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성, 리더십, 청렴성, 소통 능력' 공통된 의견

과학기술계 부처명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 바뀌고 장관도 임명됐습니다. 임기가 만료된 과기계 기관장 인선이 연달아 이어질 예정입니다. 과학기술계와 국가의 미래를 위해 리더의 역할은 중요합니다. 과기계 현장에서 말하는 리더 선임을 위한 방안과 리더의 자질은 무엇일까요?  본지는 이를 위해 ESC열린정책위원회·BRIC과 함께 공동설문을 실시하고 그 결과를 상, 하편 기획으로 연재 보도합니다.<편집자 편지>

과학·기술 관련 기관장(단체장)으로 갖춰야 할 가장 중요한 자격과 조건을 묻는 질문에는 ▲전문성 ▲리더십 ▲청렴성 ▲소통 능력 등이 핵심으로 꼽혔다.  

대다수 답변자들은 전문성을 위해 이공계 전공자로서 해당분야 5년 이상의 현장 경력을 중시했다. 10년에서 20년의 경력자를 기관장으로 선출해야 한다는 의견도 상당수에 달했다. 

답변자들은 기관장(단체장)은 기본적으로 이공계를 아는 전문인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구현장과 정책분야 경험이 있어야 책무를 제대로 이행할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한 답변자는 "기관장은 기업에서의 경력 또는 공직에서의 경력을 잘 살려서 맡은 기관을 잘 운영해야 한다. 다만 자신이 경험한 기관에서의 경험이 맡은 기관에 다 맞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시의 적절하게 수정해가며 기관을 운영해야 한다, 유연성을 발휘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이도 "해당분야에 대한 전문지식은 물론 10년 이상 현장 경력을 갖추고 함께 경영자의 마인드를 갖고 있어야 한다"며 "그래야 나무보다는 숲을 보고 미래를 볼 수 있는 식견이 있다"고 피력했다. 

경력 기간을 10년 이상으로 못 박은 이들도 다수다. 한 답변자는 "과학기술계의 실무 리더가 박사, 박사후 과정을 경험했을 것으로 생각할 때 최소한 15년 이상의 경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분야에서 탁월한 실력을 보여주었음과 동시에 수년간의 행정경험을 가진 이가 기관장을 맡아야 한다"고 밝혔다. 

조직을 이끌어 본 리더급 경력도 중요한 자격 요건에 해당됐다. 한 답변자는 "기관장은 어느 한 분야만이 아닌 과학, 기술 범분야에 대한 어느 정도의 지식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며 "특히 해당분야와 직군에 관한 업무들과 그에 필요한 절차, 시스템이 어떤 식으로 수행되고 있는지 알아야 한다"고 답했다. 

다른 이도 "기관장은 기관의 설립목적을 이해하고 기관의 상하, 의사소통과 리더십을 갖춘 CEO 형이 되어야 한다"고 피력했다. 

청렴성 등 윤리적 자격도 기관장의 필수 조건으로 꼽혔다. 한 답변자는 "올바른 품성을 지녀야 하며 거짓말 기관장은 없애야 한다"고 말했으며 다른 답변자는 "정권과의 연계성으로 떨어지는 낙하산은 기관장에서 완전 배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이는 "연구는 안하고 정치와 모임, 단체에만 열심히 활동해 인지도와 인맥만을 키우는 사람은 기관장으로 오면 안된다"고 했다. 
 
과학·기술 관련 기관장/단체장으로 절대 불가한 이력과 조건에 대한 주관식 질문에는 ▲연구 부정행위 이력자 ▲현장 경험이 없는 낙하산 인사 ▲부패 및 비리, 성추행 등의 이력자 ▲유사과학 신봉자 등으로 요약됐다.

한 답변자는 "연구행위 부정, 연구비 횡령, 공무원과의 결탁 등의 이력을 소유한 이들은 기관을 잘 이끌 수 없고 공무원들의 탁상행정에 절대 대응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낙하산 인사는 기관장이 되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다수다. 한 답변자는 "관계없는 이력으로 정부의 힘으로 기관장이 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과학기술 기관장은 정치를 하는 사람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는 이도 기관장의 자격을 가질 수 없다는 의견이다. 연구비 횡령, 논문 표절, 인권모독, 성희롱, 뇌물 수수, 위법 행위 등이 이에 해당했다. 한 답변자는 "연구 부정행위 연루자, 성희롱 및 성폭행 경력으로 물의를 빚은 자, 남녀차별적 발언을 일삼는 자, 정권에 이권을 챙기는 자, 내실있는 연구실적보다 보여주기식 성과에 목매는 자, 자신의 영달을 위해 직원들을 착취하는 자는 절대 기관장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의견을 제기했다. 

마지막 주관식 질문인 기관장의 중요한 리더십에 대한 질문에는 구성원과의 소통 능력 ▲과학과 기술에 대한 정확한 이해 ▲조직 미래에 대한 비전 ▲개혁 추진력, 공정성, 통찰력, 포용력 등이 주가 됐다. 

답변자 상당수는 구성원과의 소통을 위한 자율적 리더십을 요구했다. 한 답변자는 "구성원들이 역량을 펼칠 수 있도록 맡길 수 있는 자율적 리더십이 중요하다"며 "구성원에 대해 믿고 맡김으로써 연구 수행의 지속성을 유지하는 것이 향후 우수한 성과를 창출하고 국가 과학기술이 발전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과학과 기술에 대한 정확한 이해에 대해서는 "현장의 경험을 바탕으로 정부의 정책과 현장의 현안사이에 균형을 잡아 줄 수 있어야 한다"며 "단기 중심이 아닌 중장기 관점으로 기관을 이끌어야 한다"고 피력했다. 

또 조직 미래에 대한 비전에 관련해서는 "과학 기술의 트렌드와 기술 발전에 대해 10년을 내다 볼 수 있는 혜안과 그것을 조직구성원에게 단순한 장밋빛 전망이 아닌 함께 갈 수 있는 밝은 미래의 비전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이와 함께 현장의 목소리의 중요성도 강조됐다. 한 답변자는 "구성원들의 의견을 존중하고 충분히 경청하며 의견을 통합해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 갈 수 있도록 노력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ESC열린정책위원회·BRIC·대덕넷은 공동으로 18일부터  24일까지 '과학기술을 이끌어갈 기관장·단체장의 리더십 인식도 조사'를 위한 설문을 실시했다. 설문에는 1450명이 참여했으며 과학기술인이 1374명으로 95%를 차지했다.

이번 설문 답변자 1450명 중 1374명(95%)가 과학기술관련 종사자다. 학력은 박사 740명(54%), 석사 444명(32%), 학사 176명(13%)이며 전공은 생명과학(농수식품 포함)이 574명(42%)로 가장 많았다. 의약학 267명(19%), 공학200명(15%), 자연과학 159명(12%),  ICT및 융합 65명(5%), 기타 109명(8%) 순이다.

소속은 대학 629명(46%)으로 가장 많았고 공공기관과 출연연 386명(28%), 기업 264명(19%) 순이다. 직책은 교수, 책임급 연구원이 426명(31%), 원급 선임급 연구원 298명(22%), 대학원생 266명(19%), 직장인 209명(15%), 박사후과정 91명(7%) 이다.

설문에 참여한 1450명의 답변자는 주관식 질문에도 꼼꼼하게 답변, 과학계 리더의 중요성과 관심이 그대로 반영됐다.<사진=대덕넷>
설문에 참여한 1450명의 답변자는 주관식 질문에도 꼼꼼하게 답변, 과학계 리더의 중요성과 관심이 그대로 반영됐다.<사진=대덕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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