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엽 KAIST 교수, 덴마크공대 연구진 개발

항생제 남용 등으로 항생제 내성균이 점점 증가하고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는 가운데 병원균이 항생제에 내성을 갖게되는 원리가 규명돼 주목받고 있다. 

KAIST(총장 신성철)는 이상엽 생명화학공학과 교수와 덴마크 공대 노보 노르디스크 바이오지속가능센터 공동 연구팀이 박테리아 병원균이 항생제에 대한 내성을 획득하는 작동 원리를 알아냈다고 19일 밝혔다.

인체 감염균이 항생제 내성을 갖기 위해서는 항생제를 분해하는 효소를 갖거나 다시 뱉어내야 한다. 대표적인 방법은 항생제 내성 유전자를 획득해 항생제를 무용지물로 만드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내성 유전자는 항생제를 생산하는 곰팡이나 악티노박테리아에서 발견된다. 이는 해당 항생제를 만드는 곰팡이와 박테리아가 자기 스스로를 항생제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갖고 있기 때문이다.

내성 유전자를 인체 감염균이 획득하면 항생제 내성을 갖게 된다. 하지만 그동안 어떤 방식으로 항생제 내성 유전자들이 인체 감염균에 전달되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공동 연구팀은 항생제 내성 유전자가 직접적으로 인체 감염균에 전달되는 것이 아니라 연구팀이 캐리백(carry-back)이라고 이름 지은 복잡한 과정을 통해 이뤄지는 것을 규명했다.

우선 인체 감염균과 방선균이 박테리아간 접합에 의해 인체 감염균의 DNA 일부가 방선균으로 들어간다. 이 과정에서 항생제 내성 유전자 양쪽 주위에도 감염균의 DNA가 들어가는 경우가 생긴다. 이 상태에서 방선균이 죽어 세포가 깨지면 항생제 내성 유전자와 감염균의 DNA 조각이 포함된 DNA들도 함께 나오게 된다.

이렇게 배출된 항생제 내성 유전자에는 인체 감염균의 일부 DNA가 양쪽에 공존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인체 감염균은 자신의 게놈에 재삽입이 가능해지고 이를 통해 항생제 내성을 획득한다.

연구팀은 생물정보학적 분석과 실제 실험을 통해 이를 증명했다.

이상엽 교수는 "인체 감염 유해균들이 항생제 내성을 획득하는 방식 중 한 가지를 제시한 것이다"며 "병원 내·외부의 감염과 예방 관리시스템, 항생제의 올바른 사용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노보 노르디스크 재단과 미래창조과학부 바이오리파이너리를 위한 시스템대사공학 연구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7일자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항생제 내성 유전자가 전달되는 캐리백 현상의 모식도.<자료=KAIST 제공>
항생제 내성 유전자가 전달되는 캐리백 현상의 모식도.<자료=KAIST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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