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안에서 산란하는 유일한 종으로 연구가치 높아
전문가들 "환경오염 문제 심각성 일깨워"

폐사한 붉은바다거북.<사진=국립해양생물자원관 제공>
폐사한 붉은바다거북.<사진=국립해양생물자원관 제공>
국제적 멸종위기종인 붉은바다거북의 소화 장기에서 폐비닐이 발견돼 해양오염의 심각성이 대두되고 있다. 

국립해양생물자원관(관장 김상진)은 지난 달 충남 보령군 오천면 소길산도에서 정치망 그물에 걸려 폐사한 붉은바다거북(Loggerhead turtle)의 부검 결과 뱃속에서 다수의 폐비닐 등이 발견 됐다고 23일 밝혔다. 

붉은바다거북은 국제협약과 국내법으로 보호되는 국제적 멸종위기종이자 보호대상해양생물이다. 국내 연안에 서식하는 붉은바다거북, 푸른바다거북, 매부리바다거북, 장수거북 등 4종의 거북 중에서 국내 연안에서 산란기록이 있는 유일한 종으로 연구가치가 높다.  

최근 연구결과에 따르면 붉은바다거북은 푸른바다거북(58.8%) 다음으로 국내에서 자주 발견(35.1%)된다. 대부분 제주도를 비롯한 남해와 동해 남부 지역에서 발견되며 서해에서는 지난 2013년 7월 충남 태안군 앞바다에서 그물에 걸려 발견되어 방류된 이래 두 번째로 발견됐다.

붉은바다거북 장기서 발견된 해양쓰레기.<사진=국립해양생물자원관 제공>
붉은바다거북 장기서 발견된 해양쓰레기.<사진=국립해양생물자원관 제공>
해양생물자원관 연구진은 붉은바다거북의 직접적인 사인이 먹이를 찾아 들어갔다가 그물에 걸려 익사한 것으로 판단했으나 정확한 사인 분석을 위해 환경부 지정 야생동물구조센터인 국립생태원의 협조를 받아 부검을 진행했다. 

김영준 국립생태원 동물병원 부장은 "부검결과 바다거북의 전반적인 건강과 영양 상태는 양호했으나 소화 장기에서 중국과 한국의 폐비닐이 다수 발견됐다"면서 "서해 환경오염에 의한 경고와 해양생물 보전을 위한 경각심을 일깨워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김상진 국립해양생물자원관장은 "보호대상해양생물인 바다거북의 효과적인 보호를 위해 우리나라 연안에 출현하는 바다거북의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폐사개체의 사인규명 등을 수행하며 바다거북 보전방안 수립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은 지난 2015년 개관 이후 바다거북의 출현경향과 분포, 이동경로 파악 등의 연구를 꾸준히 수행해 왔다. 올해부터는 여수 한화 아쿠아플라넷과 공동으로 푸른바다거북의 사육환경 개선과 인공증식연구를 수행하면서 인공증식에도 성공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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