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정욱 스타트업 얼라이언스 센터장 대덕특구 이노 포럼서 강연
"불편함을 창의적으로 해결하면 유니콘 된다"

"광고 같은 검색결과를 왜 매번 봐야 해? 난 단순한 답을 찾고 있다고!"
"택시 잡기 힘들고 불친절해. 돈을 줄테니 날 태워줄 생각은 없나요?"
"숙박 잡기 힘드네. 거기 혹시 남는 침대 있으면 알려주세요~"

이런 생활 속 불만에서 탄생한 기업들. 구글, 우버, 에어비앤비다. 이들 기업은 설립된지 10년이 되지 않았지만, 수천, 수십 조 원의 기업가치로 평가되며 지구촌 생활 질서를 바꾸고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불편을 창의적으로 해결했다는 것.

임정욱 스타트업 얼라이언스 센터장이 '스타트업이 바꾸는 세상' 강연에서 강조한 메시지다.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과 아인벤처스는 지난 27일 대덕테크비즈센터(TBC)에서 임정욱 센터장을 초청해 '대덕특구 이노포럼' 행사를 열었다. 이날 포럼은 창업에 관심있는 청중이 참석한 가운데 뜨거운 열기 속에서 진행됐다.

임 센터장은 조선일보 과학경제기자를 하다가 스타트업의 천국 실리콘밸리 버클리대학교에서 수학하고, 포털 라이코스 대표와 다음 글로벌부문장 등을 거쳤다. 현재는 민관이 공동 참여한 스타트업 얼라이언스에서 스타트업 생태계를 돌보고 있다.

창업 현장에서 다져온 경험의 이야기는 PPT 400쪽에 달했다. <사진=윤병철 기자>
창업 현장에서 다져온 경험의 이야기는 PPT 400쪽에 달했다. <사진=윤병철 기자>
임 센터장은 스타트업을 '반복적이고 확장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추구하는 기업'으로 정의한다. 때문에 스타트업은 매일 사용되고 다른 영역과 융합이 쉬운 '소프트웨어' 플랫폼이 가장 유리하다.

이들 플랫폼은 스마트폰을 손에 쥔 전세계 40억명의 신인류들이 매일 사용한다. 그래서 불과 몇 년 사이 애플,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알리바바, 텐센트 등 서비스 플랫폼 기업들이 세계적인 기업들 중 시가총액 상위권을 차지했다.

불편함의 극복으로 시작된 스타트업의 서비스는 해당 업계의 질서를 바꾸고 인류의 진화에 기여한다. 우버는 버스와 택시 대신 자가용을 대중교통수단으로 변모시키고 있다. 에어비앤비는 숙박에서 현지 체험으로 여행의 폭을 넓혀준다.  

지금 강연을 듣고 있는 청중도 그럴 수 있다고 임 센터장은 독려했다. 그는 "스마트폰과 앱 생태계 덕분에 2000년 초 벤처 호황 때 보다 비교도 안 될 만큼, 더 쉽고 저렴하게 다양한 환경에서 창업할 수 있다"면서 "이제는 국력도 1조원 가치 스타트업이 몇 개나 있냐고 평가되는 '유니콘의 시대'"라고 말하며 창업자가 가져야 할 자세를 제안했다.

그의 제안은 ▲세상의 변화에 호기심을 가져라 ▲문제의 해결에서 시작해라 ▲규제와 한계를 넘어 상상해라 ▲세상을 바꾸겠다는 열정을 유지해라 등이다.

임 센터장은 "생활 속 불편함을 세밀하게 관찰해 문제의 본질을 인식하고, 개성 있는 해결책을 찾아 열정으로 밀고 나가야 한다. 이것이 창업가 정신이며, 기업가치는 시장의 반응"이라면서 "세상을 바꾸겠다는 열정은 규제 밖의 상상력을 불러온다. 상상력은 꿈이고 꿈을 이야기하는 기업에 사람들은 열광한다"고 설명했다. 이것을 'Story Stock' 이라고 표현했다.

Story Stock의 대표적인 기업은 전기차의 혁신 '테슬라'다. 누적적자가 1조원이고 이제 8만대를 생산했을 뿐인데, 1700만대나 생산했고 17조원 흑자 기업 '포드' 보다 기업가치가 높다. 테슬라의 우주여행 도전인 '스페이스X-팔콘 9' 시험발사 성공은 지켜본 사람들의 눈물을 자아냈다. 

임 센터장은 첨단 유행이 빠른 우리나라도 유니콘 강국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기존 집단의 이해 관계가 얽힌 각종 규제가 곳곳에 남아있어, 아직은 세계 경쟁에서 불리하다고 분석했다.

우리나라는 운송법으로 '우버'같은 스타트업이 나올 수 없고, 비슷한 서비스인 '카카오 택시'는 확장과 발전이 더디다. 보안카드나 공인인증서 없이도 손쉽게 송금할 수 있는 서비스인 '토스'도 출발 초기 각종 규제에 묶여 있었다. 당시 청와대 회의에서 창업주 건의에 산업은행장이 움직여서 서비스에 탄력이 붙을 수 있었다고 한다. 지금은 550억 원이나 투자 받는 금융계 대표 앱이 됐다.

한편, 참석한 제조업종 관계자들은 투자의 쏠림 현상에 대해 아쉬워했다. 한 참석자는 "성공한 대부분의 스타트업들이 서비스 계열이다 보니, 제조업에 대해서는 투자자들이나 정책기관에서 별 관심을 두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참석자는 "연구기관이 몰린 대덕특구는 특성상 기술 창업이 많은데, 기술의 우수성을 시장의 소요와 연결하는 고민이 더욱 치열해질 수 밖에 없다. 기술의 의미를 찾아야 한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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