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개최···우수연구 성과 공유
연구대상에 손훈 건설·환경공학과 교수···中 남방과기대 총장 강연도 진행

KAIST를 이끄는 연구대가들이 현재 수행하고 있는 연구는 무엇이며 왜 이 연구를 수행하고 있을까? 그동안의 고충은 무엇이며 4차산업혁명 시대 우리는 어떠한 대비를 해야 할까?

이러한 호기심과 고민들에 대해 함께 답을 찾는 자리가 마련됐다. KAIST(총장 신성철)는 23일 KAIST KI 빌딩 퓨전홀에서 '2017 KAIST 리서치 데이(Research Day)' 행사를 개최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두번째를 맞는 이번 행사는 4차 산업혁명 관련 R&D 분야에 대한 정보와 지식, 노하우 등을 공유함으로써 융합연구를 활성화한다는 취지로 마련됐다. 

이날 행사는 ▲연구부문 우수교원과 우수 연구 성과 포상 ▲수상자 강연 ▲첸 쉐이(CHEN Shiyi) 중국 남방과학기술대 총장 특별강연 순으로 진행됐다. 

연구대상은 손훈 건설·환경공학과에게 돌아갔다. 손 교수는 지난 5년간 연구실적과 특허출원 등 지식재산권, 로열티 수입 실적 등을 종합해 평가한 결과 연구의 우수성과 독창성을 인정받았다.

연구상은 오준호 기계공학과 교수, 이상엽 생명화학공학과 교수가 선정됐다. 이노베이션상은 박용근 물리학과 교수, 융합연구상은 이용희 물리학과 교수와 신종화 신소재공학과 교수가 수상했다.  

지난해 대표 연구성과로는 ▲3차원 홀로그래픽 현미경 ▲맞춤형 단백질 변형기술 ▲찔러도 피가 나지 않는 무출혈 주사바늘 ▲이동식 펄스에코 레이저 초음파 전파영상화 시스템 ▲복굴절을 이용한 3차원 깊이 측정기술 등 자연과학분야 4건, 생명과학분야 1건, 공학분야 5건 등 총 10건이 선정됐다. 

신성철 총장은 축사에서 "추격형 R&D 연구에서 벗어나 이제는 최고, 최초, 유일한 연구를 통해 새로운 지식창출 또는 기술개발에 기여해야 한다"면서 "국가적인 R&D를 효율적,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신 총장은 "초학제간 융복합 연구, 협업 연구실 제도를 중점적으로 실행해 성공적인 융복합 연구와 지식의 축적을 추진할 계획"이라면서 "우수한 연구성과를 창출한 교수들을 통해 학생들이 미래를 치열하게 준비해 나갔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2017 KAIST 리서치 데이(Research Day)'가 23일 KAIST에서 열렸다.<사진=강민구 기자>
'2017 KAIST 리서치 데이(Research Day)'가 23일 KAIST에서 열렸다.<사진=강민구 기자>
◆ "구조물 상태 파악 연구부터 메타물질까지 전천후 연구" 

연구 대상을 차지한 손훈 건설환경공학과 교수는 스마트구조시스템 연구실이 수행하고 있는 과제를 소개했다.

손 교수는 무선센서 모듈기술을 기반으로 교량 시설, 가스시설 등 사회기반시설에 접목하고 있다. 그는 영종대교 등에서 센서 모듈을 활용해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교량 중에서 부식이 심하거나 케이블 연결이 취약한 부분에 무선센서를 부착하면 손상정도를 파악할 수 있게 된다. 콘크리트 내 신호전송도 성공적으로 이뤄졌으며 내장형 시제품도 제작을 검토하고 있다.

또한 그는 열화상카메라를 활용해 반도체 웨이퍼 생산 공정, LNG 배안 가스 시설에 접목하고 있다. 최근에는 드론을 활용한 실시간 모니터링 기술 개발도 추진하고 있다.

손 교수는 "구조물 상태 등을 분석·예측하는 연구를 통해 사회기반시설의 안전성을 향상시키고 사고를 방지하는데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연구상을 수상한 연구자들도 강연을 통해 연구성과를 소개했다. 

오준호 기계공학과 교수는 휴머노이드 로봇의 개발 과정을 발표했다. 오 교수는 "지난 2002년 KHR-1 부터 시작해 DARPA 재해재난 대회 수상까지 휴머노이드로봇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면서 "특히 휴보는 유연화 기술과 균형 제어 기술 등을 갖춰 미국 등 다양한 연구현장에 적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상엽 교수는 시스템대사공학을기반으로 한 화학물질, 연료, 물질의 합성 제작 관련 연구를 소개했다. 지방산 합성 분해 최적화 등을 통한 인위적인 생체 효소 제작, 정밀의료를 위한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 연구 등이 예시로 제시됐다.  

이 교수는 "한약의 유효성분만 추출해 치료하는 연구 뿐만 아니라 딥러닝 등의 기술을 도입한 치료법 연구 등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용근 물리학과 교수는 홀로그래픽 기술을 활용한 렌즈, 거울, 카메라, 디스플레이, 현미경 관련 기술과 산업화 연계에 대해 중점적으로 소개했다. 

특히 박 교수는 대학생들을 위해 "연구는 재미있어 보이는 연구를 수행하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감동을 주는 연구는 뼈를 깍는 고통서 나온다. 최선을 다할 때 좋은 연구성과가 나올 수 있다"고 조언했다.

신종화 신소재공학과 교수는 광대역 고지수 메타물질 연구에 대해 설명했다. 신 교수는 높은 굴절률을 활용해 박막태양전지 등에 활용 가능한 연구를 소개했다.

학생들은 연구대가들의 연구 현황과 과정을 직접 들을 수 있어 많은 도움이 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정문기 KAIST 산업시스템공학과 석사과정생은 "교수님들의 강연이 재미있었고, 이분들이 생각보다 더 많은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면서 "특히 연구 개발 과정과 문제점 해결 과정이 인상깊었다"고 말했다.

신성철 총장(좌)와 연구 대상을 차지한 손훈 건설환경공학과 교수(우).<사진=강민구 기자>
신성철 총장(좌)와 연구 대상을 차지한 손훈 건설환경공학과 교수(우).<사진=강민구 기자>
◆ 심천, 인구 5만 어촌서 2000만 혁신도시로···"상상력 중요"

이날 행사에서 첸 쉐이(CHEN Shiyi) 중국 남방과학기술대(SUSTech) 총장은 '4차 산업혁명과 사회적 가치창출을 위한 기업가 정신'을 주제로 특별 강연에 나섰다. 중국 심천에 위치한 남방과학기술대는 지난 2011년 설립됐다.

심천은 텐센트, 화웨이, DJI, UBTech 등의 기업이 집적한 곳으로 중국을 이끄는 혁신도시 중 하나로 꼽힌다. 특히 인근의 광동, 홍콩, 마카오 지역은 동아시아에서 인구가 급증하고 있는 추세다.

첸 쉐이(CHEN Shiyi) 중국 남방과학기술대 총장.<사진=강민구 기자>
첸 쉐이(CHEN Shiyi) 중국 남방과학기술대 총장.<사진=강민구 기자>
인구 5만의 평범한 어촌 마을이었던 심천은 2000만이 거주하는 물류, 기술, 문화의 중심지로 탈바꿈했다. 단순히 기술을 모방하는 카피캣(Copy-Cat)에서 벗어나 혁신을 선도하는 도시로 도약하고 있다.

첸 총장은 "심천의 개발역사를 통해 상상력의 중요성을 알 수 있다"면서 "물리학, 디지털, 생물학이 연결되는 시대가 다가왔다. 기초과학, 글로벌, 문화융합, 기술혁신 등이 그 어느때보다 요구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남방과학기술대의 교육커리큘럼의 특징 중 하나로 기업가정신·혁신대학을 꼽았다. 이 학과에서는 데이터과학, 지능형로봇, 신에너지물질, 녹색 제약, 미래네트워크 등 10개 산업기반 기술혁신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첸 총장은 "기술혁신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는 점에서 심천과 대덕이 유사한 환경을 갖고 있다"면서 "수질오염 등 환경 문제 등에 있어 KAIST 등과 협력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강연 후에는 질의응답도 진행됐다. "학생들이 기업가정신을 추구할 수 있도록 어떻게 지원하고 있는가"라는 물음에 첸 총장은 "학생들이 상상력을 갖고 꿈꾸는 것을 막지 않는다. 학생들이 창업에 나설 수 있도록 유연한 프로그램과 자금 지원을 통해 성공사례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한정된 시간에서 학생들이 학업과 사업을 균형있게 수행하기 위한 방법은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대해서는 "새는 많이 훈련해야 날 수 있다. 학생도 마찬가지다. 학습시간이 낭비되면 안된다. 학업을 수행하면서 기업가정신을 DNA로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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