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S 고규영 혈관연구단 연구팀, 항체 실험으로 안압 낮추는데도 성공

실명에 이르는 무서운 질병 녹내장의 원인이 밝혀졌다.
 
IBS(기초과학연구원·원장 김두철)는 고규영 혈관 연구단 단장(KAIST 의과학대학원 특훈교수)과 김재령 연구원(KAIST 박사과정 안과전문의)이 녹내장이 발생하고 진행하는 근본적인 원인을 규명하고 새로운 치료방법을 제시했다고 19일 밝혔다.

녹내장은 증상을 발견할 땐 이미 완치가 어려운 병으로, 안압이 상승해 시신경이 눌리거나 혈액 공급에 문제가 생겨 시신경이 망가지고 실명에 이른다. 전 세계 40세 이상 성인 인구의 3.5%가 녹내장을 앓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환자가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전체 환자의 약 75% 이상을 차지하는 '원발개방각녹내장'의 경우 원인을 분자적 수준에서 밝히기 어려워 근본적인 치료에 한계가 있었다.
 
녹내장은 눈 속에 차 있는 체액인 '방수'의 배출장치가 고장 나면서 발생한다. 눈 내부에서 생성된 방수는 섬유주를 지나 방수가 정맥 속으로 흘러가는 통로인 '쉴렘관'을 거쳐 혈관으로 배출된다.
 

안압은 방수가 생성되는 만큼 배출되어야 일정하게 유지되는데 방수배출장치에 문제가 생기면 안압이 상승한다. 원발개방각녹내장의 경우, 방수유출경로의 저항이 커지면서 방수가 제대로 빠져나가지 않아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어떤 이유 때문에 저항이 커지는지는 알 수 없었다.
 
연구진은 안압 조절에 중요한 기관인 쉴렘관의 항상성 유지를 'Angiopoietin-TIE2(이하 ANG-TIE2)' 란 수용체 신호전달체계가 수행함을 밝혔다. 이 체계는 쉴렘관을 형성하고 내강을 유지해 방수 유출을 가능하게 한다. 쉴렘관이 형성되는 동안에는 항상성도 지킨다.

연구진은 쉴렘관이 망가져 안압 상승으로 녹내장이 유발된 실험군의 눈 속에 항체를 투여한 결과, 쉴렘관이 회복되면서 안압이 내려가는 것을 확인했다. 결국 ANG-TIE2 신호전달체계가 쉴렘관의 항상성을 유지함으로써 안압을 조절해 녹내장이 발병하지 않도록 해준다.
 
이번 연구는 녹내장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치료법 개발을 이끌게 됐다. 특히 녹내장을 재현한 질병 모델에 'TIE2' 활성 항체를 주사해 안압 하강 효과를 얻은 만큼 추후 임상 연구로의 확장도 기대된다.
 
연구진은 방수배출장치의 또 다른 요소인 '섬유주와 ANG-TIE2' 신호전달체계의 관계를 밝히는 실험과 실제 환자에게 TIE2 활성 항체를 사용할 수 있을지 전임상 실험을 계획 중이다.
 
연구를 이끈 고규영 단장은 "이번 논문에는 일반적인 경우의 두 배에 달하는 연구 이미지 세트가 실렸다"며 "쉴렘관 항상성 유지의 기전을 자세히 밝히는 방대한 양의 연구를 수행했음을 보여준다"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 임상연구학회에서 발간하는 임상연구학회지(The Journal of Clinical Investigation, if 12.784)에 19일 온라인판으로 게재됐다. 또한 10월 인쇄본 커버스토리로도 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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