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연, 촉매 반응 통해 오염물질 제거···2행정 디젤엔진 적용 가능
육상·해상 실험 마치고 시장 진출 눈 앞···31일 기술 이전 조인식 가져 

 1만 마력 급 SCR 시스템 및 2행정 디젤엔진 3D 설계도. <자료=한국기계연구원 제공>
1만 마력 급 SCR 시스템 및 2행정 디젤엔진 3D 설계도. <자료=한국기계연구원 제공>
국내 연구진이 선박에서 나오는 배기가스를 줄이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한국기계연구원(원장 박천홍)은 정경열 에너지기계연구본부 에너지플랜트안전연구실 박사 연구팀이 배기가스의 주범 NOx(질소산화물)를 촉매 반응을 통해 오염물질이 없는 질소와 수증기로 바꾸는 'SCR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30일 밝혔다. 

15만 마력급 컨테이너 선박 1대가 1년 동안 내뿜는 배기가스는 디젤 자동차 1만대의 배출량과 맞먹는다. NOx는 초미세먼지와 산성비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환경오염원으로 세계적으로 배출규제가 강화되고 있다.

국제해사기구(IMO)는 2016년 이후 건조되는 선박을 대상으로 NOx의 배출량을 기존보다 80% 더 줄이도록 강화된 규제(Tier Ⅲ)를 적용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디젤엔진의 연소기술을 개선하는 방법으로 규제를 만족시켜 왔지만 연소기술 개선 만으로는 강화된 규제를 만족시킬 수 없었다.

이에 연구팀은 디젤엔진에서 배출되는 NOx를 질소와 수증기로 환원시키는 'SCR(Selective Catalytic Reduction) 시스템'을 개발하고 육상과 해상에서 성능을 검증받았다. 

선박용 SCR 시스템은 촉매 반응기와 환원제 공급제어 시스템, 배기 가스관, 매연 저감 장치, 덕트 버너 등으로 이뤄진다. 선박의 추진력을 얻기 위해 쓰는 2행정 디젤엔진은 배기가스가 온도가 200∼300도 정도로 비교적 낮아 별도의 저온용 촉매가 필수다. 

또 한정된 공간 내에 SCR 시스템을 설치하면서 배압의 증가를 최소화해야하기 때문에 최적의 설계가 필요하다.

연구팀은 배기가스 내 NOx를 환원시키는 요소수(암모니아 희석 용액·NH3)의 공급량을 디젤엔진의 출력 변화에 따라 자동으로 제어하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또 저온에서도 빠른 반응이 일어날 수 있도록 요소수를 미세한 입자로 분사해 배기가스 배출 속도와 반응하는 데 최적화 시켰다. 배기가스 관도 반응에 가장 적합하도록 설계했다.

연구팀은 이번 시스템을 1만 마력급 선박에 탑재해 육상 시험을 진행, IMO의 Tier Ⅲ 규제를 만족 시켰다. 이후 국립해양수산연수원 실습선 한반도호에 3800마력급 설계를 적용해 규제를 만족시키는 결과를 얻었다.

더욱이 촉매를 이용한 오염물질 저감 기술뿐 아니라 적용 대상 선박의 엔진 조건에 따라 맞춤형 SCR을 자동으로 설계하는 기술까지 확보했다. 

정경열 박사는 "엔진은 수천억 원대 선박 1척 가격의 10∼15%를 차지할 정도로 중요할 뿐 아니라 시장이 큰 기술 분야 중 하나"라며 "2행정 디젤엔진 배기가스 후처리 시스템 시장에서 이 기술을 활용하면 국내 시장의 선점은 물론 세계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성과는 국내 기업 '덱코'에 기술 이전됐으며, 오는 31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리는 '2017 해양수산기술사업화 페스티벌 투자유치 설명회'에서 기술이전 조인식도 가질 예정이다.

1만 마력 급 SCR 시스템이 한국선급 그린쉽기자재 시험인증센터에 육상성능 검증을 위해 설치됐다. <사진=한국기계연구원 제공>
1만 마력 급 SCR 시스템이 한국선급 그린쉽기자재 시험인증센터에 육상성능 검증을 위해 설치됐다. <사진=한국기계연구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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