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상용 KAIST 교수팀, 인체 내 항산화제인 '빌리루빈'의 특성 응용

이번 연구를 이끈 전상용 KAIST 생명과학과 교수와 이동윤 박사과정. <사진=KAIST 제공>
이번 연구를 이끈 전상용 KAIST 생명과학과 교수와 이동윤 박사과정. <사진=KAIST 제공>
인체 내에서 자연 생성되는 물질이 항암 치료의 새로운 방식을 열었다.

 KAIST(총장 신성철)는 전상용 생명과학과 교수 연구팀이 인간 체내의 물질인 '빌리루빈'을 이용해 광학영상 진단과 광열 치료가 가능한 항암시스템을 개발했다고 20일 밝혔다.

인체 내 강력한 항산화제인 빌리루빈은 담석을 형성하는데 관여하는 체내 물질이다. 연구팀은 빌리루빈의 자체 금속 결합 기능과 신생아 황달 치료에 쓰이는 푸른빛에 반응하는 성질을 동시에 이용했다.

먼저 구리나 칼슘 대신 '시스플라틴'이라는 백금 금속 기반 항암제와 빌리루빈을 결합해 노란색의 빌리루빈을 보라색의 복합체로 변환시켰다. 이후 근적외선 파장대의 빛을 쬐었다. 그 결과 기존에 비해 크게 향상된 광감응성을 보였고, 실제 정맥 주사된 대장암 동물 모델에서도 종양 부분에서의 유의미한 광음향 신호 증가를 확인했다.

또한 종양 부위에 근적외선 빛을 쬐었을 때 광열 효과에 의해 5분 내에 25℃ 이상의 온도 상승이 나타났다. 2주 후 다른 그룹에 비해 종양 크기의 감소와 괴사를 보였다는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전 교수는 "현재 개발된 물질들은 생체 적합성이 낮고 잠재적 생체 독성 가능성이 있는 인공소재 위주로 임상으로 이어지는 데 한계가 있었다"며 "이번에 개발한 인체 유래 빌리루빈 기반의 광학물질은 광음향 영상과 광열 치료의 전임상 중개연구, 그리고 임상 적용에 새로운 플랫폼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 교수팀은 이전에도 물과 화합하지 않는 소수성을 갖는 빌리루빈과 초 친수성 고분자인 폴리에틸렌글리콜(PEG)을 결합한 '페길화된 빌리루빈' 기반의 나노입자 시스템을 개발한 경험이 있다. 이는 빌리루빈의 항산화 기능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체내로 축적되지 않게 해 빌리루빈의 장점만을 취하는 기술로 염증성 장 질환과 천식 등의 동물 질병 모델에서 효능과 안정성을 확인했다.

이동윤 박사과정이 1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응용화학분야 저명학술지 '앙케반테 케미(Angewandte Chemie International Edition)' 9월 4일자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빌리루빈의 담석형성반응과 광감응성을 이용한 연구 모식도 <그림=KAIST 제공>
빌리루빈의 담석형성반응과 광감응성을 이용한 연구 모식도 <그림=KAIST 제공>
저작권자 © 헬로디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