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9% 연구실패 OK" 0.1%로 소재산업 '사활'

[모든 것의 시작, 나노①]권철한 인텍나노소재 사장 "무한한 잠재성장 나노소재"
필름용 코팅소재 R&D 기업···'오염방지 필름' 세계 시장 도전
단위의 명칭 '나노'가 미래 산업의 기초를 포괄하는 대명사가 됐습니다. 4차 산업혁명시대 핵심 요소인 센서와 기초 소재, 디스플레이, 바이오에 이르기까지 나노는 산업발전의 필수 융합 조건입니다. 과학기술의 메카 대전 대덕연구단지에는 일찍이 나노 관련 산업이 자리 잡아 성장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연구소와 지자체의 지원, 무엇보다 기업의 치열한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기업들이 나름의 애로점을 안고 있습니다. 점차 치열해지는 나노산업의 각축장에서 우리 기업들이 생존할 방법은 없을까요? 특유의 경쟁력으로 성과를 보이는 유망 나노기업을 찾아 숨겨진 노하우를 조명합니다. <편집자의 편지>


인텍나노소재는 지난 2007년에 설립됐으며 박현주 대표와 권철한 사장 등 약 10여명의 직원들로 구성돼 있다.<사진=박성민 기자>인텍나노소재는 지난 2007년에 설립됐으며 박현주 대표와 권철한 사장 등 약 10여명의 직원들로 구성돼 있다.<사진=박성민 기자>

"나노소재 연구요? 상당히 지루한 분야입니다. 한 가지 소재를 개발하기 위해 수많은 연구실패가 뒷받침되죠. 매일 지속하는 실험도 대부분 성공하지 못합니다. 1000번의 시도 끝에 한 번의 작은 성공 결과로 소재산업에 사활을 걸고 있습니다."

목소리에 진중함이 묻어난다. 지금 당장 R&D 성과에 욕심내지 않고 적어도 수년 뒤를 차분하게 바라보고 있다. 수천 번의 연구실패를 거듭해도 고개를 끄덕이며 묵묵히 다음 연구를 준비한다. 기업 경쟁력이 장기적 R&D 체계에 있음을 확신하는 표정이 역력하다.

주인공은 권철한 인텍나노소재 사장(CTO). 지난 2007년 박현주 대표와 필름용 코팅소재 R&D 기업을 설립했다. 인텍나노소재는 유기·무기 나노소재 합성기술로 환경용·디스플레이용·표면강화용 코팅소재 등을 개발하고 있다.
 
권철한 사장은 인텍나노소재 설립 전 기업연구소에서 10년 동안 재료공학 R&D를 맡아왔다. 당시 나노소재의 잠재력을 간파하고 기업 설립까지 이어왔다. 

권 사장은 "한국은 1980~1990년대 일정 격차를 두고 일본 산업구조를 뒤쫓아갔다"라며 "당시 일본 산업구조를 보고 한국에도 재료산업이 성장할 것을 짐작했다. 소재의 중요성을 인식하기 시작할 때"라고 말했다.

◆ "0.1% 연구 성공으로 만든 '특별한 아이템' 세계로 내놓겠다"

인텍나노소재의 떠오르고 있는 차세대 주력 상품 ‘오염방지 필름’. 이미 시판중이다. <사진=인텍나노소재 제공>인텍나노소재의 떠오르고 있는 차세대 주력 상품 ‘오염방지 필름’. 이미 시판중이다. <사진=인텍나노소재 제공>

인텍나노소재는 기존 소재에 원하는 기능을 부가해 더욱 가치 있는 소재로 탄생시키고 있다. 오염방지 필름을 비롯해 대전방지, 반사방지, 눈부심방지, 친수·발수, 탈취·항균 등의 다양한 기능성 코팅소재를 만들어낸다.

특히 인텍나노소재 주력 필름 소재는 '오염방지 필름 소재'와 '하이배리어 코팅소재' 등이다. 99.9% 연구실패 끝에 0.1%의 성공으로 만들어낸 인텍나노소재만의 '특별한 아이템'이다.

오염방지 필름은 고속도로 방음벽 등에 활용된다. 인텍나노소재에 따르면 한국도로공사는 1년에 2~3번 고속도로 방음벽을 세척한다.

고속도로 차선을 통제하는 불편함과 비눗물로 세척해 환경오염의 문제까지 안고 있다. 방음벽에 오염방지 필름이 장착된다면 세척 주기를 3년에 1번 수준으로 낮출 수 있다.

하이배리어 코팅은 OLED TV에 활용된다. 식품 포장지 종류에 따라 식품 보관 기간이 결정되듯 TV도 코팅 종류에 따라 수명이 결정된다. 하이배리어 코팅으로 OLED에 산소나 수분이 장치 내로 들어와 유기소재 산화가 일어나지 못하도록 막는다.

권 사장은 "오염방지 필름 소재와 하이배리어 코팅소재로 사활을 걸고 있다"라며 "소재산업도 경쟁이 심하다. 특화된 아이템으로 세계 수준 탑모델을 만들어 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 풍요로운 인류 목표···"국가 기초 소재산업 단단하게"

오염방지 코팅필름 제작 설비와 공정 모습.<사진=인텍나노소재 제공>오염방지 코팅필름 제작 설비와 공정 모습.<사진=인텍나노소재 제공>

"인텍은 사람 '인(人)'과 기술 'Tech'의 합성어입니다. 20대부터 '기술을 왜 개발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져왔죠. 결국 사람의 삶을 풍요롭게 하기 위함입니다. 기술과 사람 어느 한쪽으로만 기울어질 수 없죠."

권 사장은 인텍나노소재 탄생 배경을 이같이 설명했다. 그는 "어느 순간부터 사업을 크게 키워야겠다는 꿈은 꾸지 않았다"라며 "단지 인류가 풍요롭게 살아가길 바라는 마음은 바뀌지 않았다"고 소회했다.

인텍나노소재는 나노융합산업연구조합, 화학연 신뢰성평가센터와도 협업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나노조합 기업지원 프로그램인 'T+2B 사업'을 통해 오염방지필름 시제품을 제작했다. 또한, 한국화학연구원 신뢰성평가센터와 공동 연구를 통해 시제품에 대한 신뢰성 평가에서 내후수명 2년을 확보했다.  

지난 3월 다른 제작업체와 협약을 맺어 외주가공으로 제품을 제작하고 있으며, 자동차 백미러 오염방지 필름이 인터넷을 통해 시중에 판매되고 있다. 

자동차용 오염방지 필름은 초친수성으로, 햇빛을 받으면 광촉매 작용이 활성화되기 때문에 반영구적 사용이 가능하다. 광촉매 작용을 통해 물이 퍼지면서 오염물질을 쓸고 내려가기 때문에 물자국을 남기지 않아 운전자 시아확보에 도움을 준다. 

이 기술은 건물, 건축용으로도 적용될 예정이다. 건물 외부 유리창 청소의 경우, 물청소 비용도 많이 들고 작업자가 감수해야 하는 위험도 작지 않다. 필름을 부착하게 되면 별도의 유리창 청소 없이 선명한 외관을 유지할 수 있게 된다.

인텍나노소재는 3개 가족회사로 구성돼 있다. 인텍나노소재가 'R&D 역할'을 수행하고 인텍CND는 '소재 생산'에 집중하며 인테코는 '필름 생산'에 주력한다. 각자 나노소재 생산 역할을 분할해 전세계 소재산업에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권 사장은 "R&D를 통해 사업화 가능성이 생기면 3개 기업이 3각 편대를 구축하고 완제품 제작에 돌입한다"라며 "가족회사를 비롯해 나노조합, 화학연 등과 성과를 공유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독일과 일본의 경우 기초 소재산업 분야가 단단하다. 국제 경기가 나빠도 영향을 덜 받는다"라며 "기초 소재산업이 튼튼해야 그 위에 있는 반도체·핸드폰·디스플레이 산업도 튼튼해진다. 그 역할을 인텍나노소재가 해나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덧붙여 그는 "나노기업들 대부분이 기술중심의 중소기업으로 이루어져 있는 가운데 정부 및 지자체의 사업화 지원이 큰 힘이 되고 있다"며 "최근, 나노기업들의 구심체인 나노조합의 T+2B와 같은 사업화 지원 프로그램 참여 기업들이 서로 쉽게 도움을 주고받는 생태계가 조성되고, 서로의 성과와 실패 사례를 공유하며 상호성장할 수 있는 문화가 안착되길 바란다"며 T+2B사업 활성화에 대한 바람을 드러냈다. 
박성민 기자의 다른 기사 더보기
독자의견
로그인 독자분들의 소중한 의견은 과학과 국민을 잇는 밑거름이 됩니다
0/ 30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