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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효능만 생각하는 신약 No! 종합적 특성 고려"

김성수 아주대 교수 "신약 파이프라인 형성은 인프라 구축으로 부터"
CoGIB, 27일 최신동향워크숍 개최해 첨단바이오의약품 개발 사례와 지원체계 공유
15년이란 시간을 달려온 김성수 아주대 교수. 그의 연구는 치료물질 발견에서만 끝나는 것이 아니다. <사진=이원희 기자>15년이란 시간을 달려온 김성수 아주대 교수. 그의 연구는 치료물질 발견에서만 끝나는 것이 아니다. <사진=이원희 기자>

"의약품을 개발할 때 새로운 질환이나 치료제가 없는 질환에 대한 치료 효과에만 너무 치중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사용자와 환자, 투여량과 그에 따른 효과, 부작용 등 목표제품의 종합적인 특성을 상세하게 고려해야 합니다."

흔히 신약개발엔 약 10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한다. 새로운 후보물질 발굴, IND 승인을 위한 비임상 연구, 독성과 효능을 입증하는 임상시험, 독성, 효능, GMP 등 까다로운 인허가 규정, 그리고 가격모델의 정립을 통해 세상에 나온다. 하지만 어느 하나 쉬운 과정은 없고, 과정마다 시간은 늘어나기 일쑤이며, 빛을 못보고 그대로 사라지는 물질이 대부분이다.

김성수·서해영 아주대 교수와 해부학교실 연구팀이 중간엽줄기세포(Mesenchymal Stem Cells, 이하 MSC)와 사이토신 데아미나제(Cytosine Deaminase, 이하 CD, Suicide Gene)를 이용해 개발 중인 뇌종양 치료제도 15년이란 연구기간을 거쳐 지난해 기술이전 후 올 가을 임상1상 시험을 준비 중에 있다.

지난 27일 진행된 '글로벌 첨단바이오의약품 기술개발사업·스마트 유전자의약 플랫폼 구축사업 워크숍'에서 김 교수를 만나 그간의 개발 과정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단순 치료효과만으론 '신약'이 되질 않는다

김 교수가 연구하고 있는 'MSC/CD'는 암세포를 찾아가는 MSC의 특성을 이용해 자살유전자(Suicide Gene)의 활용한 항암효과를 가진 CD를 조합함으로써 선택적인 항암치료를 가능하게 한다. MSC는 비교적 분리·배양이 쉬워 대량생산이 가능하고, 생체 내에서 면역작용을 조절하고 손상 조직을 복구하는 다양한 생리활성도 가지고 있으며, QC가 용이하며 동결보관이 가능하여 다기관 임상이 가능하고 암세포에 대한 친화성이 높은 특성을 가지고 있다.

김 교수는 여기서 의약품 개발자들이 짚고 가야할 점을 언급했다. 그는 "단순히 치료효능에만 치중해선 안 된다"며 "이를 치료제로 만들 경우 얼마만큼 투여를 할지, 또 그 투여량엔 어느 정도 효과가 나와야 하는지, 부작용의 범위는 얼마인지 등 '제품'으로써의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이를 등록하거나 허가받는데 필요한 자료들, 상품화에 놓치지 말아야할 IP 등도 많다"며 "치료효능에 대해서 논문만을 쓰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의약품'으로 시장에 나오기까지를 생각하고 연구개발에 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수 교수는 학교에서 연구함으로 좋았고, 동시에 어려웠다고 이야기했다. <사진=이원희 기자>김성수 교수는 학교에서 연구함으로 좋았고, 동시에 어려웠다고 이야기했다. <사진=이원희 기자>
물론 김 교수도 처음부터 신약개발이 순조롭게 진행되지 못했다. 실제 15년이란 시간 중에서 5년 가량은 인허가 등에 필요한 서류를 준비하거나, 규정을 숙지하지 못해 시험을 다시 시작하며 소요된 시간이었다.

그는 "연구자와 개발자들의 어려움은 인허가 규제가 깐깐하고 복잡한 것도 있지만, 가장 큰 어려움은 규제를 잘 모른다는 점이다. 옆에서 규정을 제대로 알려줄 사람만 있어도 신약을 개발하는데 정말 많은 도움이 된다"며 "현재 시행 중인 식약처의 마중물 사업 등을 신청하면 R&D 전문 컨설턴트가 초기부터 함께 하는데, 이런 제도들을 확대하고, 또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개발 시장이 한층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가 속한 아주대학교는 '학교'다. 그리고 학교이기에 장·단점이 각각 존재했다.

김 교수는 단점으로 "의약품 개발에 필요한 인프라가 우선 부족했다. 시설과 인력, 둘 다였다"고 이야기했다. 기업은 기업차원에서 의약품을 개발하고 생산하는 것에 선택과 집중이 가능하지만, 학교는 주로 대학원생들과 연구하기 때문에 지속성을 유지하기 힘들다는 점을 피력했다. 김 교수는 덧붙여 "그럼에도 계속해서 함께 해준 우리 연구팀의 구성원들에게 고마움을 전한다"고 말했다.

반대로 장점은 '대학병원'이 있는 의과대학이었다는 점이다. 김 교수는 "우선 골수기증자를 섭외하는데 수월했고, 이를 통해 우리 연구에 사용되는 MSC를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특히나 "세포치료제와 같은 첨단바이오의약품의 주 사용자인 의사선생님들로부터 피드백은 물론이고, 추가적인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는 점은 상당한 플러스 요인이다"라고 소개했다.

김 교수는 "연구기관과 대학, 기업, 그리고 국가가 각각 장단점을 가지고 있다"며 "이에 맞는 각각의 적합한 역할 분담이나, 또는 협업 등이 이루어진다면 전체적인 신약 개발 산업의 수준이 올라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 확실성을 요구하는 국내 파이프라인, 인프라 구축부터

2017년은 바이오의약품 개발자들의 귀추가 주목되는 한 해이기도 하다. 국내에선 코오롱생명과학의 '인보사케이주(Invossa-K lnj., 이하 인보사)'가 지난 12일 세포유전자치료제로는 국내 최초로 식약처의 판매 허가를 받았다. 

또한, 세계적으론 스파크 테라퓨틱스(Spark Therapeutics)의 희귀 망막질환 치료제인 'vorttigene neparvovec'와 최근 첨단바이오의약품의 핫 이슈인 ‘CAR-T(Chimeric Antigen Receptor T Cell)’를 이용한 노바티스(Norvatis)의 'CTL019'가 2017년 미국에서 승인되어 곧 시장에 나올 것으로 기대되며, 이외에도 많은 기업들이 임상3상에 돌입하고 있다.

김 교수는 문제점으로 '인프라'를 꼽았다. 그는 "굵직굵직한 후보물질들은 대기업에 기술이전 되지만, 대부분은 원 개발자가 창업해 벤처기업 형태로 개발을 이어가는 경우가 많다"며 "이는 자금투자, 시설, 인력 구축에 있어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고, 상업화전략 등의 노하우도 취약하다"고 말했다. 

가장 큰 원인은 역시 불확실성이다. 김 교수는 "짧은 시간 내에 성과를 얻길 바라기 때문에 어느 정도 '보장된' 기술에만 투자하려고 한다"며 "하지만 벤처 위주의 기술 개발은 한계성이 있기 때문에 성숙도를 갖춘 기술들이 많이 등장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전문인력 확보, 생산시설 확충, 법적 규제 완화, 적정 약가 및 보험급여 적용 전략 등 국가적 차원의 지원이 뒷받침되고, 기업도 연구자와 개발초기부터 함께하며 공동개발을 수행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 기반을 다지는 첨단바이오의약품 사업

글로벌 첨단바이오의약품 코디네이팅센터(이하 CoGIB),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충남대학교의 공동주최로 진행된 이번 워크숍은 약 110여명의 의약품 개발 사업 관계자가 참석하며 높은 관심을 보였다.

워크숍은 ▲첨단바이오의약품 초기 임상시험 시 고려사항 ▲줄기세포 유전자치료제 후보물질 개발 사례 ▲퇴행성관절염 세포유전자치료제 '인보사' 품목승인 사례 ▲국립줄기세포 재생센터 소개 ▲유전자의약 오픈이노베이션 센터 소개 등의 발표로 진행되었다.

왼쪽부터 최경숙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주무관, 김성수 아주대 교수, 조정종 코오롱생명과학 팀장, 정진국 국립보건연구원 연구관, 김연수 충남대 교수<사진=이원희 기자>왼쪽부터 최경숙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주무관, 김성수 아주대 교수, 조정종 코오롱생명과학 팀장, 정진국 국립보건연구원 연구관, 김연수 충남대 교수<사진=이원희 기자>

최경숙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주무관은 초기 임상을 준비하는 연구자들과 개발자들에게 고려사항을 설명했다. 먼저 임상 승인 절차와 이에 따른 필요 자료들의 준비과정을 안내했다. 

최 주무관은 "줄기세포치료제인지 유전자치료제인지, 또 상업용인지 연구학술목적인지에 따라서도 다르다"며 "품목허가가 되더라도 이후 의무도 많기 때문에 꼼꼼히 체크하며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첨단바이오의약품 마중물 사업을 통해 R&D 전담 컨설턴트, 규제과학 상담, 맞춤형 협의체, 개발단계별 맞춤 교육 등을 지원하고 있다"며 "올해 지원은 마감됐지만 차차 규모를 늘려가며 많은 기술 개발 사업을 지원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수 아주대 교수는 줄기세포 유전자치료제 후보물질 개발 사례로 'MSC/CD'를 소개했다. 그는 "악성뇌종양의 경우 현재 표준 치료법으로는 완벽히 치료가 거의 불가능하고, 대부분 재발하는 경우가 많다"며 "임상3상과 의약품 출시까지 이어질 시, 거의 불치에 가까운 악성퇴종양 환자에게 새로운 희망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현재 김 교수 연구팀은 기술이전을 통해 한미약품과 연구를 진행 중이며, 올 가을 임상1상을 신청할 예정이다.

조정종 코오롱생명과학 팀장이 소개한 인보사 품목 승인 사례 역시 높은 주목을 받았다. 조 팀장은 "신약 개발에 약 10년 이상이라는 시간이 소요되고, 그 가운데에서도 극히 일부만 성공한다"며 "체계적인 관리와 노하우가 있었기 때문에 인보사가 성공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조 팀장은 대표적인 예로 MCB(Master Cell Bank)와 WCB(Working Cell Bank)를 이용한 품질관리, 마중물 사업 활용, CTD 작성을 위한 TF 운영 등을 소개했다. 특히 BLA(바이오의약품 품목허가신청)를 위해 CTD 서류 준비에만 TF가 8개월 운영됐다고 말했다.

그는 "CTD는 의약품 승인심사자료의 국제적 표준 양식이다. 즉, 이를 작성하는 가이드를 잘 구축해 놓는다면 향후 다른 기술이나 기업에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체계적인 문서화가 필요하고, 또 이를 관리하는 것이 필수다"라고 말했다.

개발과 승인 사례를 통한 노하우에 이어, 이를 지원할 수 있는 제도와 시설에 대한 소개가 이루어졌다.

정진국 국립보건연구원 연구관은 국립줄기세포 재생센터를 소개했다. '인간배아줄기세포주 등록제', '줄기세포은행 운영', 'GMP 제조시설 운영'을 주요 사업으로 진행한다. 그는 특히 "내년부터 운영 계획인 줄기세포 GMP 시설은 임상연구용 줄기세포주 확보 및 제공을 통해 국내 줄기세포 연구자들의 연구를 촉진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연수 충남대 교수는 충남대와 대전 테크노파크에 마련될 유전자의약 오픈이노베이션 센터를 소개했다. 오픈이노베이션센터는 미국 AABM을 비롯한 지원센터를 모델로 기술 개발 사업의 디자인부터 지원한다.

김 교수는 "현재 2021년 GMP 바이러스벡터를 생산·공급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며 "부족한 공급을 보완하며 비용 안정화를 시작으로 유전자의약에서 유전자치료로 나아가는 플랫폼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워크숍은 약 110여명의 바이오의약품 개발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사진=이원희 기자>워크숍은 약 110여명의 바이오의약품 개발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사진=이원희 기자>

실제 개발, 승인 사례와 지원 계획으로 이루어진 세션발표는 참석자들의 많은 질문이 이어지게 만들었다.<사진=이원희 기자>실제 개발, 승인 사례와 지원 계획으로 이루어진 세션발표는 참석자들의 많은 질문이 이어지게 만들었다.<사진=이원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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