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컨버전스AMP 참가자들 다양한 소감 피력
"같은세상 다른시선 ···日강점 우리것으로"

일본은 1868년 메이지유신 이후 천왕체계가 완성되고 서양과 교류를 통해 과학과 산업이 빠른 속도로 성장했습니다. 메이지유신의 중심에는 사카모토 료마, 사이고 다카모리 등 사무라이들이 있습니다. 때문에 일본인의 정신적 기저에는 사무라이 정신이 곳곳에 스며 있습니다. 내년은 메이지유신 150주년입니다. 일본의 국영방송 NHK는 매년 메이지유신 주역 중 한명을 주인공으로 1년분량의 역사드라마를 제작합니다. 이는 국민적 관심을 이끌어 내고 우리가 알지 못하는 일본인 특유의 정신적 원동력으로 작용된다고 합니다. 내년 주인공이 사이고 다카모리입니다. 일본은 임진왜란, 한일합병, 위안부 문제 등 우리에게 아픈 역사로 기억됩니다. 그러나 현실은 우리나라의 과학과 산업이 빠른 속도로 발전했지만 중요 기술, 소재 등 여전히 일본에 의지하고 있는 분야가 많습니다. 이번 현장 답사 동행 취재는 일본을 제대로 알기 위해 기획됐습니다. 1편은 일본인의 정신적 지주 사이고 다카모리, 2편은 사무라이 속 엇갈린 조선인 운명 3편 참가자들의 소감으로 보도할 예정입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편집자 편지>

"창업하고 일본기업에게 기술과 회사 경영을 배웠는데 처음에는 너무 원칙주의자가 아닌가 싶어 거북하고 까다롭게 느껴졌어요. 하지만 그들의 요구대로 하다보니 세계적인 기업이 되어 있었죠. 진실을 가지고 약속을 철저하게 지키는 등 그들의 좋은 문화는 배울수 있어야 합니다."(박동하 디와이엠솔루션 대표)

"사업을 하면서 일본과 교류할 기회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일본 역사에 대해서는 잘 몰랐어요. 국수주의 등 나쁜 면도 있지만 그들의 강한정신, 배려 등 장점을 우리 것으로 한다면 우리의 강점이 될 것입니다."(KCAMP 14기)

일정을 마무리하며 달리는 버스안에서 각자 소감을 공유했다.

겉으로 표현하지 않았지만 소감을 전하는 KAIST 컨버전스AMP 회원들의 표정이 복잡했다. 

한국과 일본은 거리상 가깝지만 과거 침략의 역사부터 위안부 보상, 독도 분쟁 등 현재 진행형 문제를 모두 알고 있다. 그러면서도 과학과 산업분야에서 여전히 일본의 도움과 협력이 필요한 현실을 누구도 부정할 수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KAIST 컨버전스AMP 참가자 대부분 기업체 CEO와 임원으로 일본과 교류가 많은 편이다. 일본 기업과 협력하는 분야도 다양해 일본을 자주 찾는다. 일본을 누구보다 안다고 생각하는 회원도 많았다.

현장답사 참가자들은 "일본을 어느정도 안다고 생각했는데 일본의 역사에 대해서는 잘 몰랐다. 그들이 철저하게 따지고 깐깐해 무척 어렵다고 느꼈던 게 사실"이라면서 "이번 역사 탐방을 통해 그들의 문화와 정신이 어떻게 형성되었는지 알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일본 역사는 우리나라 역사와 미래에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지인들에게도 꼭 와보라고 권하고 싶다"고 입을 모아 소감을 전했다.

◆"그들을 알아야 뛰어 넘는다"

고구마를 누룩으로 활용해 술을 빚는 회사에서 설명을 듣고 있는 KCAMP 14기.<사진=길애경 기자>
고구마를 누룩으로 활용해 술을 빚는 회사에서 설명을 듣고 있는 KCAMP 14기.<사진=길애경 기자>
"처음에는 그들의 요구가 너무 깐깐해 사업을 그만 둘까 생각도 했었지요. 하지만 그들의 요구에 앞서 더 철저하게 하니 지금은 일본에서 우리 제품을 18년째 가지고 갑니다. 현장을 둘러보니 그들의 철저한 마인드가 사무라이 정신에서 출발했다는 생각이 드네요."

박동하 디와이엠솔루션 대표는 기업 운영 과정을 소개하면서 일본인의 철저함을 높이 평가했다.

그는 "사이고 다카모리의 동상을 보면서 덩치가 큰 친구라고 생각했는데 우리의 역사와 비교하니 여러가지 생각이 든다"면서 "일본인들이 그를 정신적 지주로 생각하는 것도 무리는 아닌 것 같다. 우리는 일본 사회를 무시하는데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사회다. 알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 대표는 사업 시작부터 일본 기업에게 영향을 많이 받았다. 제품을 일본에 납품하기 전 일본 기업의 실사를 받았는데 처음에는 지적이 너무 많아 자존심도 상하고 불편했단다.

그는 "8명이 나왔는데 모두 지적하더라. 정말 깐깐했다. 하지만 그들의 지적을 모두 준수하고 이후에는 한발 앞서 준비 하니 국내는 물론 세계에서도 인정하는 기업이 됐다. 지금은 일본을 포함한 76개국에 수출하고 있다"면서 "일본인들은 자신들의 암묵지를 표준화한다. 그들을 뛰어넘지 않고는 세계에서 인정받을 수 없다. 우리가 그들을 제대로 알아야 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지금은 거래 기업과 가깝게 지내고 있다. 하지만 일본사회는 국가가 움직이면 사회도 따라 간다"면서 "예전과 같은 분위기가 조성되면 우리세대는 아니더라도 다음세대에 싸움이 일어날 수도 있다. 그들을 불편해하기보다 긴장감을 놓지않고 교류하며 알아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일본 역사 제대로 알게 된 시간

"이과 출신이다보니 역사에 관심이 없었던게 사실입니다. 이번 역사탐방을 통해 메이지유신이 어떻게 일어나 전개되었고 사무라이는 어떤 존재였는지 강렬하게 경험했습니다. 우리의 역사에 대해서도 되돌아 보게 되었고요."

"일본인의 강점 중 공을 나누는 부분은 배워야 합니다. 료마는 메이지유신의 주역이지만 중요한 역할을 한 후 뒤로 빠졌습니다. 협력하는 부분은 높이 평가하고 싶습니다."

"서양에 비해 일본은 많이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번 답사를 통해 보다 깊이 알게 됐습니다. 일본은 같은 세상을 살면서 다른 시선으로 보는게 참 많은 거 같습니다."

다양한 소감들이 이어졌다.

KCAMP의 한 참석자는 "이과 출신이라 사실 역사에 관심이 많지 않았고 일본의 역사 중 메이지유신이 있었다는 것만 알고 있었다"면서 "이번 가고시마 역사탐방을 통해 메이지유신이 어떻게 일어나 전개되었고 사무라이는 어떤 존재였는지 강렬하게 경험했다"고 아내와 같이 참석소감을 전했다

그는 "아내도 이과출신이라 역사에 관심이 없었는데 이번역사탐방이 무척 인상적이라고 하더라"면서 "그동안 소홀했던 인문학과 우리 역사를 되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지인들에게 추천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기업 대표인 참석자는 사이고 다카모리에 대해 불편하고 마음이 무거웠다고 솔직하게 고백하며 소감을 밝혔다.

그는  "정한론 주장자인 사이고 다카모리에 대해 무거운 마음으로 설명을 들었던 게 사실이다. 그런데 그의 좌우명이 경천애인(敬天愛人)이라는데 놀랐다"며 "우리 입장에서는 이해가 안되지만 일본의 입장에서는 사리사욕을 품지 않고 애인을 실천한 진정한 리더라는데 공감이 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변화에 적극 대응할 것을 제안했다.

그는 "일본은 변화의 물결을 타며 변화를 형상화하고 대응하면서 페리제독이 국서와 같이 전달한 라이플총을 분해해 도면을 만들고 3000자루의 총을 만드는 등 서양의 핵심 기술인 증기선, 조선, 방적, 유리, 사진 등 산업화의 초석을 이끌어 냈다"면서 "또 다른 거대한 물결이 다가오고 있다. 우리도 바람을 느끼고 형상화 해 실행에 옮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업의 임원으로 있는 참석자는 역사의 반복을 우려했다.

그는 "가미카제 기념관에서 아들을 잃은 어머니들의 심정을 담은 영상을 여전히 상영하고 많은 이들이 보면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또 유치원생들이 견학하고 있다. 그들의 노림수가 무엇인지 의문이 들었다"면서 "인생의 수레바퀴는 경험한 것과 경험하지 못한 것에 따라 크게 다르다. 역사 공부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다른 기업 대표는 회사가 어려움에 직면하면서 역경을 헤쳐 나가기 위해 KCAMP를 신청했다고 말하며 "대기업에 납품하면서 안주한 것도 있지만 글로벌 시장의 경기 침체로 전체적으로 시련으로 다가왔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그는 이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가지 노력을 하고 있지만 여전히 제자리 걸음"이라면서 "하지만 이런 탐방을 통해 많은 이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힘을 받는다. 동기들의 격려도 큰 위로가 됐다"고 피력했다.

또 다른 기업의 대표로 있는 참석자는 일본인의 협력 부분을 높이 평가했다. 그는 "메이지 유신의 주역 중 사카모토 료마는 거의 마무리 해놓은 상태에서 뒤로 빠졌다"면서 "우리 사회는 자신이 아니면 안된다는 생각이 많은데 80%정도 해놓으면 20%는 누가해도 다한다. 협력하며 공을 나누는 마인드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일본과의 파트너십을 강조하는 이야기도 나왔다. KAIST KCAMP 관계자는 "우리는 일본하면 친일, 항일, 반일 여러 감정이 복잡하지만 일본은 라이벌이면서도 같이 가야하는 파트너"라면서 "일본을 제대로 알아야 극복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역사 공부를 지속하고 있다"고 탐방 취지를 밝혔다.

사무라이 마을을 둘러보는 회원들. 사무라이 마을은 적의 침략에 대비하기 위한 요새같다.<사진=길애경 기자>
사무라이 마을을 둘러보는 회원들. 사무라이 마을은 적의 침략에 대비하기 위한 요새같다.<사진=길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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