사진=윤병철 기자>
새로운 측정분야 '빅데이터 클럽' 창립 위원들 <사진=윤병철 기자>
그런 가운데 표준연 측정클럽에 새로운 연구 클럽인 '빅데이터 클럽'이 생겼다. 

점차 방대해지는 빅데이터의 측정과 교류를 위해 표준연 국가참조표준데이터센터를 주축으로, 물리화학-보건의료-재료환경 등 각 연구 분야 데이터센터장과 산학연 전문가 위원들이 모였다.

클럽은 앞으로 서로의 데이터를 교류하고 융합하며, 개발과 수용자 간 데이터 매칭과 연구개발 활용을 고민하고 교류하는 장이 된다.

창립위원들은 포럼과 토론을 나누며, 빅데이터 출현과 사용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빅데이터는 신뢰도가 높아야 분석의 가치가 있고, 입력 데이터에도 참조표준(모든 곳에서 공용되도록 과학적으로 공인된 자료)의 적용이 요구된다. 위원들은 '수요에 맞는 고민을 하자'며, 신뢰성 높은 빅데이터의 창구 역할을 도모했다.

측정클럽의 성과물인 측정기술 상용화 제품 전시 <사진=윤병철 기자>
측정클럽의 성과물인 측정기술 상용화 제품 전시 <사진=윤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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