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고, 지난 2015년 두 번의 검출에 이어 올해 1월 4일 관측
두 블랙홀이 충돌하면서 방출된 중력파 확인

"라이고가 최초로 발견한 중력파 검출 이전에는 태양질량의 20배 보다 무거운 블랙홀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이번 검출로 무거운 블랙홀의 존재를 다시 한 번 확인했다."(라이고 과학 협력단의 대변인 데이비드 슈메이커 MIT 교수)

"중력파에 대한 세 번째 확인된 검출은 라이고가 우주의 어두운 면을 보여주는 강력한 관측소로 확립되었음을 의미한다. 라이고는 이런 종류의 사건을 관측하는데 아주 적합하다. 앞으로 중성자별 충돌과 같은 새로운 종류의 천체물리학적 사건을 볼 수 있게 되길 바란다"(라이고 실험실 대장 데이비드 라이츠 칼텍 교수)

중력파가 세번째로 검출됨에 따라 천문학의 새로운 창이 제시됐다. 

한국중력파연구협력단(단장 이형목 서울대 교수)은 레이저 간섭계 중력파 검출기인 라이고(LIGO)가 시공간의 흔들림인 중력파를 세 번째로 검출하는데 성공했다고 2일 밝혔다. 이전 두 번 검출과 마찬가지로 이번 중력파도 두개의 블랙홀이 충돌하면서 방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합병을 통해 새롭게 만들어진 블랙홀의 질량은 태양의 약 49배인 것으로 확인됐다. 첫번째 검출된 태양의 62배인 블랙홀 보다는 가볍고 두 번째 검출인 21배 블랙홀보다는 무거운 것으로 분석됐다.

라이고는 미국 과학재단(NSF)이 지원하고 MIT와 칼텍이 운영한다. 어드밴스드 라이고 프로젝트를 위한 재정적 지원도 미국 NSF가 주도하고 있으며, 독일 막스플랑크협회, 영국 과학기술 위원회, 호주 연구 위원회가 지원하고 있다.

또 전세계 1000명이 넘는 과학자들이 GEO협력단을 포함하는 라이고 과학 협력단을 통해 협력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라이고는 CNRS(프랑스국립과학연구센터), INFN(이탈리아 핵물리 국립연구소), NIKHEF(네덜란드연구재단). 유럽 중력파 천문대가 지원하는 비르고(Virgo) 과학협력단과도 협력하고 있다. 

이번에 새롭게 발견된 중력파는 지난해 11월 30일에 시작해 올해 여름까지 진행하는 2차 관측가동 중에 검출됐다. 라이고 관측은 미국 워싱턴 주의 핸포드와 루이지애나 주의 리빙턴에 있는 쌍둥이 검출기를 이용해 수행되고 있다.

이번 관측 데이터는 적어도 하나의 블랙홀은 공전축과 정렬되어 있지 않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다. 라이고와 비르고 협력단 전체가 저자로 되어 있는 이번 논문의 편집자중 하나인 방갈로어 사티하프라가쉬 펜실베니아 주립대 교수는 "이번 관측은 블랙홀 자전축이 정렬되어 있지 않을 수 있다는 첫 번째 증거이다. 블랙홀이 밀집 항성계에서 만들어졌을지도 모른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한국의 연구자들은 한국중력파연구협력단(KGWG)라는 이름으로 라이고 과학협력단에 참여하고 있다. 한국중력파연구협력단은 국내 4개 대학과 3개 정부출연연구소 소속 20여명의 연구원, 학자, 대학원생, 컴퓨터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연구 컨소시움이다. 한국의 중력파 연구 협력단에 속한 14명의 연구자들은 세 번째 중력파 검출 논문에도 저자로 참여했다.

한국 중력파 연구진은 이번에 중력파를 발견한 어드밴스드 라이고 관측에 사용된 데이터 분석 소프트웨어와 기기 모니터링에 보다 직접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국가수리과학연구소의 연구진은 공동으로 이번에 사용된 온라인 분석 소프트웨어의 개발과 성능 향상에 기여했다. 또 중력파 관측 과정에서 필수적으로 실행되는 실시간 데이터 잡음 제거 소프트웨어와 데이터의 품질을 향상시키는 알고리즘의 개발과 구축을 진행했다.

KISTI 글로벌 대용량 실험데이터 허브센터(GSDC)는 기관기본사업과 미래부 기초연구기반구축사업의 지원을 받아 라이고 데이터 그리드와 연동된 컴퓨팅 환경을 구축 운영하고 있다. 김정리 한국천문연구원 박사와 이형원 인제대 교수 그룹 등은 KISTI 자원을 활용해 중력파 파형 개발 연구 와 중력파 천문 관측을 위한 중성자별·블랙홀의 물리량 측정 소프트웨어를 테스트하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또 아시아태평양 이론물리센터는 2004년부터 한국중력파연구협력단이 개최하는 중력파와 수치상대론 여름학교를 지속적으로 지원해 오고 있다.
 
한국중력파연구협력단장을 맡고 있는 이형목 서울대 교수는 "우리는 이미 오래 전부터 구상 성단과 같은 밀집 성단에서 역학적 과정을 통해 블랙홀 쌍성이 효율적으로 만들어질 수 있다는 이론적인 논문을 발표해 왔다"면서 "앞으로도 계속 자전축과 공전축의 방향이 전혀 다른 블랙홀 쌍성의 충돌이 관측된다면 우리의 이론적 예측이 맞아 들어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이형목 서울대 교수 그룹과 한국천문연구원 그룹은 영국 왕립천문학회 저널인 Monthly Notices of Royal Astronomical Society에 투고한 논문은 밀집 항성계에서 만들어지는 블랙홀 쌍성에 대한 상세한 특징들을 기술한 바 있다. 이 논문은 현재 출판 승인 됐으며, 세 번째 중력파 검출 논문에도 인용됐다.

강궁원 KISTI 박사는 "세번째 검출로 중력파 검출은 이제 확고해졌다고 본다"면서 "국내에서도 중력파 첨단과학에 매진할 수 있는 환경이 시급히 이루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오정근 국가수리과학연구소 박사는 "이제 중력파가 일상적으로 검출될 날이 멀지 않았다"면서 "중력파가 앞으로 우주를 보는 중요한 관측수단임이 현실화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에 검출된 중력파 신호. 위의 그림은 시간에 따라 진동수가 변해 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며 중간 그림은 핸포드와 리빙스턴에서 관측된 파형과 이를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는 이론적인 파형(검은색)을 보여준다. 맨 아래 그림은 관측된 파형에서 이론적인 파형을 빼주고 나면 전형적인 기기의 잡음 형태가 남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자료=한국중력파연구협력단 제공>
이번에 검출된 중력파 신호. 위의 그림은 시간에 따라 진동수가 변해 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며 중간 그림은 핸포드와 리빙스턴에서 관측된 파형과 이를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는 이론적인 파형(검은색)을 보여준다. 맨 아래 그림은 관측된 파형에서 이론적인 파형을 빼주고 나면 전형적인 기기의 잡음 형태가 남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자료=한국중력파연구협력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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