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연구재단(이사장 조무제)은 김순학 가톨릭관동대 교수 연구팀이 초음파를 이용해 일주일 만에 사람 피부세포에서 대량의 역분화 줄기세포를 유도하는 원천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14일 밝혔다.

역분화 줄기세포란 '유도만능 줄기세포'라고도 불린다. 분화가 완료된 체세포로부터 인위적으로 분화 이전의 단계로 유도된 세포를 말한다. 내배엽, 중배엽, 외배엽 세포로 모두 분화가 가능하다.

줄기세포는 전 세계적으로 각종 유전질환과 쉽게 발생하는 난치성 질환을 치료하기 위한 대안으로서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다. 그러나 배아줄기세포는 윤리적 위험성으로 연구의 난항을 겪고 있다. 체세포를 역분화시킨 줄기세포 유도 기법은 낮은 효율성과 암세포 발생 가능성 등의 기술적 한계가 있었다.

기존 유전자·저분자 화합물을 사용하는 역분화 줄기세포 유도 기술과는 달리 이번 연구에서는 초음파로 세포 밖 환경을 세포 내부로 유입시킴으로써 세포 리프로그래밍을 유도했다.

세포 리프로그래밍은 포유류 발달과정에서 DNA 메틸화와 같은 후성유전학적 표시가 변화되는 과정이다. 이미 성숙한 체세포가 만능줄기세포로 유도되는 기술을 말한다.

연구팀은 초음파로 환경을 유입시키는 Entr 시스템(초음파를 통해 세포 밖 환경을 세포 내부로 유입시켜 세포의 리프로그래밍을 유도하는 시스템)을 이용해 초음파 처리 후 하루 만에 역분화 기작이 유도되는 것을 확인했다.

이로써 일주일 내에 90% 이상의 피부세포가 역분화 줄기세포로 분화하는 것을 증명했다. 세포는 생체 내 이식 후 암이 발생하지 않은 상태로 신경세포, 간세포, 근육세포로 등 다양한 세포로 분화됐다.

또 연구팀은 초음파에 의해 세포 내부로 물질이 유입되면서 MAPK(유사분열 활성화 단백질 인산화효소) 신호 경로가 활성화됨을 밝혔다. 염색체 전체에서 탈메틸화되고 하루 만에 역분화됐다.

초음파에 의해 유도된 줄기세포는 암이 발생하지 않아 안전하고 짧은 시간 내 대량 생산할 수 있어 경제적이다. 간단한 유도 기술법을 통해 자동화 장비시스템을 개발하거나 줄기세포 유도기술 관련 임상연구를 활성화시키는 데도 기여할 수 있다.

김순학 교수는 "역분화 기술의 고효율성과 안전성은 자가 줄기세포 제작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며 "향후 줄기세포연구와 재생의료산업 분야에서 국제적인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생체재료 분야 국제학술지 '바이오머터리얼즈(Biomaterials)'에 지난 7월 25일자로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