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그래닉 UNIST 교수, '집단으로 움직이는 능동 콜로이드 입자 연구' 전망 제시

"배터리 없이 움직이는 아주 작은 로봇이 있다면, 체내를 돌아다니면서 병든 곳을 고칠 수 있겠죠? 콜로이드(Colloid) 입자를 우리가 원하는 방식으로 움직이게 되면 가능한 일입니다."

UNIST(총장 정무영)는 스티브 그래닉 자연과학부 특훈교수가 최근 '집단으로 움직이는 능동 콜로이드 입자 연구'에 대한 전망을 제시했다고 7일 밝혔다. 이 내용은 학술지 '케미컬 소사이어티 리뷰' 최신호에 발표돼 관련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콜로이드는 우유나 잉크, 혈액, 안개, 마요네즈처럼 입자들이 용매 속에 균일하게 퍼져 떠다니는 상태의 혼합물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우유는 투명한 물에 지방과 단백질, 칼슘 등이 고르게 퍼져 둥둥 떠다니는 상태인데 단백질, 칼슘 등의 입자 크기는 1㎚(나노미터)보다 크고, 1㎛(마이크로미터)보다 작다. 

스티브 그래닉 교수는 "콜로이드 입자는 생명체를 이루는 최소 단위로, 우리 몸도 효소와 단백질 같은 무수한 콜로이드 입자가 이동하면서 작동한다"며 "이미 음식이나 공기 정화, 페인트 등 산업계에서 콜로이드 입자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은 반면 이에 대한 과학적 연구는 부족한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콜로이드 입자는 나노 입자보다 비용이 저렴하기 때문에 연구가 충분히 이뤄진다면 활용범위도 무궁무진하다.

특히 자발적으로 추진력을 가지는 '능동 콜로이드 입자'는 별도의 에너지를 공급하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다. 몸속에서 배터리 없이 움직이는 미세로봇이나 입자 표면에서 일어나는 화학반응에서 동력을 얻는 합성입자 등이 대표적이다. 

능동 콜로이드 입자는 작은 입자가 스스로 움직일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노의학과 공학에서 유망기술로 꼽힌다. 이 입자가 집단으로 모이면 개별일 때와 전혀 다르게 규칙을 띠며 움직이게 되는데 아직까지 그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그래닉 교수는 "능동 콜로이드 입자는 지난 10년 동안 개척된 새로운 분야"라며 "능동 콜로이드 입자들을 자유자재로 움직이게 되면, 콜로이드 입자로 이뤄진 일상적 물질들의 성질을 바꿀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그의 연구팀은 지난 2006년 '야누스 입자'라는 능동 콜로이드 입자를 만들어 흥미로운 현상을 밝혀내고 있다. 야누스 입자는 지름이 1㎛ 내외인 공 모양의 입자인데 표면의 절반만 특정 물질로 코팅시켰기 때문에 입자의 반쪽이 띠는 전기적‧화학적 특징이 다르다. 이 입자를 액체에 분산시킨 콜로이드에서는 다양한 행동을 관찰할 수 있게 된다. 

최근 연구팀은 집단적인 콜로이드 입자의 움직임 연구도 수행하고 있다. 입자의 모양과 소재, 용매의 영향, 입자간 상호작용 등도 고려해 콜로이드 집단의 행동이 어떻게 변하는지 주목한 것이다. 

그래닉 교수는 "콜로이드 입자는 한두 개가 아니라 엄청 많기 때문에 실생활에서 콜로이드를 제대로 다루려면 집단 움직임을 알아야 한다"면서 "향후 능동 콜로이드의 '자발적 움직임'을 우리 삶에 적용하면 기존에 상상하지 못했던 미래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티브 그래닉 UNIST 특훈 교수.<사진=UNIST 제공>
스티브 그래닉 UNIST 특훈 교수.<사진=UNIST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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