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앤비 '은 나노와이어' 소재로 투명전극 시장 선점

[모든 것의 시작, 나노②] 엔앤비(n&b) '플렉시오넷'이 선도하는 유연한 세상
월등한 성능으로 미, 중 제품보다 경쟁력 있어 
단위의 명칭 '나노'가 미래 산업의 기초를 포괄하는 대명사가 됐습니다. 4차 산업혁명시대 핵심 요소인 센서와 기초 소재, 디스플레이, 바이오에 이르기까지 나노는 산업발전의 필수 융합 조건입니다. 과학기술의 메카 대전 대덕연구단지에는 일찍이 나노 관련 산업이 자리 잡아 성장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연구소와 지자체의 지원, 무엇보다 기업의 치열한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기업들이 나름의 애로점을 안고 있습니다. 점차 치열해지는 나노산업의 각축장에서 우리 기업들이 생존할 방법은 없을까요? 특유의 경쟁력으로 성과를 보이는 유망 나노기업을 찾아 숨겨진 노하우를 조명합니다. <편집자의 편지>

엔앤비 김상호 대표가 핵심 제품인 '플렉시오넷'을 제조시설 앞에서 선보였다.<사진=윤병철 기자>엔앤비 김상호 대표가 핵심 제품인 '플렉시오넷'을 제조시설 앞에서 선보였다.<사진=윤병철 기자>

"순수하게 연구하는 과정에서 와이어(선) 형태가 입자보다 뛰어난 유연성이 있음을 알았고, 주변 기업들의 좋은 반응에 힘입어 창업했습니다. 투명하면서 전기가 잘 통하고 유연한 나노 소재는 활용이 무궁무진 합니다. 전 세계 10조원 규모에서 우리 기술이 큰 기대를 받고 있습니다."

귀금속 '은'이 입자 형태보다 긴 '와이어' 형태가 되면 더욱 귀한 소재가 된다. 전기도 더 잘 통하고, 접을 수도 있다. 앞으로 출시가 예상되는 '접는 스마트폰'이 이 소재의 고도화를 기다려 왔다.

이미 접는 디스플레이 시제품은 나왔다. 그러나 내구성 때문에 본격 상용화는 지연됐다. 드디어 이에 부응하는 유연한 나노 소재가 등장했다. 나노소재 분야 강소기업 엔앤비(n&b 대표 김상호)가 만든 '플렉시오넷'이다.  

◆ 엔앤비 플렉시오넷, 유연한 투명전극 소재 본격 상용화 열어

엔앤비의 플렉시오넷은 단면이 20나노, 길이가 20마이크로인 은으로 된 와이어다. 와이어들을 투명필름에 바르고 가공하면 그물 입자가 된다. 플렉시오넷의 은 나노 그물은 입자형 보다 전기가 더 잘 통하고, 빛 투과율도 좋다. 무엇보다 굽힘에 유연하다. 

이런 강점들은 엔앤비 만의 '광소결 접합' 기술로 완성된다. 필름에 달라붙은 나노와이어들이 흡수하기 좋은 파장의 특수한 빛을 쏜다. 파장을 받아 절묘하게 녹아붙은 와이어들은 서로를 끈끈하게 잡아준다. 이 기술로 선진국도 구현 못한 곡률반경 1mm에서 '50만 번'의 굽힘 내구성을 실현했다. 본격 플랙서블 투명전극의 탄생이다.

김상호 대표는 "와이어 길이는 마이크로미터 단위로 나노 유해성 규제로부터 자유롭다"며 "나노 와이어 분야에서 기존 모든 업체보다 월등한 성능으로 미국과 중국 등에도 특허를 등록할 만큼 경쟁력 있다"고 자부했다.  

200℃의 백색광과 자외선 파장을 흡수한 '은 나노와이어'가 필름에 안착한다. 플랙시오넷의 핵심기술 '광소결' 공정이다.<사진=윤병철 기자>200℃의 백색광과 자외선 파장을 흡수한 '은 나노와이어'가 필름에 안착한다. 플랙시오넷의 핵심기술 '광소결' 공정이다.<사진=윤병철 기자>

◆ 7년간 인내하며 기술 고도화, 로열티 발생 눈 앞에
 
김 대표는 공주대학교 화학과 교수 당시 개발한 연구성과로 2011년 험난한 기업현장에 뛰어들었다. 탁월한 기술력은 있었지만, 관련 시장은 쉽게 열리지 않았다. 회사는 차렸으니 나노소재를 입힌 투명 LED필름 제조로 경영을 이어왔다. 자금난이 닥쳤을 때 나노융합2020사업 국책과제를 수행했고, 그 덕에 플렉시오넷의 개발을 이어갈 수 있었다. 한정된 국내시장을 벗어나 중국시장에 진출해 파트너를 만나고 합자조인트벤처도 얻었다. 

그렇게 7년의 시간을 다져 2017년 5월에 완성된 플렉시오넷은 오는 11월 그 첫 결실을 기대하고 있다. 공동사업 기업으로부터 기술 로열티를 받고, 향후 3년 후 매출만 1~2000억원을 예상한다. 

투명전극 시장을 리드하는 일본의 한 기업 매출은 수 조원대로, 이 분야 세계 시장은 10조원을 넘는다. 파이가 크니 국내외 경쟁도 치열한데 국내는 10개 기업이, 대덕특구에선 엔앤비가 유일하다. 

김대표는 "대학이란 온실 속에 있다가 정글 같은 험난한 시장에 나오니, 기업가가 얼마나 대단한지 알겠다"면서, "선택하자면 기술을 세상에 내놓는 사업이 좋다. 기술로 시장과 만나는 사업가에 대해 긍정적으로 봐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나노기업간 교류, 해 보면 시너지 난다

대전 테크노밸리에 본사를 둔 김대표는 대전지역 나노기업 모임의 장이기도 하다. 모임은 나노융합산업연구조합이 주선해 지난 7월 모임을 발족했다. 김대표는 예전부터 전국단위 나노기업 모임에서도 활발한 교류활동을 펼쳐왔다. 모인 기업들은 서로의 동향과 정보를 나누고 시각을 넓혔다. 필요한 기술을 주고받고, 실제 소개와 거래가 이뤄지는 경우도 많았다. 
 
김대표는 "지원처는 기업이 뭘 원하는지 제대로 알기가 어려운데, 그런 점에선 나노조합이 기업에 많은 도움이 된다"고 평하며 "이번 T+2B 사업도 기업참여가 활발해지고 대면 기회가 많아지면서 기업 맞춤형으로 가니까, 사업지원 중에 가장 성과 효과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시너지는 교류에서 빛을 발한다. 그런 점에서 김대표는 이번 대전지역의 나노기업 모임이 동종 교류라는 점에서 이례적인 결과를 기대한다. 그는 "지자체인 대전시에서 나노산업을 위해 매칭한 게 대전의 특성상 적합하고 잘된 일이다. 나노 기술이전이 좋은 출연연들과 가깝다는 장점도 있고, 대전시도 나노산업 육성 의지가 큰 것 같다"며 기대감을 표시했다.

◆ T+2B 지원사업으로 해외시장 개척

엔앤비는 *T+2B 지원사업으로 지난 4월 '2017동경 고기능성 소재 세계박람회'에 출전해 해외 바이어들에게 신제품을 알렸다. 이어 올해 9월 '대만 플레서블 박람회'와 11월 '미국 2017인쇄전자전람회' 출전도 지원받는다. 이번 출전에서 공동 연구개발 협력사와 투자처 모집을 기대하고 있다. 계획대로라면 곧 본격적인 수익이 발생할 것으로 김대표는 전망했다. 

"수익을 연구개발에 더 투자해서 고객에게 만족을 주는 고도의 솔루션을 제공해야죠. 그러려면 직원들이 서로 존중하고 잘 될 수 있는, 기술 중심의 기업을 만들어 가고 싶습니다."

엔앤비의 본격 상품인 플렉시오넷은 접는 스마트폰의 필름소자 뿐만 아니라, 전기자동차의 투명 히터와 바이오 센서 등 다양한 기초 소재로 확장을 기대하고 있다.

은 나노와이어잉크(사진 좌측)가 필름에 흡착되면, 은 나노와이어 필름 '플렉시오넷'(사진 중앙)이 된다.<사진=윤병철 기자>은 나노와이어잉크(사진 좌측)가 필름에 흡착되면, 은 나노와이어 필름 '플렉시오넷'(사진 중앙)이 된다.<사진=윤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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