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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수장 맞은 미래부, 연구현장 '옥죄기' 역주행?

미래부, 출연연에 월단위 예산 사용실적·계획 제출 지시
미래부 관계자, 개정 정관에 따른 의무 사항 강조
미래부 연구기관 지원팀이 발표한 '연구회 및 소관 출연연 출연금 지급 절차 개선(안)' 본문. 출연연 출연금 지급 절차 미래부안에 따라 소관 출연연은 의무로 수행해야 한다.<사진=대덕넷 DB>미래부 연구기관 지원팀이 발표한 '연구회 및 소관 출연연 출연금 지급 절차 개선(안)' 본문. 출연연 출연금 지급 절차 미래부안에 따라 소관 출연연은 의무로 수행해야 한다.<사진=대덕넷 DB>

정부출연연구기관의 자율성 침해와 관리가 갈수록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주무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가 월단위 예산관리를 하달하며 연구현장 반발이 확산 일로에 있다. 

특히 유영민 신임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이 취임 일성에서 과학기술계에 대한 정부 간섭을 대폭 줄이겠다고 선언한 것과 정면 배치되는 움직임이어서 향후 적잖은 진통이 예상된다. 

12일 과학기술계 및 출연연 등에 따르면 미래부는 최근 '정부출연금 지급 절차안'을 마련, 국가과학기술연구회 및 출연연에게 매월 출연금 사용내역과 지급 요청 산출근거를 보고하라고 통보했다. 

미래부는 지난 5월 연구회 이사회에서 확정한 연구회와 소관기관 정관의 '정부출연금 지급신청' 개정안에 근거해 '출연금 지급절차안'을 새롭게 마련했다. 미래부 안의 골자는 출연연이 매월 사업계획 대비 산출근거(주요사업비, 시설비 등)를 담은 집행계획서 외에 매월 출연금 사용실적을 추가해야 한다는 안이다.

무엇보다 출연연의 예산 관련 대정부 보고 업무가 연 단위에서 월 단위로 바뀌는 것으로 현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출연연은 앞으로 매월 인건비, 경상경비 등 기관운영비부터 주요 연구개발 활동비, 장비 시스템 구축비 등 주요사업비 일체에 대해 전월 사용실적과 당월 집행계획에 대해 산출근거를 마련해 출연금을 신청해야 한다. 지급 신청서는 매월 5일까지 미래부에 보내야 한다.

초안을 접수받은 미래부는 각 출연연별 출연금 집행 실적과 신청 예산을 검토하고 적절성을 기관에 통보하게 된다. 출연연은 이를 반영해 7일까지 당월 지급신청서를 미래부에 제출하고 미래부에서 출연금을 지급하는 구조다.

연구현장에서는 매월 관련 서류 작업에 시간을 투입해야 하는 구조로 행정적 업무 부담이 늘어날 수 밖에 없는 상황. 또 연구개발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유동성이 어느정도 반영될지 가늠할 수 없어 현장의 연구 자율성이 배제된 행정 중심의 미래부 안이라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 정부출연금까지 미래부에서 시시콜콜 간섭?

새 정부의 개편에 따라 정부 R&D예산의 예비타당성 조사권과 지출한도 결정권에 미래부도 참여할 예정이지만, 현재 예산 편성의 실질적 권한은 기획재정부에 있는 상태다. 매년 내부감사, 상위 기관인 연구회, 미래부 감사와 3년에 한 번씩 감사원 감사를 통해 출연연의 예산 사용 여부를 관리받는다.

미래부의 이번 미래부 안에 따라 앞으로 출연연은 기재부와 미래부의 이중 예산 행정부담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할 상황이다.

출연연이 기관 고유사업을 위해 신청하는 예산이 과학기술 전문가가 아니라 기재부 담당 사무관에 의해 조정될 뿐만 아니라 미래부에 의해 다시 한 번 출연연 예산 행정이 월 단위로 관리받게될 전망이다. 

이번 출연금 미래부 안에 대해 미래부 관계자는 "연구회 이사회의 출연금 개정안 확정에 따른 것"이라면서 "출연연은 회계 시스템이 있어 날짜를 입력하면 한 번에 내역을 볼 수 있기 때문에 부담이 크다고 보지 않는다"며 개정 정관에 따른 의무 사항임을 강조했다.

그는 이어 "기존에는 출연연 예산이 확정되면 신청하지 않아도 월단위 교부 계획에 따라 지급해 왔다"면서 "미래부 안은 예산 신청서를 작성하는 것으로 집행실적과 계획이 추가된 것이다. 규정이나 법령에 없는 것을 강요할 때는 간섭이지만 규정에 있으므로 간섭이라고 볼 수 없다"고 답변했다.

한편 연구회 소관 25개 출연연의 2017년 예산은 4조9165억500만원이며 출연금은 1조9033억9500만원이다. 가장 많은 출연금을 받는 기관은 KIST 1810억700만원, 한국원자력연구원 1460억4100만원, 한국생산기술연구원 1272억3100만원, KISTI 1202억9800만원 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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