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사진: 박용기/한국표준과학연구원 초빙연구원

뚝새풀_얼마 전 풀과 꽃을 좋아하는 외손녀가 풀밭에서 놀다 풀꽃 하나를 꺾어와 이름을 물어보았다. 많이 본 풀인데 정확한 이름이 바로 떠오르지 않았다. 하지만 들여다 보고 있으려니 까마득한 옛날 어릴 적 기억이 떠오르기 시작하였다. Pentax K-1, smc PENTAX-D FA MACRO 100mm F2.8 WR, f/3.5, 1/320 s, ISO100
뚝새풀_얼마 전 풀과 꽃을 좋아하는 외손녀가 풀밭에서 놀다 풀꽃 하나를 꺾어와 이름을 물어보았다. 많이 본 풀인데 정확한 이름이 바로 떠오르지 않았다. 하지만 들여다 보고 있으려니 까마득한 옛날 어릴 적 기억이 떠오르기 시작하였다. Pentax K-1, smc PENTAX-D FA MACRO 100mm F2.8 WR, f/3.5, 1/320 s, ISO100
얼마 전 풀과 꽃을 좋아하는 외손녀가 풀밭에서 놀다 풀꽃 하나를 꺾어와 이름을 물어보았다. 자그마한 풀자루에 연노랑의 작은 꽃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풀꽃이었다. 많이 본 풀인데 정확한 이름이 바로 떠오르지 않았다. 하지만 들여다 보고 있으려니 까마득한 옛날 어릴 적 기억이 떠오르기 시작하였다.

1950년대 초반에 시골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나에게 그 시절은 아무리 시간의 마술이 추억을 아름답게 채색한다 해도 가슴 한 구석이 시린 기억으로 다가온다. 전쟁이 끝나고 난 후 내가 살던 전라도 시골은 무척 가난하였다.

보리-1_뚝새풀의 기억과 연상되어 떠오르는 기억이 하나 더 있다. 6월 초면 보리밭에는 보리가 익어간다. 학교가 끝난 형이나 누나들을 따라 들판에서 놀던 나는 주로 형들이 했던 보리 서리에 참여하기도 하였다. Pentax K-1, HD PENTAX-D FA 24-70mm F2.8ED SDM WR, f/3.5, 1/800 s, ISO200
보리-1_뚝새풀의 기억과 연상되어 떠오르는 기억이 하나 더 있다. 6월 초면 보리밭에는 보리가 익어간다. 학교가 끝난 형이나 누나들을 따라 들판에서 놀던 나는 주로 형들이 했던 보리 서리에 참여하기도 하였다. Pentax K-1, HD PENTAX-D FA 24-70mm F2.8ED SDM WR, f/3.5, 1/800 s, ISO200
가을에 추수한 쌀이 떨어지고 햇보리가 나올 때까지 식량이 부족한 시기인 소위 말하는 보릿고개가 길었던 때였다. 더욱이 가뭄도 심해 논에는 벼 대신 잡초만 무성하게 자랄 때가 많았다. 그런데 어느 날 어머니께서는 동네 어른들과 함께 그 잡초를 베어와 까맣게 달린 풀 씨를 훑어서 갈아 죽을 끓여 주셨다.

정확한 기억은 아니지만 뭔가 혀끝에 싸한 느낌이 돌았던 기억이 난다. 시골에서는 이 풀을 '독새기풀'이라 불렀다. 독새기는 독사의 전라도 사투리이며 이 풀의 정명은 '뚝새풀'인데 지방에 따라 둑새풀, 독사풀 등으로 불리고 있어 그렇게 불렀던 것 같다.

보리-2_누릇누릇 익어가는 보리 이삭들을 잘라 불에 그슬리면 따가운 보리 가시가 타 없어지고 적당히 익은 알곡만 남게 되는데 이것을 손바닥으로 비벼 껍질은 불어내고 알곡만 입에 털어 넣고 씹었던 기억이 난다. 물론 손과 입에 검댕이 까맣게 묻었지만 배고프고 특별한 장난감이 없던 시절에는 즐거운 놀이었다. Pentax K-1, smc PENTAX-D FA MACRO 100mm F2.8 WR, f/3.5, 1/50 s, ISO100
보리-2_누릇누릇 익어가는 보리 이삭들을 잘라 불에 그슬리면 따가운 보리 가시가 타 없어지고 적당히 익은 알곡만 남게 되는데 이것을 손바닥으로 비벼 껍질은 불어내고 알곡만 입에 털어 넣고 씹었던 기억이 난다. 물론 손과 입에 검댕이 까맣게 묻었지만 배고프고 특별한 장난감이 없던 시절에는 즐거운 놀이었다. Pentax K-1, smc PENTAX-D FA MACRO 100mm F2.8 WR, f/3.5, 1/50 s, ISO100
뚝새풀의 기억과 연상되어 떠오르는 기억이 하나 더 있다. 6월 초면 보리밭에는 보리가 익어간다. 학교가 끝난 형이나 누나들을 따라 들판에서 놀던 나는 주로 형들이 했던 보리 서리에 참여하기도 하였다.

누릇누릇 익어가는 보리 이삭들을 잘라 불에 그슬리면 따가운 보리 가시가 타 없어지고 적당히 익은 알곡만 남게 되는데 이것을 손바닥으로 비벼 껍질은 불어내고 알곡만 입에 털어 넣고 씹었던 기억이 난다. 물론 손과 입에 검댕이 까맣게 묻었지만 배고프고 특별한 장난감이 없던 시절에는 즐거운 놀이었다.

외손녀에게 할아버지의 이런 어릴 때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잘 이해는 안 가겠지만 신기한 듯 듣는다. 그런데 풀밭에 있는 뚝새풀 사진을 찍어보려고 아무리 찾아도 그 흔하던 풀이 눈에 보이지 않았다.

할 수 없이 외손녀에게 한 번 찾아보라고 하자 한참 풀밭을 다니더니 하나를 찾아 알려주었다. 얼핏 보면 잔디의 꽃대와 비슷한 데 그 속에서 이 작은 풀꽃을 찾아내는 아이의 눈썰미가 대단하다.

뜰보리수 열매_이제 계절은 여름 속으로 들어가고 있다. 연녹색이던 이파리들은 짙은 초록빛으로 성숙해지고, 화사하던 꽃들은 열매를 맺어 붉게 익었거나 아직 결실의 꿈을 키워가고 있다. Pentax K-1, smc PENTAX-D FA MACRO 100mm F2.8 WR, f/3.5, 1/500 s, ISO100
뜰보리수 열매_이제 계절은 여름 속으로 들어가고 있다. 연녹색이던 이파리들은 짙은 초록빛으로 성숙해지고, 화사하던 꽃들은 열매를 맺어 붉게 익었거나 아직 결실의 꿈을 키워가고 있다. Pentax K-1, smc PENTAX-D FA MACRO 100mm F2.8 WR, f/3.5, 1/500 s, ISO100
이제 계절은 여름 속으로 들어가고 있다. 연녹색이던 이파리들은 짙은 초록빛으로 성숙해지고, 화사하던 꽃들은 열매를 맺어 붉게 익었거나 아직 결실의 꿈을 키워가고 있다. 봄과는 다른 새로운 꽃들이 피어나기도 한다. 멀리 호수를 배경으로 피어 아름다운 색의 향연을 펼치고 있는 꽃양귀비의 고운 자태를 보고 있노라면 이 계절에 살고 있음을 감사하게 된다.

여름 색의 향연_멀리 호수를 배경으로 피어 아름다운 색의 향연을 펼치고 있는 꽃양귀비의 고운 자태를 보고 있노라면 이 계절에 살고 있음을 감사하게 된다. Pentax K-1, Tamron SP AF 70-200mm F2.8 Di LD [IF] Macro, f/3.5, 1/200 s, ISO100
여름 색의 향연_멀리 호수를 배경으로 피어 아름다운 색의 향연을 펼치고 있는 꽃양귀비의 고운 자태를 보고 있노라면 이 계절에 살고 있음을 감사하게 된다. Pentax K-1, Tamron SP AF 70-200mm F2.8 Di LD [IF] Macro, f/3.5, 1/200 s, ISO100
그러나 5월부터 피어나 여름 내내 꽃 피울 장미는 향과 아름다움에 있어 단연 최고의 꽃이라 할 수 있다. 인터넷 한 사이트에서 소개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 10가지>를 보면, 벚꽃(10), 극락조화(9), 금낭화(8), 다알리아(7), 수련(6), 가자니아(5), 연꽃(4), 튤립(3), 난꽃(2), 그리고 대망의 1위는 장미였다. 하지만 누구나에게 같은 순위는 아닐 것이다.

장미_5월부터 피어나 여름 내내 꽃 피울 장미는 향과 아름다움에 있어 단연 최고의 꽃이라 할 수 있다. Pentax K-1, smc PENTAX-D FA MACRO 100mm F2.8 WR, f/3.5, 1/50 s, ISO100
장미_5월부터 피어나 여름 내내 꽃 피울 장미는 향과 아름다움에 있어 단연 최고의 꽃이라 할 수 있다. Pentax K-1, smc PENTAX-D FA MACRO 100mm F2.8 WR, f/3.5, 1/50 s, ISO100
이번 초여름 우리집 베란다에서는 아내가 꽃을 보려고 베란다에 모종을 심어 놓은 푸른 보라빛의 적치커리 꽃이 참 아름답게 피어 우리 가족에게는 단연 최고의 아름다운 꽃이었다. 봄에는 한동안 잎이 무성해져서 쌈으로 먹을 수 있었는데 언젠가 꽃대가 길게 자라나기 시작했다.

레드치커리꽃_이번 초여름 우리집 베란다에서는 아내가 꽃을 보려고 베란다에 모종을 심어 놓은 푸른 보라빛의 적치커리 꽃이 참 아름답게 피어 우리 가족에게는 단연 최고의 아름다운 꽃이었다. 모든 게 귀하고 모자랐던 내 어린 시절과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풍요로운 지금이지만, 작은 풀꽃들은 여전히 피어나고 그 작은 꽃들은 또 다른 모습으로 아이들의 기억 속에 새겨질 것이다. 이렇듯 세월의 흐름 속에서도 자연은 변함없이 우리에게 무한한 평안의 에너지를 선물하고 있음을 감사하게 된다. Pentax K-1, smc PENTAX-D FA MACRO 100mm F2.8 WR, f/3.5, 1/50 s, ISO100
레드치커리꽃_이번 초여름 우리집 베란다에서는 아내가 꽃을 보려고 베란다에 모종을 심어 놓은 푸른 보라빛의 적치커리 꽃이 참 아름답게 피어 우리 가족에게는 단연 최고의 아름다운 꽃이었다. 모든 게 귀하고 모자랐던 내 어린 시절과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풍요로운 지금이지만, 작은 풀꽃들은 여전히 피어나고 그 작은 꽃들은 또 다른 모습으로 아이들의 기억 속에 새겨질 것이다. 이렇듯 세월의 흐름 속에서도 자연은 변함없이 우리에게 무한한 평안의 에너지를 선물하고 있음을 감사하게 된다. Pentax K-1, smc PENTAX-D FA MACRO 100mm F2.8 WR, f/3.5, 1/50 s, ISO100
하지만 꽃을 피울 줄 모르고 길게만 자라 내 키보다도 더 커지더니 6월에 들어서면서 꽃망울을 터트리기 시작하여 한동안 예쁜 꽃들을 매일 피워 내었다. 그런데 딱 하루만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고는 이내 스러져 아쉬움을 느끼게 하였다.

모든 게 귀하고 모자랐던 내 어린 시절과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풍요로운 지금이지만, 작은 풀꽃들은 여전히 피어나고 그 작은 꽃들은 또 다른 모습으로 아이들의 기억 속에 새겨질 것이다. 이렇듯 세월의 흐름 속에서도 자연은 변함없이 우리에게 무한한 평안의 에너지를 선물하고 있음을 감사하게 된다.

뚝새풀

어린 외손녀가 꺾어온 작은 풀꽃 하나
흔하디 흔한 잡초꽃
보일 듯 말 듯 피어난 작은 꽃들을 들여다 보면
가슴 시린 어린 날의 기억이 떠오른다.

가뭄으로 메말라 버린 논 가득
벼 대신 무성하게 자라난 잡초였지만
텅 빈 배를 달래주던 고마운 풀

이제는 아무도 기억하지 못하는
하찮은 잡초이지만
어려웠던 그 옛날을 기억하라고
그리고 오늘의 풍요로움을 감사하라고
이 봄에도 뚝새풀은 꽃을 피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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