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인선 지질자원 박사, 해저지층 섭입 전 탈수 작용·천부 대지진 연계성 밝혀

수마트라지진과 'IODP Expedition 362' 시추위치(U1480 및 U1481)를 나타내는 지도. 붉은색 화살표는 이동벡터. 흰색 화살표는 forearc의 이동에 따른 상대속도.<사진=한국지질자원연 제공>
수마트라지진과 'IODP Expedition 362' 시추위치(U1480 및 U1481)를 나타내는 지도. 붉은색 화살표는 이동벡터. 흰색 화살표는 forearc의 이동에 따른 상대속도.<사진=한국지질자원연 제공>
지난 2004년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에서 발생한 대지진 원인이 밝혀졌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원장 신중호)은 송인선 박사 연구팀이 수마트라에서 발생한 대지진이 섭입 전 해저지층에 존재하는 규산염광물의 탈수작용과 관련있다는 사실을 26일 밝혔다.

섭입은 하나의 암석권 판이 다른 판 밑으로 내려가는 과정이다. 대부분 대지진은 퇴적물의 온도·압력이 높아지는 섭입단층대 심부에서 발생한다.

수마트라 대지진은 섭입단층대 천부에서 엄청난 양의 에너지를 방출하며 발생했다. 이는 해저 퇴적물이 섭입 과정 전 특정 변화와 과정을 거쳤다는 의미다.

연구팀은 섭입단층대로부터 255km 떨어진 인도양에서 최대 1.5km 시추를 진행했고 암석시료와 검층자료를 확보해 종합적 연구를 수행했다.

이 지역 해양퇴적물은 인도-호주 해양판 움직임에 따라 동북쪽으로 255km를 더 이동한 후, 버마-순다판 아래로 섭입하므로 '섭입 전 퇴적물'로 분류된다.

연구팀은 약 40km 떨어진 두 곳의 위치(U1480·U1481)에서 최대 1.5km 심도의 해양시추를 수행해 코어샘플과 시추공물리검층 자료를 획득했다.

시추결과 퇴적층은 석회질·규산염질 침전물로 이뤄진 '원양퇴적층'과 이를 피복하는 히말라야산맥 기원의 퇴적층인 '니코바선상지'로 구성된 것을 확인했다.

니코바선상지 두께는 시추위치에서 약 1.4km다. 섭입대쪽으로 갈수록 두꺼워져 섭입대 부근에서는 약 4~5km 정도로 나타났으나, 원양퇴적물 두께는 약 150~200m로 큰 변화가 없었다.

연구팀은 광물조성, 물리화학적 성질, 압출된 지층수 화학성분 등을 분석하고 예측모델링 한 결과 원양퇴적물에서 화산·유기물 기원의 비정질 규소가 20% 이상 함유된 것을 확인했다.

또 지층수 화학분석 결과 염소농도가 깊이에 따라 서서히 높아지다가 1.3km 부근에서 갑자기 낮아지는 것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시추위치가 섭입대로 이동함에 따라 발생하는 탈수에 의한 담수 공급을 모델링 했다. 광물 탈수작용에 의한 고화작용과 퇴적층 압밀작용에 의한 강화작용이 섭입대까지 계속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지층수의 지속적인 공급으로 지층수압은 섭입 전까지 계속 증가했다. 유효응력조건이 강화된 암석 파괴 임계점에 가까워져 섭입 직후 섭입단층대와 만나 '천부 대지진'이 발생한 것이다.

송인선 박사는 "천부 대지진 원인을 좀 더 명확하게 규명하는 계기가 되는 소중한 연구 자산이 될 것"이라며 "자연재해 예측연구와 같은 지구과학 분야에 다양하게 응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 박사는 국제해저지각시추사업(K-IODP)의 지원을 받아 국내 과학자로는 유일하게 12개국 33명으로 구성된 'IODP Expedition 362' 승선 연구단에 참여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사이언스(Science)'지에 26일자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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